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서야할 운명의/변방마을 삼거리에바람이분다/(중략)이산의 아픔으로/실향의그리움으로/시인의가슴으로/다음 역이정표 없는 철도 중단역에서/머뭇거린다/(이하 생략)’-이돈희의 시 ‘신탄리’ 중에서.더이상 갈 수 없는 열차와 녹슨 기찻길.경원선남측종단역 신탄리역(경기도 연천)은‘철마는달리고 싶다’는 애절한구호로잘 알려진 곳이다. 해마다 수많은실향민들이찾아와 철마가 달리기를 기원하던곳. 이들의 50여년 숙원이 남북한의경원선 공사재개 합의에 따라 멀지않아 이뤄지게됐으니 ‘지성이면 감천’이란 말이이런데어울릴까. ‘금강산 125.1km,원산131.7km’라고표시된 대형 간판도이제서야 쓸모 있는 ‘이정표’ 역할을 할수 있게 된 듯싶다. 신탄리역 주변과 경원선 열차로 둘러볼 수 있는 연천 일대의 여행지를 소개한다.? 고대산=신탄리역 뒤쪽에 있는 해발 8백32m의 고대산은 실향민에게나 이름 그대로통일을‘고대’하는 산으로 알려져 있을뿐, 웬만한 등산객들에게는 잘 알려지지도않은산이다. 등산로가 단순하고 온갖 산나물과산열매가 풍부한 것이 이 산의 자랑거리. 가을에는 머루, 다래 등 산열매를따며 가족끼리 찾기에 그만이다. 신탄리역에서 2백m 뒤쪽에 있다.? 한탄강 유원지=‘한탄강(漢歎江)’이란이름은 계곡과 절벽이 굽이쳐 흘러 여울지는 큰 강이라는 뜻의 ‘한여울’에서 비롯됐다.그러나6.25 전쟁 당시 피로 물든격전지였던 탓에 한이 서린 강이라는 뜻의‘한탄강(恨灘江)’으로불리기도한다.지금에야전쟁당시 수없이 스러져간 병사들의절규는 뒤로한 채, 굽이굽이 계곡을끼고 돌며 때묻지 않은 자연의 아름다움만을보여주고 있다. 그 중 물이 맑고 주변경관이 수려한 강의 하류 1.5km 구간이 바로한탄강유원지. 강을 끼고 이어지는 유원지내 도로는 산책로로 유명하다. 한탄강역에서 1백m 거리.? 숭의전=조선조 사람들이 고려시대 왕들을위해 제사를 지내던 사당으로, 미산면아미리임진강중류 언덕 위에 자리잡고있다. 부여 낙화암을 연상시키는 절경에도불구하고 별로 사람들의 눈길을 끌지 못하다가 TV드라마 <왕건 designtimesp=20154>이 방영된 이후 주요사적지로부각되면서 찾는 사람이 많아졌다.숭의전 앞에 있는 5백50년 수령의 우람한느티나무 2그루와 입구에 있는 ‘어수정’이란 샘물도 이곳의 자랑거리. 어수정은 옛날 이곳을 행차하던 임금이 마셨다는물로, 한여름에도 얼음처럼 차갑고 깔끔한 맛이 특징이다.신탄리역은 이밖에도 도피안사, 월정리역,백마고지 전적지, 제2 땅굴 등 안보관광의출발점이기도하다. 역 맞은편에 있는 백마관광(031-834-9950)을 통해 예약을 하면화요일을 제외한 매일 낮 12시에 출발하는버스를타고 아직 현실로 남아 있는 분단의 비극을 접할 수 있다.신탄리역까지 가는 경원선은 의정부역에서오전6시20분부터 오후 10시20분까지 1시간 간격으로 출발한다. 소요시간은 1시간18분 정도. 여행지 문의는 연천군청 공보실(031-34-7722)로하면 된다. 고대산을 포함한 신탄리역 주변은 곧 통일염원 관광지로 개발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