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사바나의 많은 나무들은 코끼리에 의해 수없이 쓰러진다. 코를 사용해 나무를 쓰러뜨리는 장면을 보면 그들의 엄청난 힘에 감탄사가 나오면서 한편으로 왜 멀쩡히 서있는 나무들을 무자비하게 쓰러뜨릴까 하는 생각이 든다. 얼핏 그들이 자연을 파괴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그 장면만을 사람들에게 보인 후 당신이 정부당국이라면 어떤 방지책을 내겠냐고 물어보면 희한한 아이디어가 속출한다. “코끼리를 이주시키겠다, 코끼리 숫자를 제한하겠다, 나무 주위에 펜스를 쳐서 코끼리의 접근을 방지하겠다, 키 작은 나무를 심겠다….” 다들 코끼리가 나무를 쓰러뜨리는 것이 자연을 파괴하고 있다는 선입관을 가진 탓이다. 하지만 알고 보면 나무를 쓰러뜨리는 것이 부정적인 면만 있는 것은 아니다. 코끼리는 하루 3백㎏의 먹이를 먹는데 정상적인 방법만으로는 먹이가 부족해 나무 위의 잎을 먹기 위해 나무를 쓰러뜨리는 것이다. 또 코끼리의 배설물은 다른 동물들의 중요한 먹이가 된다. 또 나무를 뿌리째 뽑음으로써 뿌리 밑에 살던 많은 벌레들은 다른 동물의 먹이가 되고…. 결국 인간의 눈에 파괴처럼 보여도 생태계 전체로 봐서는 자연스런 현상인 것이다.태국의 수도 방콕은 야생개로 몸살을 앓았다. 수많은 관광객이 오가는 방콕 시내에서 어슬렁거리는 개와 그 배설물은 보는 이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관광수입에 목숨을 걸고 있는 방콕시는 그들의 숫자를 줄이려 고민했지만 별 뾰족한 수가 없었다. 불교국가이기 때문에 죽일 수도 없고. 결국 그들은 수캐를 거세시켜 교미를 못하게 하면 숫자가 줄어들 것으로 판단, 수캐 거세 작업을 시행하고 효과가 나타나기를 기다렸다. 하지만 1 년 후 시당국은 훨씬 늘어난 개의 숫자에 경악을 금치 못했다. 방콕 시내의 수캐가 제 역할을 못하게 되자 시외에 있던 수많은 수캐가 방콕시내로 원정을 와서 교미를 하고 내친 김에 방콕에 눌러 살게 되었던 것이다. 결국 시당국은 내버려두는 것이 최선이란 판단을 하게 되었다.회사가 어려워지자 임원회의에서 비상대책이 나왔다. “아무리 더워도 에어컨 안 켜기, 사무실 조명을 반으로 줄이기, 일회용 컵 없애기, 일체 교육 및 연수 안 보내기….” 그런 대책이 시행되자 재미있는 현상이 벌어지기 시작했다. 오후가 되어 사무실이 더워지자 사람들은 자판기 앞에 모여 잡담을 하거나 업무를 핑계대고 밖으로 나 다니기 시작했다. 흐린 날에는 창가쪽 사람들 외에는 어두워 일을 할 수가 없는 일도 발생했다. 중요한 손님이 와도 컵이 없어 자신이 먹던 컵을 씻어 손님을 접대하는 궁색한 일이 벌어졌다. 수억이 넘는 기계를 사왔지만 연수(연수 비용은 기계 값에 포함되어 있었지만 비행기 값을 아낀다고)를 못 가는 통에 제대로 작동을 못해 추가 비용이 더 발생했다.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혹은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우리는 여러 방법을 생각해내고 이를 시행한다. 하지만 전체를 보지 못하고 부분에 집착한 해법은 도움이 안되고 오히려 문제를 악화시키는 경우가 있다. “부분은 전체에 영향을 주고, 또 전체는 부분에 영향을 준다”는 것은 자연법칙이다. 위기를 극복하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넓은 시야로 전체를 볼 수 있어야 한다. 부서의 시각을 넘어서 회사 전체를 보는 시각이 필요하고 회사 전체를 넘어 그 회사가 속한 산업의 생태계를 이해해야 한다. “소탐대실(小貪大失)”, “나무는 보고 숲은 보지 못한다”는 말이 주는 메시지도 위의 경우와 일맥상통한다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