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형부동산 중심 차별화 가속, 12월 가격 상승 정점 … 리모델링 통한 고부가가치 창출 관심 가져볼만

주식시장이 침체를 거듭하면서 부동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아직도 상당수의 사람들은 순식간에 투자원금의 몇 십 배를 쥐기도 했던, 과거 70·80년대 ‘부동산 신화’를 꿈꾸고 있다. 과연 이러한 부동산 신화가 다시 재연될 수 있을 것인가.결론부터 말하자면, 더 이상의 신화는 없다. 실제 주택가격의 변화를 살펴보면 여러 번의 상승기와 하락기를 거쳤으나 2000년7월 현재, 10년 전인 90년도의 가격을 회복한 지역은 서울의 아파트 가격뿐이다. 도시 평균 아파트 및 전체 주택가격은 아직도 90년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10년 전에 아파트를 구입해 올해 팔았다면 이자는 커녕 투자원금을 겨우 보전한 것이 대부분이라는 이야기다.물론 아파트 가격이 최저점에 있던 93년도에 구입하여 가격이 최정점에 도달했던 97년도에 매도했다면 적어도 10% 이상의 매매차익은 얻었을 것이다. 그러나 지역별, 아파트 단지별로 세분화해 살펴보면 상황은 달라진다.최근 들어 아파트 가격은 전반적인 하락세를 보이고 있지만 일부 지역·단지는 오히려 가격이 상승하는 차별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상가, 사무실도 마찬가지이다. 토지가격 역시 91년 이후 외환위기와 같은 특수한 상황을 제외하고는 전반적으로 안정적인 추세를 보이고 있다.결국 70년대나 80년대와는 달리 무조건 사두기만 하면 가격이 오르던 시절은 지났다. 또한 전체적인 가격은 안정을 유지하면서 주식과 마찬가지로 지역간 혹은 단지간 가격차이는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토지거래 실수요자 중심으로 전환부동산 가격이 안정됨에 따라 부동산 거래도 투자를 위한 목적보다는 실수요자 중심으로 변하고 있다. 99년도 전국의 토지거래 현황을 98년과 비교해 살펴보면, 건물이 있는 토지거래는 28% 증가했으나 건물이 없는 토지거래는 1.0% 증가해 투자수요보다는 실수요자 위주로 거래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또 거래규모별로는 3백30㎡의 소규모 필지의 거래가 전체 거래의 66.5%를 차지한 가운데 24.1%가 증가하였다. 반면 5천㎡초과 대규모 필지의 토지거래는 2.1% 감소했다. 이는 개인간 토지거래는 활성화됐지만 법인과 기관의 토지거래는 아직도 미미함을 나타내는 지표로 볼 수 있다.한편 지난 3년간 월별 거래 현황을 살펴보면 거래가 활발히 이루어지는 기간은 3월, 4월, 6월 그리고 12월이며, 반면 거래가 가장 없는 기간은 1월과 9월이었다.(표1 참조) 부동산 가격의 월별 변화도 이러한 토지거래추이와 비슷한 추이를 보이고 있다. 따라서 올 하반기에도 12월을 전후로 가격과 거래량 변화가 일 것이라는 예상이 가능하다.부동산 가격의 변화와 경기지표와의 관계를 살펴보면 95년 이후 비록 변화율은 다르지만 경기지표와 부동산 가격이 같이 움직이고 있다.(표2 참조) 따라서 향후 부동산 가격도 우리 경제의 부침과 궤를 같이할 전망이다.우리나라 경제에 대한 전망은 기관마다 다르지만 정부는 내년 상반기까지 5∼6%의 안정적 성장을 전망하고 있다. 그러나 향후 제2차 구조조정 과정에서 쏟아져 나올 부동산 매물을 감안한다면 부동산 경기는 내년 상반기까지 경제성장률 이하의 가격상승이 전망된다.월별 토지거래 상황을 통해 살펴볼 때 부동산 가격은 9월을 저점으로 연말까지 증가한 다음 1월에 하락하다 2월부터 상승할 것으로 유추할 수 있다. 그러나 올해는 제2차 구조조정이 하반기에 진행될 예정이어서 업체의 자금난이 내년 상반기까지는 지속될 전망이다.반면 시중의 자금을 부동산 시장으로 연결할 수 있는 부동산투자회사(REITs)제도 등도 내년 하반기에나 시행될 수 있을 것으로 보여 올 하반기부터 내년 초까지 부동산 가격의 상승은 극히 미미할 것으로 전망된다.◆ 부동산 간접투자 활성화에 주목그렇다면 하반기 부동산 투자전략은 어떻게 세워야 할까.첫째, 하반기 부동산 투자는 철저히 ‘블루칩 지역’을 중심에 둬야 한다. 가격이 비교적 많이 오르고 거래가 활발한 곳의 부동산을 구입하는 것이 환금성과 수익성 측면에서 유리하다는 것이다. 부동산 가격은 전반적 안정세를 보이는 가운데 차별화가 더욱 심화될 전망이기 때문이다.둘째, 최근의 부동산 거래량을 살펴보면 대부분 소형 부동산에 집중돼 있다. 이는 대형물건의 가격 회복 속도가 상대적으로 느리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소형 부동산의 수익률에 더 많은 기대를 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셋째, 리모델링 등을 통해 고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부동산에 투자할 시점이다. 지난 10년간의 부동산 가격변화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부동산 가격은 전반적으로 안정되고 있다. 다시 말해 사고 팔아 매매차익을 기대하는 투자전략은 각종 세금 및 비용의 증가로 손해를 볼 수 있다. 또한 도시계획법의 시행으로 향후 신축건물의 용적률이 과거에 비해 낮아지므로 기존건물을 리모델링하는 것이 건물을 신축하는 것보다 수익률을 높일 수 있다. 보유하면서 수익을 창출하는 방법에 주목할 때다.넷째, 부동산 간접투자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소액의 자금을 모아 전문가들이 부동산에 투자하여 그 수익을 투자자에게 되돌려 주는 이 투자 기법은 우리나라 부동산 투자 패턴에 큰 변화를 몰고 올 것이다.내년 하반기쯤 부동산 간접투자가 활성화된다면, 관심 지역의 대형물건을 대상으로 리모델링 등이 활성화될 것이며, 이에 따라 이들 부동산의 가격은 상승할 것이다. 따라서 일반 투자자로서는 부동산 가격이 조정기에 접어든 올해 하반기부터 내년 초까지가 오히려 투자 적기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