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산에 가보셨어요? 가보셨다면 가장 최근에 가본 적이 언제인가요?남산은 서울의 상징이자 서울시민에게 가장 가깝고도 친근한 산이다. 그런데도 사실상 남산을 속속들이 알고 있는 서울 시민은 많지 않다. 우스갯소리로 남산에 가본 사람은 촌사람, 가보지 않은 사람은 서울사람이라는 말도 있다. 등잔 밑이 어둡다고나 할까. 가깝기 때문에 오히려 소외당하고 있는 산이 남산일 수도 있다.결론을 말하자면 남산엔 볼거리가 많다. 남산식물원과 동물원은 워낙 오래된 시설이라, 거쳐간 사람들이 많겠지만 지구촌 민속박물관이나 남산야외식물원, 한옥마을 등은 비교적 최근에 생겨 생소할 수도 있다. 방학이 끝나기 전 한번쯤 자녀들의 손을 잡고 남산에 올라 이곳 저곳 구경해 보는 것도 좋을 듯 싶다.● 지구촌민속박물관=남산타워건물 지하 1층에 있다. 5대양 6대주 1백50여개국의 의식주 및 관혼상제 유물과 세계적 희귀유물, KBS TV의 ‘도전!지구탐험대’가 기증한 지구촌 오지의 민속유물 등 2만5천여점의 유물이 전시돼 있다. 특히 세계에서 가장 큰 탈, 중국 청대의 용포, 궁중지장함, 7천여년 전 중국앙소문화 인물형 토기, 세계에서 가장 큰 은화 등 세계 최고의 유물로 꼽히는 것들도 적지 않다. 또한 중세 체코의 여성정조대, 이리얀자야 다니족의 성기가리개, 두개골로 만든 패물함, 폴리네시안 식인기구, 악령을 쫓는 의식용 탈 등 호기심을 부추길만한 유물도 많다. 국내 유물로는 독립운동가 33인의 지팡이 전시회, 북청사자탈 등 세계 희귀탈 3백50점 전시회도 볼거리. 8월10일부터는 2001년 한국방문의 해에 대비한 특별기획전으로 흑인해방운동 지도자이자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넬슨 만델라 전남아공화국 대통령의 일대기전 및 아프리카 희귀민속전이 열리고 있다. (02-773-9590)● 남산야외식물원=남산 제모습가꾸기 사업의 일환으로 하얏트호텔 맞은 편 외인 단독주택단지터에 약 18만평 규모로 조성돼 97년 2월에 개원됐다. 13개의 주제원에 서울 지역에서 자랄 수 있는 식물 2백69종 11만7천여주가 심어져 있다. 소나무 산철쭉과 같은 나무류가 1백29종 6만여주, 할미꽃 도라지 등 풀 종류가 1백40종 5만6천여 본이다.주제원 별로는 유실수원, 무궁화원, 식용식물원, 약용식물원, 덩굴식물원, 희귀식물원, 시각장애인식물원, 꽃나무식물원, 살구나무원, 야생산야초원, 철쭉·진달래원, 키작은 나무식물원, 경제림원 등으로 구성되어 있어 나무의 특성과 모양 등을 공부할 수 있는 학습체험장으로 제격이다. 현재 이 식물원에서 자원봉사활동을 하고 있는 봉사자들로 구성된 남산사랑 모임은 올 여름방학 동안 2회에 걸쳐 초등학교 4~6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남산 여름자연학교를 열어 좋은 반응을 얻기도 했다. 나무 숲 사이로 작은 길이 나 있어 산책하기에도 그만이다.● 남산골한옥마을=충무로에서 남산 1호터널을 향해 가다보면 터널입구 좌측에 한옥마을이 자리잡고 있다. 이곳은 옛 수도경비사령부가 있던 곳으로, 문화재로 관리되던 한옥을 그대로 옮겨지은 전통가옥 5가구 9동(3백16평), 공예전시관 등이 있고 다채로운 민속놀이 행사도 열려 우리 조상의 건축양식 및 풍속을 알아보기에 제격이다. 이곳에는 또 94년 11월 서울정도 6백년 기념사업으로 설치한 타임캡슐 광장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