특수 메모리모듈 디자인 주력, 세계적 경쟁력 확보… 고속 데이터 전송 램버스 쇼트림 개발

미국 LA 근교에 본사를 둔 킹스톤테크놀로지는 PC, 워크스테이션 메모리 등 저장장치 제품을 디자인하는 제조업체다. 이 회사는 87년 설립, 메모리모듈을 전문적으로 만들었다. 이후 제품을 다양하해 메모리모듈을 비롯 서버 등 현재 2천여개의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이들 제품판매를 통해 연간 10억 달러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워싱턴 포스트, 이코노미스트, 포브스, 포천 등 미국 언론들은 이 회사를 미국내에서 가장 높은 성장을 한 기업으로 평가한다. 손정의가 이끄는 소프트뱅크가 이 회사를 인수 했다가 나중에 더 비싼 금액으로 되팔았을 만큼 이 회사의 가치는 하늘을 찌른다.이 회사가 장악한 시장이 이른바 반도체분야의 '제3시장'이라 할 수 있는 '서드 파티 마켓(Third Party Market)'이다. 메모리칩을 대량으로 구입해 각각 제조업체 제품사양에 맞도록 메모리모듈을 디자인해 값을 얹어 파는 시장이다.국내에도 킹스톤테크놀로지처럼 전문적으로 메모리모듈을 디자인하는 벤처기업이 있다. 크론전자(주)(대표 김양)가 그곳이다. 특수메모리모듈의 '한국형' 서드 파티 마켓을 주도하겠다고 나선 대표주자다.이 회사는 지난 91년 제2의 실리콘밸리로 떠오르고 있는 미국 얼바인(Irvine) 지역에서 '모듈링크(MODULINK)'라는 회사로 미국 메모리모듈 시장을 개척해왔다. 현재는 연구개발과 제조라인을 가동하며 미국시장 뿐 아니라 전세계를 무대로 글로벌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메모리모듈 분야에서 미국의 서드 파티 마켓시장은 이미 브랜드시장을 이협할 만큼 급속도로 성장햇다"는게 이 회사 개발팀 임우영 부장의 설명이다.이 회사가 국내 메모리모듈 시장에 들어온 것은 4년전. 현재는 초고속 생산라인을 구축하고 표준메모리모듈 디자인에 주력해 이 분야에서 이미 경쟁력을 확보했다."64MB나 128MB 같은 표준 메모리모듈 분야는 이미 보편화된 기술" 이라며 "256MB와 512MB급 특수 메모리모듈 시장에서 기술력으로 승부를 걸겠다"고 임부장은 밝혔다.반도체 강국인 국내에서도 메모리모듈 공급은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메모리칩을 만드는 기술과 메모리모듈을 디자인하는 기술은 별개이기 때문이다. 모듈은 같은 용량이라도 어느 회사의 제품에 쓰이느냐에 따라 그 종류가 수천가지로 나뉜다. 따라서 다품종 소량생산 체제로 생산라인인 갖춰야 한다."대기업에서는 수지가 맞지 않아 섣불리 뛰어들기 어렵다"며 "기술력이 풍부한 중소ㆍ벤처기업형 산업"이란게 김성만 영업관리부장의 애기다.◆ 미국 등 전세계 대상 글로벌 마케팅 펼쳐이 회사는 사업초기부터 전세계 대형 업체들이 생산하는 PC, 워크스테이션은 물론 서버의 사양을 분석해왔다. 이를 통해 데이터 베이스로구축한 모듈 샘플만도 1천개가 넘는다. 어지간한 회사의 제품에는 다 적용 시킬 수 있도록 메모리 모듈을 디자인할 수 있다는 얘기다.따라서 이 회사의 마케팅 파트너는 한두 업체가 아니다. 국내 삼성전자를 비롯해 썬마이크로시스템즈, 컴팩, IBM, HP 등 이름만 대도 다 알만한 유명 브랜드들이다. 그만큼 품질에서 우수성을 입증받았다는 뜻이다. 메모리 모듈 가공단계에서 보인 이 회사의 기술력은 생산된 제품을 테스팅하는 과정에서 더 효과적으로 발휘된다.이 회사 임부장은 "적용될 제품 기종에 딸라 첨단 테스팅 시스템을 통해 하나하나 세심하게 검사하다"며 "핵심부품인 메모리 모듈에 이상이 있으면 전체 시스템 자체가 가동딜 수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하다.이 회사가 메모리모듈을 국내 시장에 공급함에 따라 그동안 수입품에 의존하던 국내 컴퓨터제조업체들은 비용절감을 위해 이 회사와 앞다투어 손을 잡았다."