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만도 50여곳 성업중 … 통신판매 효자상품

한동안 주춤했던 '성인용품' 또는 '성생활 용품'을 파는 '섹스숍'이 요즘 다시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다.대형할인마트업체신규사업팀에서 근무하는김선우(32)대리는 한달 이상씩 지방출장을가는 일이 잦다. 신혼이라 부인과떨어져 지내는 것도 곤욕이지만 외도를 할생각은꿈도 못 꾼다. ‘바른생활 사나이’로정평이나 있는 김대리도 출장기간내내끓어오르는욕구(?)를 참기란 여간힘겹지 않다. 하지만 김대리는 최근 이 고민을해결했다.인터넷을 하다가 우연히들어간성인용품쇼핑몰에서 ‘기구’를하나 샀기 때문이다.독신을 고집해오다 서른넷을 넘긴 여성 프리랜서방송작가 김세미씨(가명). 며칠전동창회에서결혼한 친구들이 자랑반 농담반으로 들려준 부부관계 얘기에 울컥 소외감을 느꼈다. 같은 처지인 독신 친구의 소개로 동네에 있는 한 ‘성인용품점’에 몇번씩이나전화를 건 후에야 들어갔다. 하지만 ‘진짜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차마입을 못 떼고 구경만 하다가 2만원짜리 페르몬 향수를 하나 골라 나와버렸다.한때 잘 나가다가 정부의 단속으로 된서리를맞으면서 주춤했던 ‘성인용품’ 또는‘성생활용품’을 파는 ‘섹스숍’이 요즘 다시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시내 한복판에 버젓이 간판을 내걸고 용품을 파는곳도그리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불과1~2년전과는사뭇 다른 모습이다. 서울동대문구 장안동에서 성인용품점을 운영하는김상만씨는 “서울에만도 50여개가 넘는 성인용품점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사업자등록이 안돼 다른 간판을 내걸고 음성적으로 영업하는 곳을 포함하면 부지기수”라고 말했다.매장수만 는 것이 아니라 섹스숍을 찾는사람도늘었다.마포구 합정동 사거리에있는성생활용품점 ‘원일’의 금정임 사장은“하루30~40명의 손님이 든다”며“지난해와비교하면 2배 정도 늘어난 것”이라고 말했다. 금사장은 또 “올들어서는예전에는잘 볼 수 없던 여성 손님이부쩍늘었다”며 “부부가 함께 방문하는경우도 많다”고 덧붙였다.인터넷쇼핑몰, 통신판매 등 홈쇼핑 시장에서도 성생활용품은 인기 품목이다. 성인용품을판매하는쪽이나 구매하는 쪽 모두얼굴을맞대고 거래하기엔 주위를 의식할수밖에 없는 게 가장 큰 이유다.제일제당 계열의 인터넷쇼핑몰 (주)아이삼구 상품기획팀 전홍철 MD는 “콘돔을 비롯해 여성용 보조용품인 ‘윤활젤’, ‘섹시언더웨어’등의 주문량이 꾸준이 증가하고 있다”며 “반품이 들어오는 경우도 극히드문 아이템이어서 수익률이 높다”고설명했다.인터넷을 통한 성인용품 판매가 관심을 모으면서비슷한 사이트들이 하루가 다르게늘고있다. 업계에서는 대략 4백~5백개의사이트가운영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가운데실리콘링청결마사지기 자위기구등섹스용품을 판매하는 XYOK(www.xyok.co.kr),와와성인용품쇼핑몰(www.wawa2shop. com), 코리아타운(www.korea-town.com)등은 대표적인 성인용품 사이트.이밖에섹시 란제리 속옷 등이 주 아이템인 사라(www. shara.co.kr), 특수콘돔, 성기능강화용품,섹스젤,페르몬향수 등을판매하고있는 가남상사(www.helloplaza.co.kr), 조이마트(www.joy-mart.co.kr) 등은 품목을 특화해 인터넷을 통한 판매경쟁에 나서고 있다.그러나이처럼 온라인이나 오프라인을 통해 성인용품들이 드러나지 않게 인기를 모으고있지만그에 따른 우려의 목소리도만만찮다.가장 먼저 거론되는 것은 국내에서 유통되는 성인용품 중 상당수는 판매허가를받지 못한 상품이란 사실. 성인용품의공급원은대부분 일본 대만 등지를오가며 물건을 구입해오는 보따리상이거나도매상과 보따리상 사이의 브로커 등이다.이들은 성인용품 사이트가 개설됐다하면물건을 대기 위해 앞다퉈 접촉한다.가남상사 김영민 사장은 “도매업체들로부터하루에도 수십 건 이상 입점의뢰가 들어온다”며 “인터넷상에서 판매가 이뤄지면결제 후 물건을 가져와 구매자에게 보내준다”고 밝혔다.이런유통경로를 거치다보니 정작 최종판매자의마진은 얼마 되지 않는다. 게다가이처럼관리당국의 단속을 피해야 한다는‘위험부담‘도가격을 올리는 데 한몫을하고있다. 이 때문에 오프라인과 연계한수익모델을창출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성인용품업체들사이에 서서히 무르익고 있다.마포구공덕동에 있는 성생활용품점‘남양’의경우 최근 자체 인터넷쇼핑몰(www.axshop. co.kr)을 개설, 운영하고 있다.