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뜨긴 떴나봐요. 내 노래가 뽕짝이라서예전엔듣지도 않던 우리 아이들이요즘아버지가인기가 있다고 하니까 꼭챙겨서 듣더라구요.”자식들뿐이겠는가.초등학생부터 40~50대팬까지 두루 꿰고 있는 이 운 좋은 아버지는요즘 장안에 화제가 되고 있는 신바람이박사(본명 이용석, 46)다. 테크노뽕짝이라는전례 없는 장르로 인기폭발, 즐거운비명을지르고있는 이박사는 말 그대로뽕짝 가수. 고속버스 안에서 아주머니, 아저씨들이괴성을 질러가며 엉덩이를 흔들게 했던 가수가 이젠 젊은이들을 흥분시키고 있다. 이유가 뭘까. “글쎄, 저도 물어봤어요.왜좋아하냐구. 그냥 신난대요.경쾌하고알아 듣기 쉽고. 그래서 몇번씩듣는대요. 젊은 사람들이 좋아하니까 제가젊어져요.”갑자기 뜬 것은 아니었다. 이미 지난 89년‘신바람이박사’라는 뽕짝 음반을 내서40만장이나팔았다.덕분에 당시 최고의시청률을 기록하던 MBC TV ‘인간시대’에이박사가 소개됐고 방송 출연이 잇따랐다.11년간고속버스 안내원을 전전하면서 노래를 불렀던 이박사로선 인생 최대의 대박이 터진 것이었다. 이후 뽕짝이 담긴 19개의 카세트테이프를 발표했고, 지금까지 길거리 등에서 팔린 것만도 수백만개에 달한다.이박사 주머니로 돌아오는 돈은 없었지만 대중가수로서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그러나 음악이 일부 연령층에 국한돼 있는데다‘고속버스 뮤직’이라는 인식 때문에 국내에선 좋은 대접을 받지 못했다. 지방을전전하며 가수생활을 하던 이박사는95년 일본으로 건너가 새로운 인생의 전기를맞는다.일본 소니뮤직의 전속가수로계약을 맺고 디스코에 뽕짝을 결합한 음반을냈다. 소니뮤직은 일본 젊은층을 타깃으로 음반을 기획, 홍보했고 이 전략은 당시젊은층의정서와 맞아 떨어져 엄청난인기를 끌었다. 일본내 공중파 방송, 유선방송,신문들이커버나 톱기사로 이박사신드롬을 앞다퉈 보도했다. 비틀즈가 공연했던 도쿄 무도관에서 국내 가수로는 처음으로 노래를 불렀다. 이때 대 히트를 기록했던 앨범이 3번째 발표했던 테크노 뽕짝.일본 전역에서 20만장이 팔렸다. 도쿄대학에선‘한국의 뽕짝’이라는 주제로 이박사를초청, 강연회를 열기도 했으니 얼마나 인기를 누렸는지 짐작이 간다.◆태어나처음 듣는 싸이키델릭한 음악평가한국에선지난 5월 네티즌들이 이박사 팬클럽을 조직하면서 뜨게 됐다. 이 보다 앞서 올초 장선우 감독의 <거짓말 designtimesp=20153> 배경음악으로 이박사의 노래가 들어갔고, 베니스영화제에서 “태어나서 들어본 적이 없는 싸이키델릭한음악”이라는격찬을 듣기도했다.“네티즌들의 요구로 홍익대 테크노바에서공연을했어요. 몇 명이나 올까 걱정했는데자리가 없어서 못 앉을 지경이었죠.”이 인기를 배경으로 오는 10월 대학로에서콘서트를, 12월엔 일본 최고의 댄스그룹인덴키그루브와국내에서 공연을 할 예정이다.지난 7월엔 한국소니뮤직에서 ‘나는우주의 판타지’라는 CD앨범도 냈고, 키움닷컴이라는 TV CF에도 출연했다.일찍부모를 여의고 짜장면 배달, 아이스크림 장사, 우편배달부, 이발소 등을 전전하며젊은 시절을 보냈던 이박사. 고속버스안내원을인연으로 가수의 길을 걷기시작한것은어쩌면 기막힌 우연이었다.그래서일까.이박사가제일 아끼는 곡은‘인생은 60부터’라는 노래다.“처녀때는 꿈도 많더니 이제 와서 물거품이련가/거울 앞에 앉아서 바라보는 내얼굴 주름만이 늘고 있네요/ 예뻐질 수 있다면 예뻐질 수 있다면 그 얼마나 좋을까/아직도늦지 않았어 아직도 늦지 않았어/인생은 60부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