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뮬레이션으로 보험료 산출 ‘척척’ … 리젠트 등 외국계, 싼 상품 선봬며 일전 가세

자동차 보험도 온라인 바람으로 가입자들이 혜택을 볼 것인가.상식적으로 생각해 볼 때 인터넷을 통해 보험에 가입한다면 훨씬 저렴한 가격으로 보험계약을 맺을 수 있어야 한다. 설계사들에게 돌아갈 수수료가 절약된 만큼 그 혜택을 고객에게 돌려줄 수 있기 때문이다.그러나 현재로선 이같은 기대는 안 갖는 것이 좋을 듯싶다. 자동차 보험업계의 온라인화는 미완성 상품이어서다. 온라인 시스템은 갖췄지만 혜택은 전혀 없는 것이 현실. 이유는 간단하다. 손해보험업체들이 대리점들과 보험설계사들의 원성을 우려, 온라인보험료와 오프라인보험료를 차등화해 놓지 않았기 때문이다.이에 반해 대리점 수가 적어 오프라인에서는 영업이 부진했던 중소형 보험사들과 외국계 손보사들은 온라인과 오프라인 보험료의 차별화를 과감히 시도, 좋은 대조를 보이고 있다.리젠트화재(전신은 해동화재)는 지난 5월부터 ‘8% 저렴한 가격에 자동차보험에 가입할 수 있다’는 광고카피로 주목을 받은 곳이다. 결과는 온라인을 통한 신규계약 매출이 리젠트화재 전체 매출액중 15% 정도를 차지할 정도로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리젠트화재의 지주회사인 아이리젠트(iRegent) 엄경식 부장은 “매일 4천~5천명이 자동차 보험 견적을 받아가고 이중 상당수가 바로 계약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 업체의 올해 자동차 보험 매출목표는 2천5백억원으로 지난해 실적(매출 1천2백71억원)의 두배에 이른다. 자동차 보험은 설계사들이 필요없는 단순한 상품이기 때문에 온라인 영업이 성공적이었다고 분석하고 있다.이에 자극을 받은 외국계 손보사 AIG도 리젠트화재 상품보다 2%가 더 싼 상품을 내놓을 계획이다. 시중 손보사들의 보험료보다 무려 10%가 싼 셈이다. 온라인 자동차 보험시장을 두고 리젠트화재와 일전이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저렴한 가격에 온라인 보험계약을 맺을 수 있는 곳은 외국계 보험사 외에 자동차 포털 사이트나 설계사들이 개인 홈페이지를 구축해 놓고 영업하는 것에서도 찾을 수 있다. 실례로 자동차 포털 사이트인 모터클럽통신(www.motorclub.co.kr)은 회원들을 대상으로 7% 저렴한 가격에 보험상품을 내놓고 있다. 중고 자동차와 신차 등을 중개 매매하며 자동차 관련 정보 서비스를 하는 이 사이트는 값싼 보험상품으로 회원가입을 유도하고 있다. 이 사이트 관계자는 “삼성화재와 신동아화재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보험료가 저렴한 이유는 우리에게 떨어지는 수수료를 회원들에게 돌려주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말하자면 대리점이 수수료를 포기한 채 영업실적을 높이기 위해 판촉활동을 하는 셈이다. 이 경우엔 회원들을 유치하기 위한 마케팅 활동인 것이다.사실 보험업계에선 아는 사람을 통해 좀더 저렴한 가격으로 보험계약을 할 수 있는 것이 공공연한 비밀이었지만 인터넷의 발달로 더욱 가속화되고 있는 추세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현재 3백여개의 보험 영업 사이트가 있다. 이들 중엔 저렴한 보험상품을 판매하고 있는 곳도 많다. 또 전화하면 대부분 몇 %는 깎아 준다”고 전했다.