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탁고 증가, 신규인력 수요 발생 … 대부분 은행·투신·증권사, 경력자 위주 소규모 계획

올해 금융기관의 취업문은 대단히 좁아보인다. 은행권의 경우 제2차 구조조정을 앞두고 있어 일부 우량은행을 제외하고는 기존 인력마저도 줄여야 하는 형편이다. 증권업계는 지난해 폭발적인 증시활황에 힘입어 지난해와 올해초에 인력을 대거 충원해놓은 상태로 추가인력 수요가 많지 않다. 최근에는 증시 하락까지 겹쳐 신규채용 계획을 거의 잡지 않고 있다.공적자금이 투입된 대형투신사의 경우 증권사 전환에 따라 일부 영업직 정도만 소규모로 채용할 계획을 갖고 있다. 지난해 폭발적 인기를 끌었던 자산운용사들은 최근 뮤추얼펀드 판매 부진으로 신입사원의 정기 채용은 별로 생각하지 못하고 있다. 그나마 호황을 누린다는 일부 보험사와 카드사 정도가 신규채용 계획을 갖고 있다.따라서 금융업계 취업을 원하는 사람들은 우선 업종경기가 좋은 보험업계 등 일부 업종을 중심으로 취업을 시도하는 것이 유리해 보인다.◆ 증권사는 경력자 중심 수시채용보험업계는 올들어 외국보험업체의 대거진출로 경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공격적 영업을 펼치는 곳이 많다. 여기에 종신보험 등 신규상품이 많아지고 수탁고 증가로 자산운용 분야의 업무도 늘어나면서 신규인력 수요가 많이 발생하고 있다.삼성생명의 경우 올해도 지난해와 비슷한 규모인 2백50명 정도를 채용할 계획이다. 지난해 5백명 정도를 채용한 교보생명은 아직 미정이기는 하지만 올해도 상당수를 채용할 전망이다. 금호생명은 IMF 이후에 대규모로 채용한 적이 한번도 없었지만 올해 동아생명과 합병한 후 조직을 정비했기 때문에 대규모 공채를 계획하고 있다. 아직 시기는 확정되지 않았지만 10월에서 11월 사이에 80명 내외를 뽑을 것으로 예상된다.투신사들의 경우 전체적으로 구조조정을 거쳐 대규모 인력수요는 없다. 그러나 운용사와 투신증권사로 분리되면서 일부 증권부문의 인력을 뽑는다.한국투신의 경우 아직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9월말쯤 증권영업 분야에서 약간의 인력을 뽑을 것으로 예상된다. 물론 경력직이 중심이 될 것으로 보인다. 기타 대한투신이나 삼성투신 제일투신의 경우 증권영업 분야에서 경력자 위주로 이미 채용을 해왔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공채 계획이 잡혀 있지 않다.은행은 우선 우량은행 위주로 살펴봐야 할 것 같다. 국민 주택 신한은행의 경우 아직 계획은 잡혀 있지 않지만 일단 9월말에서 11월 사이에 정기채용이 있을 전망이다. 특히 신한은행은 지난해까지 정기채용이 없었으나 올해는 일단 정기채용을 재개한다는 계획이어서 인원도 적지 않을 전망이다. 주택은행 관계자는 자산유동화 사업 등 신규인력 수요가 발생하는 부문 중심으로 수시채용과 신규채용을 병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지난해 호황으로 대규모 인력을 뽑았던 증권회사들의 취업문은 올해 상대적으로 매우 좁아보인다. 다만 외국계증권사 등을 중심으로 애널리스트 같은 전문직의 스카우트는 아직도 활발하지만 대개는 경력자 중심으로 채용이 이뤄지는 실정이다.대형증권사인 현대증권의 경우 최근 외국계자본과의 제휴로 경영상의 변화가 예상돼 모든 채용계획이 일단 연기된 상태이다. 삼성증권은 이미 상반기에 1백명 가까이 채용했기 때문에 하반기에 정기채용 계획은 갖고 있지 않다.대우증권 역시 아직 공채계획은 잡혀있지 않다. LG투자증권은 하계인턴으로 이미 60명을 선발했는데 투자상담사나 운용전문가 등의 경력자는 수시로 채용한다는 방침이다.중위권 증권사인 굿모닝증권은 최근 랩어카운트발매 등 공격적 영업을 펼치면서 거의 유일하게 대규모 공채를 계획하고 있다. 이미 상반기에 4백49명의 신입사원을 뽑은 이 회사는 10월6일까지 홈페이지를 통해 원서를 접수받아 1백명 내외를 채용할 계획이다.대신증권은 상반기에 인력을 뽑지 않았기 때문에 연말 정도에 1백명 이내로 채용을 계획하고 있다. 신영증권은 채용계획은 있지만 아직 미정이다. 미래에셋증권도 지난 7월 중순에 이미 뽑아 추가채용은 없다.이밖에 창투사들도 최근 벤처업계투자 열풍이 수그러들면서 지난해와 같은 대규모 충원이 올해는 대부분 없을 전망이다.외국계 금융기관들의 경우 대졸신입사원을 뽑는 경우가 거의 없다. 대부분 경력자를 중심으로 수시 채용을 한다. 업체별로 홈페이지를 통해 공고한 후 접수된 이력서를 토대로 선발하기도 하고 보다 전문직인 경우는 헤드헌팅업체들을 통해 채용하기도 한다. 특히 최근에는 외국계 보험사들이 자산운용과 관련된 업무를 강화하고 있어 이 부문에 관심을 기울이는 것이 유리하다.◆ 금융관련 자격증 취득하면 도움금융업계 취업을 원하는 사람들은 우선 금융업계의 취업 루트가 예전의 신입사원 대규모 채용보다는 경력자의 수시채용으로 무게 중심이 이동하고 있음을 고려해야 한다. 특히 관련 자격증을 먼저 취득해 놓으면 자신이 원하는 직종을 선택하기 쉬워진다. 증권사나 투신사 자산운용사 보험업체 등에 취업하기 위해서 보편적 자격증인 1, 2종 투자상담사자격증을 따두면 좋다.최근 금융기관의 수요가 몰리고 있는 CFA(국제재무분석사)자격증 소지자는 “없어서 못뽑는다”고 삼성증권 관계자는 말한다. 물론 MBA라도 취득하면 금상첨화이다.금융업계에 취업을 하려면 다른 곳과 마찬가지로 관심있는 업체의 홈페이지를 부지런히 체크하는 수밖에 없다. 대규모 인원이 아니면 신문 등 매체 광고를 하지 않고 홈페이지 공지사항 정도로 올리기 때문이다.따라서 이력서를 문서 및 파일형태로 준비해놓고 수시로 홈페이지를 확인하면서 해당업체의 인사관련 부서에 즉각 보낼 수 있도록 준비해놓고 있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