수입모듈가 성능은 같으면서도 값은 훨씬 더 싸 기술력과 가격경쟁력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았다"고 김부장은 설명한다.이 회사가 국내는 물론 세계적인 정보통신 장비업체들과 속속 모듈 공급계약을 체결함에 따라 매출은 가히 폭발적으로 늘었다. 지난 97년 15억원이던 이 회사 매출은 98년에 25억원을 넘었고 지난해에는 87억원을 기록해 2년만에 6배나 성장했다."메모리모듈부문과 시스템부문 매출이 이같은 속도로 계속 수직 상승한다면 올해 말 전체매출이 5백억원에 달할 것"이란게 김부장이 밝힌 관측이다. 인터넷기업이 증가함에 따라 인터넷 운영의 근간이 되는 중대형 서버에 적용될 특수메모리모듈을 주력 아이템으로 한 이 회사는 그만큼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수 있다. 현재 서버시장이 급속도로 확대되고 있는 상황을 감안하면 회사의 매출이 더욱 늘어날 것이란 의미다. 이를 대비해 이 회사는 중대형 컴퓨터 및 서버용 메모리모듈 양산을 위한 시스템을 구축했다. 이와함께 첨단 기법을 활용한 테스팅을 통해 제품의 안정성을 더욱 보강할 계획이다.이 회사가 최근 개발한 192MB램버스 쇼트림은 업계가 주목하는 획기적인 모듈이다. 이 제품은 데이터를 고속으로 처리할 수 있는 솔루션을 제공한다. 1초에 1.6GB의 데이터를 전송하는 엄청난 속도다. 이 모듈은 이텔 등에서 준비하고 있는 차세대 서버 등에 효과적으로 부합할 것으로 회사측은 내다보고 있다.★ 인터뷰 / 김양 사장고성능 모듈 개발, '제2킹스톤' 야심"한국이 세게 메모리모듈 시장에서 수출국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기술개발에 매진하겠습니다."김양(39) 크론전자 사장은 틈새시장을 뚫는 '불도저'란 별명을 갖고 있다. 대상이 대기업들이건 세게시장이건 가리지 않고 '틈'만 보이면 언제든지 공략하는 김사장의 사업수완 때문이다.지난 90년 미국 콜로라도대학 졸업후 미국공인회계사로 활동하다 반도체시장에 매력을 느꼈을 때도 그랬다."당시 미국뿐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메모리시장은 물량을 댈 수 없을 정도로 폭발적으로 커지고 있었습니다."대기업들의 생산라인만으로는 턱없이 부족했던 메모리모듈을 직접 만들어 보겠다고 한 게 김사장이 처음으로 파고든 틈새엿다. 그러나 시장개척이 쉽지만은 않았다. 초기엔 규모도 작았지만 그보다는 미국내 한국인이란 이유가 걸림돌이 됐다."메모리모듈과 관련된 업체라면 안 돌아다닌 곳이 없을 정도 였습니다.. 샘플을 구하고 연구원들과 모듈을 뜯어보느라 밤을 새운 것이 하루이틀이 아니었습니다."적오도 메모리모듈 사업에서는 마케팅보다도 중요한 게 바로 '기술력'이란 사실을 김사장은 확신했다. 이 때문에 연구개발에 전폭적으로 투자했던 것이다.창업초기부터 한국은 김사장에게 메모리모듈로 진출하기에 가장 매력적인 곳이었다.1997년 당당시 모듈가공 분야에선 처녀지나 다름없었던 국내로 들어오면서 김사장은 꿈에 부풀었다. 그러나 한국시장 개척은 미국에서보다 훨씬 더 큰 시련을 겪어야만 했다."수입품이 최고라는 관성에 젖어 부품시장에서도 대만제에 밀려 제품을 내놓지도 못했습니다."김사장은 직원들과 모듈을 들고 다니며 "일단 한번 써보기라도 해달라"고 설득했지만 애써 개발한 모듈은 6개월 동안 담당직원의 책상서랍에서 나올 줄을 몰랐다.진주는 진흙속에 묻혀 있어도 언젠간 빛을 발하는 법, 크론전자 모듈의 안정성과 정교함이 국내 업체들 사이에서 회자되기 시작했다."'크론의 모듈은 어떤 서버에 꽂아도 손색이 없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인기를 얻었습니다."김사장은 크론전자르 제2의 '킹스톤테크놀로지'로 키우겟다는 야심을 갖고 있다."누구도 흉내낼 수 없는 고성능 모듈을 개발해 세계 메모리모듈 시장을 석권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