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맨,배트맨,엑스맨까지는 알겠는데할로우맨은또 뭐지? 우리말로 하면 투명인간,그러니까 이건 별로 새로운 얘기는아니다. 만화가 꾸준히 영화로 만들어지는데 이유가 있듯 투명인간이란 케케묵은 이야기도 영화로 만들어질 만한 이유를 여럿갖췄다.천재과학자 세바스찬(케빈 베이컨)은 생명체를투명하게 만들었다가 다시 회복시키는연구프로젝트를 진행중이다. 동물실험이 성공을 거두자 그는 자진해서 인체실험대상이 되기로 하는데, 어쩐 일인지투명해지는데는 성공했으나 원상태로 돌아오는데는 실패한다. 시간이 흐를수록 그는 조금씩 사악한 본성을 드러내더니 결국은 모두를 파국으로 몰아간다.투명인간이여전히사람들을 끌어당기는것은 물론, 익명성 때문이다. 분명히 존재하는데사회적 구속력에서 자유롭다니 얼마나매혹적인가. ‘남탕(혹은 여탕)에도맘대로들어가고,돈도 마음대로 집어쓰고, 평소 날 괴롭힌 놈은 가서 때려주고…’ 어렸을 때 이런 유치한 상상 해보지 않은 사람이 있을까?<할로우맨 designtimesp=20145>은 기본적으로 이런 저급하되보편적인욕망들을구현해내는데 충실하다.투명인간이 된 주인공이 옷 갈아입는여성을훔쳐볼 때, 잠들어 있는 여성에게다가갈때, 잊고 있었던 욕망은 스멀스멀기어나온다.물론<할로우 맨 designtimesp=20146>에는 다른재미도 있다. 약물을 주입해 투명인간으로변해갈때의 과정을 보여주는 특수효과라든가,액션 장면 같은. 눈에 보이지 않는인간이 사악한 존재로 돌변했을 때 불러일으키는공포감도 십분 활용, 호러 영화의관습도 일부 차용되었다.감독 폴 버호벤은 전작들에서 유치함을 미학으로 발전시키는 재능을 보여주곤 했다.사람들에게 내재돼 있는 욕망을 정확히 포착하고이를 끄집어내 극대화하는데 뛰어났던 것이다. 화끈하게 때려부수기는 능하지만 인간과 기계 사이에서 정체성이 모호해삶에는서툴렀던 <로보캅 designtimesp=20149>의 비장미,선과악의 구분이 뒤섞여 있던 뛰어난 스릴러물 <원초적 본능 designtimesp=20150>의 도발적 긴장감 등이이를 증명한다. 그러나 <할로우 맨 designtimesp=20151>에서는빛나던 재능은 찾아보기 힘들다. 욕망만이 너절하게 흩어져 있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