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사업·VDSL 등 대형 프로젝트 추진, 주가 상승도 견인

초고속통신망으로 설립 3년만에 ‘초고속’ 성장한 하나로통신이 다시 한번 비상을 꿈꾸고 있다. 하지만 아직 양날개를 활짝 펴고 고공비행을 하기에는 넘어야 할 산도 많다.벤처·중소기업 컨소시엄에는 다소 불리한 @@T-2000사업자 선정기준이 만만치 않다. 설립 이후 대규모 투자를 해온 탓에 아직 이렇다할 영업이익도 내지 못해 코스닥 시장에서 주가도 만족할 만한 수준은 아니다.그러나 하나로통신은 이런 부정적인 평가에 개의치 않는다. 국내 및 해외로부터 1조원 이상의 투자재원을 확보, 1백50만 이상의 회선구축을 목표로 매진중이다.대북사업, VDSL 등 굵직한 프로젝트도 준비중이다. 최근 정부가 발표한 @@T-2000사업자 선정안이 하나로 통신을 중심으로한 한국 @@T-2000에 다소 불리한 면도 없지 않지만 결코 좌절하지 않는다. 진인사 대천명의 심정으로 최선을 다하고 있을 뿐이다. ‘초고속 비상’의 사령탑 신윤식 하나로통신 사장을 만났다.▶ 최근 정부가 발표한 @@T-2000 사업자 선정기준안을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일부에서는 하나로통신 등이 주축이 된 한국 @@T-2000컨소시엄에 불리하다는 의견도 있는데요.우리 컨소시엄은 온세통신과 하나로통신 등 15개 기간통신사업자를 비롯해 2백11개 정보통신관련 유망 중소·벤처기업과 60여개 케이블TV SO사업자 등이 모여 출범했습니다. 한국@@T-2000 컨소시엄은 출범 이후 계속 특정재벌 그룹이 지배주주로 있는 기존 2세대 이동전화 및 PCS사업자 중심의 @@T-2000사업자 선정에 반대해 왔습니다. 특히 국제전기통신연합(ITU-T), UMTS 포럼 등 정보통신 관련 국제기구에서는 @@T-2000서비스를 ‘차세대 유무선 종합멀티미디어 통신서비스’로 개념을 정의하고 있습니다.이에 반해 우리 나라는 ‘2GHz 주파수대 이동통신서비스’로 보고 신규사업자의 진입을 배제하려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일각에서 크게 일었던 것도 사실입니다. 그러나 지난 7월 정부가 발표한 ‘기간통신사업자 허가 심사기준’은 유망 중소·벤처기업들이 컨소시엄에 참여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줬습니다. 그 결과 주주구성의 적정성 부분에 8점을 배점하는 등 소기의 성과도 달성했습니다. 다만 대주주 및 주요주주의 재무구조 및 기지국공용화, 공동망 구축 비율, 해당 역무 제공관련 기술개발실적 및 계획 등 신규사업자의 진입에 불리한 평가항목이 몇가지 있습니다.한국@@T-2000컨소시엄은 중소·벤처기업과 기존이동전화시장에서 퇴출되고 있는 무선호출사업자 등이 중심이 된 컨소시엄인 만큼 1조원 이상의 출연금 납부가 부담이 됩니다. 조만간 운영위원회를 열어 한국@@T-2000컨소시엄의 진로를 다시 모색해볼 생각입니다.▶ 남북정상회담이후 정보통신업체 사장으로서는 처음으로 북한을 방문해 통신분야 대북경협을 논의하고 돌아오셨는데요. 앞으로 대북비즈니스는 어떻게 추진할 복안이신지요.그동안 하나로통신은 경남대 북한대학원과 공동으로 사이버 북한학 강좌를 개설하고 ‘인터넷과 북한’이라는 북한 관련 포럼을 개최하는 등 통신분야의 경협을 통한 남·북한 공동번영과 공조를 모색해 왔습니다. 이번에 북한을 방문해 전량 구매가 가능한 ADSL 스프리터 장비의 북한내 임가공 가능성을 타진했습니다. 북측도 이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여 신속히 사업을 추진할 수 있었습니다. 내년 1월부터 북한 삼천리 총회사로부터 월 5만대 분량의 신호분배기를 공급받는 것을 시작으로 남·북한 통신경협은 발신자표시(CID)전화기, 모뎀 등으로 점차 확대될 예정입니다. 이로써 보다 저렴한 비용으로 각종 통신장비를 공급받게 될 것입니다.이번 북한 임가공사업 진출은 타 사업자에게도 좋은 본보기가 되고 있습니다. 대북한 정보통신 비즈니스는 북한 주민의 구매력 부족, 정치적 위험 등으로 인해 사업전망이 불투명한 단점이 있습니다.따라서 근면하고 숙련된 북한 노동력을 이용해 통신장비 및 콘텐츠를 북한내에서 개발하고 국내에서 판매하는 우회전략이 바람직합니다.▶ 알카텔과 맺은 3천억원 규모의 벤더 파이낸싱(Vendor Financing) 계약은 국내 최대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루슨트테크놀로지, 시스코 시스템즈 등과도 벤더 파이낸싱을 추진했습니다. 이 방법이 어떤 이점이 있는지요.벤더 파이낸싱으로 하나로통신은 루슨트, 시스코와 같은 장비제조업체에 장비 공급권을 우선적으로 주는 대신 자금 및 기술 등을 지원받게 됩니다. 사업초기 대규모 투자와 망운영 노하우가 필요한 우리 회사로서는 손쉽게 관련장비를 조달할 수 있고 초고속망 구축에 필요한 기술적 컨설팅을 지원받을 수 있는 이점이 있습니다. 