남양의 장명환 사장은 “성인용품 전문사이트간 경쟁이 치열하다”며 “경쟁사이트들이방문이 구매로 연결되지 못하는 것과는 달리 인터넷을 통해 상품정보를본손님이매장을 찾는 경우가 많다”고설명했다.국내에서 현재 유통되는 성인용품 중 상당수는판매허가를받지 못한 제품들이다.가격이 비싼 것도 이처럼 정상적인 유통경로를 거치지 않아 그만큼 위험부담이 크기때문이다.◆ 판매허가 받지 못한 상품도 많아성인용품 시장이 커짐에 따라 이를 취급하는 관련 업체들 사이에서는 성인용품 판매와 관련해 명확한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는목소리도 높다. “미국 등 외국의 경우 슈퍼마켓에서도 성생활용품이 자연스럽게 판매된다”며“국내에도 무조건 단속만 할게아니라 현실을 반영한 새 기준이 필요하다”는게 성생활용품점 가화만사성 김광호 사장의 주장이다.그러나 이러한 주장에 대해 보건 전문가들의 반대의 목소리가 높다. 시중에 나와 있는성인용품들중에는 인체에 해를 끼칠수 있는 기구들도 많고 체음제 등 악성 용품들의 경우는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도있어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것이다.게다가청소년들이 인터넷을 통해 성인용품을 구매할 수 없도록 차단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 마련도 시급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때문에 성인용품점을 향한관리감독의 눈길이 한시도 멈추지 않고 있다. 마포구청 의약과 이미연 지방약무주사보는“(성인용품점은)허가나등록 대상업체가 아니어서 별도 관리가 어렵지만 규정되지않은 성생활용품을 취급한다면 고발 조치 등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q◆인기상품국산 콘돔 안정성·디자인 “따봉”성인용품점과이를 찾는 사람들이 늘어나도변하지 않는 것이 있다. 성생활용품의대부분을 차지하는 ‘콘돔’이다. 가장 많이팔리는 품목이기도 하다. “현재 국내에서연간 약 2백억원어치의 콘돔이 팔리고있다”는 게 콘돔수입업체인 (주)해외개발 기획개발부 임양근 과장의 추산이다.할인마트 및 백화점에 콘돔을 공급하는 의료용구업체경일하이진의백승만 사장도“지난해에 비해 콘돔 부문 매출이 20% 이상 늘었다”고 말했다. 물론 성인용품점에서 판매되는 콘돔은 약국에서 팔리는 것과는 사뭇 다르다. 여러 가지 기능이 첨가됐거나, 다양한 색상 등으로 주의를 끄는 것들이대부분이다. 게다가 성인용품점에서유통되는콘돔의 40% 정도가 일본제일 정도로수입품에 대한 선호도가 높다. 그만큼 가격도 비싼편이다.그러나 성인용품점에서는 ‘국산콘돔이 최고’라는 말을 빼놓지 않는다. 세계보건기구(WHO)에서우수성을 인정할만큼 뛰어나다는 말도 곁들인다. 실제로 국산콘돔업체들의 실력은 기대 이상이다. ‘코스모스’‘물망초‘‘아랑’ ‘젠트’ 등 브랜드만도수십가지에이른다. 이들은 내수를기반으로 수출까지 염두에 두고 신제품 개발에나서고 있다. 유니더스 마케팅부 김성배과장은“표준형을 고집하기보다는안전성에 색상과 디자인을 강조하는 등 특히 젊은층을 겨냥한 신제품들을 통해 시장을 넓혀 나아가 수출시장도 확대하는 방법을 추진중”이라고 말했다.★ 인기상품국산콘돔 안정성.디자인 "따봉"성인용품점과 이를 찾는 사람들이 늘어나도 변하지 않는 것이 있다. 성생활용품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콘돔'이다. 가장 많이 팔리는 품목이기도 하다."현재 국내에서 연간 약 2백억원어치의 콘돔이 팔리고 있다"는 게 콘돔수입업체인 (주)해외개발 기획개발부 임양근 과장의 추산이다. 할인마트 및 백화점에 콘돔을 공급하는 의료용구업체 경일하이진의 백승만 사장도 "지난해에 비해 콘돔 부문 매출이 20% 이상 늘었다"고 말했다.물론 성인용품점에서 판매되는 콘돔은 약국에서 팔리는 것과는 사뭇 다르다. 여러가지 기능이 첨가됐거나, 다양한 색상 등으로 주의를 끄는 것들이 대부분이다. 게다가 성인용품점에서 유통되는 콘돔의 40% 정도가 일본제일 정도로 수입품에 대한 선호도가 높다. 그만큼 가격도 비싼편이다.그러나 성인용품점에서는 '국산콘돔이 최고'라는 말을 빼놓지 않는다. 세계보건기구(WHO)에서 우수성을 인정할만큼 뛰어나다는 말도 곁들인다. 실제로 국산콘돔업체들의 실력은 기대 이상이다. '코스모스''물망초''아랑''젠트' 등 브랜드만도 수십가지에 이른다.이들은 내수를 기반으로 수출가지 염두에 두고 신제품 개발에 나서고 있다. 유니더스 마케팅부 김성배 과장은 "표준형을 고집하기보다는 안전성에 색상과 디자인을 강조하는 등 특히 젊은층을 겨냥한 신제품들을 통해 시장을 넓혀 나아가 수출시장도 확대하는 방법을 추진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