그 결과 서비스 제공과 회원확보에 큰 도움이 됩니다.▶‘N-GENE(엔진)’이라는 명칭이 붙은 데이터센터가 업계에서 화제입니다.올초 국내 최고 수준의 인프라를 갖춘 1만3천평 규모의 아시아 최대 인터넷 데이터센터인‘N-GENE(www.ngene.net)’을 지난 5월 오픈했습니다. N-GENE은 국내 최초로 주요 IX(인터넷트래픽교환센터), ISP와의 기가급 연동이 가능합니다. 또 정맥인식 출입통제시스템, 무정전 전원공급장치(다이나믹UPS) 등 최첨단 기반시설을 갖췄습니다. 정보통신의 메카인 테헤란밸리 인근의 서초동 법조타운에 위치해 고객접근이 쉬워 최적의 입지조건을 갖춘 것으로 평가받습니다.▶ 올 하반기 약 1조원을 투자해 통신망 선두주자로서 입지를 확고히 하고 2002년부터는 흑자를 낸다는 경영청사진도 마련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런 경영청사진은 순항하고 있습니까.올해초 음성과 데이터는 물론 통신, 방송, 금융, 경매를 포괄하는 종합 인터넷 통신업체로의 변신을 선언했습니다. 그간의 하나로통신 ADSL사업은 유례없이 빠른 진행으로 세계적으로도 대표적인 성공사례로 꼽힙니다. 현재 동남아를 비롯한 세계 각지에서 자문을 구하는 정도입니다. 올해 가입 목표인 1백53만 가입자 회선중 약 1백20만 회선을 초고속인터넷 가입자로 유치해 국내 초고속인터넷 시장의 약 40%를 점유할 계획입니다. 또 내년말까지 약 2백50만 가입자 회선을 확보해 늦어도 2002년부터는 흑자를 실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ADSL보다 빠른 VDSL 시범 서비스를 처음으로 선보였습니다. 앞으로 가입자 유치와 마케팅은 어떻게 해나갈 생각입니까.국내 최초로 지난달 말부터 서울시 도곡동 소재 우성 캐릭터빌에서 50회선 규모의 VDSL(Very high-bit-rate Digital Subscriber Line) 시범서비스를 실시했습니다. VDSL은 이론상 최고 속도가 하향 52Mbps, 상향 26Mbps로 기존 ADSL보다 4∼5배 빠른 전송속도와 고화질영상, 초고속인터넷, 음성서비스를 동시에 제공합니다. 방송과 통신의 융합시대에 적합한 차세대 인터넷 기술입니다. 2002년 이후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보입니다.그러나 VDSL이 ADSL을 대체해 차세대 초고속인터넷 시장을 선도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기간이 필요합니다. 또 기간망의 증설 및 콘텐츠 확보, 장비 기술의 표준화 및 가격인하가 선결돼야 합니다. 이번 시범서비스를 통해 시장동향 분석, 기술 표준화 방향, 소비자 체감품질 등을 면밀히 분석해 상용서비스에 필요한 노하우를 축적하겠습니다.▶ 얼마전 설립한 미국 현지법인인 하나로텔레콤아메리카의 사업성을 어느 정도로 보십니까.지난 5월말 미국 델라웨어주 켄트 카운티에 미국 현지법인인 하나로텔레콤 아메리카 설립에 이어 지난달에는 미국내 국제통신사업권(Section 214 Authority)도 따냈습니다. 이로써 자체 설비를 보유함에 따라 국제전송로를 임차할 때보다 약 2.3배의 원가절감 효과를 거둘 수 있습니다. 또 End-to-End 접속을 통한 망품질 확보와 국내 ISP들에 대한 국제전송로 판매와 국제부가서비스 제공 등의 효과가 기대됩니다. 올해 약 4억원 규모의 매출이 예상되며 서비스가 안정화되는 2002년에는 약 76억원 규모의 매출도 무난할 것으로 봅니다.▶ 통신 서비스라는 전망 있는 사업자인데도 주가가 탄력을 받고 있지 못한 것 같은데요.통신산업은 그 특성상 장기간에 걸친 대규모 투자를 요하는 장치산업이며 국가 기간산업입니다. 초고속 통신망의 경우 올해말까지 전국 79개 시로 서비스 커버리지를 확대할 계획입니다. 이렇게 되면 사실상 큰돈이 들어가는 투자는 마무리되게 됩니다. 내년부터는 지금까지의 투자와 가입자 확보를 바탕으로 주주들에게도 가시적인 영업성과를 보여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습니다. 고객과 주주들도 장기적인 관점에서 하나로통신의 비전과 미래가치를 지켜봐 주었으면 합니다.◆ Profile in Mirror신윤식 사장은 26년간 체신부(현 정보통신부)에서 잔뼈가 굵은 우리나라 정보통신 및 우정산업의 산 증인이다. ‘매월 말일은 편지 쓰는 날’ 제정을 비롯해 ‘제비’로 유명한 현재의 우체국 캐릭터 도입이 모두 신사장의 작품들이다. 데이콤 사장 시절 사업착수 8개월만에 국제전화 ‘002’를 개통시켰을 만큼 업무추진력이 뛰어나다. 정보통신 관련 민·관·학계를 두루 거쳐 실무와 이론에 밝다. 빈틈없는 명쾌한 성격으로 회사 안팎에서 신망도 높다. 부하직원이 업무능력과 책임감이 있다고 판단되면 파격적으로 발탁승진한다. 사원들의 자기개발을 위한 투자에도 적극적이다. 사원교육 커리큘럼을 직접 챙길 정도로 극성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