그러나 이같은 영업은 편법에 가까워 드러내놓고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손해보험사와 보험협회 등에서 이같은 영업행위를 금지하고 있어서다. 이런 이유 때문에 대리점들은 다른 방법으로 좀더 저렴한 보험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보험합리주의, 틈새시장 적극 공략보험합리주의(www.insdream.com)는 대리점들이 연합해 만든 인터넷 보험판매회사. 온라인에 맞는 새로운 수요 창출을 내세우며 출범한 보험합리주의는 손해보험사들이 외면한 틈새시장을 적극 공략함으로써 보험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보험합리주의는 지난 99년 골드뱅크의 자회사로 출발했으나 올 1월 골드뱅크로부터 분사했다. 이곳은 특화된 보험상품 판매에 주안점을 두고 있는데, 보험상품 공동구매나 보험상품권 등을 판매한다. 네티즌들이 보험을 공동으로 구매함으로써 5~10%의 보험료를 절약할 수 있도록 했다. 자동차 보험의 경우 금융감독원이나 보험협회 등에서 보험료 할인 영업을 금지해 아직은 구상중이지만 규제가 풀리면 바로 도입할 계획이다.이 업체 박정호 대리는 “액면가보다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는 보험상품권을 개발해 실제로 보험료를 낮추는 효과를 볼 수 있는 기획도 진행중”이라고 말했다.이같은 사이트들이 접속자들에게 제공하는 대표적인 서비스는 보험료 산출 시뮬레이션이다. 운전경력, 교통법규 위반요율 등을 기입하면 각 손보사별 보험료가 산출된다. 이 시뮬레이션의 장점은 본인이 보험료 산출에 적용되던 조건을 조정할 수 있다는 것. 으레 대인배상은 무한, 대물은 2천만원 한도에서 보험계약을 맺어왔지만 이 조건을 조정하면 보험료 조절이 가능하다. 이에 따라 본인이 스스로 보험료를 선택할 수 있다.온라인으로 자동차 보험을 가입하는 운전자들이 가장 불안해하는 부분은 서비스의 질이다. 특히 저렴한 보험료를 표방하고 있는 손보사에 가입한 운전자의 경우 이같은 우려는 더 크다.인터넷 보험회사인 포시즌인스코 김승민 사장은 “사고가 발생했을 때 가동되는 출동서비스의 경우 손보사 대부분이 외주를 주기 때문에 서비스의 별다른 차이는 없다. 다만 삼성화재나 동부화재 같은 대규모 보험사들은 전국에 대리점이 있어 신고를 빨리 접수하고 전문인력을 급파하는 등의 서비스를 기대할 수는 있다”고 말했다.★ 인터뷰 / 김승민 포시즌인스코 사장상품 ‘빈틈없이’ 읽고 가입해야 안전포시즌인스코(www.vohum.com)는 손해사정인들이 만든 인터넷 보험사이트다. 이 업체의 김승민 사장을 만나 온라인으로 보험가입을 할 경우 주의해야 할 점들을 알아보았다.▶ 인터넷으로 가입할 때 주의할 점은.상품의 내용을 충분히 읽고 선택을 해야 한다. 사이트에 올라있는 정보는 많지만 일일이 읽어보지 않는 경우가 많다. 특히 카드로 보험료를 납부할 때 보안상의 문제는 없는지 살펴봐야 한다. 무통장입금이 안전하다. 또 손해사정인들이 있는 사이트인지 꼭 물어보고 가입하는 것이 좋다.▶ 기존 가입방법과 서비스의 차이는.다양한 보험상품을 한번에 쇼핑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가입조건에 따른 각 손보사별 보험료를 산출하는 서비스도 제공된다. 이런 경우 사고경험이 있는 아들이 보험에 가입하는 것이 저렴한지, 가족이 전부 운전하는 상황에서 아버지 이름으로 보험에 가입하는 것이 효율적인지 파악할 수 있다.▶ 온라인 보험의 긍정적인 요인은.온라인 영업이 확대되면서 보험료가 낮아지는 추세다. 또 보험 관련 사이트는 콜센터를 두고 있어 모르는 것이 있으면 바로 물어볼 수 있고, e-메일을 통해 궁금증을 해결할 수 있다.▶ 부정적인 요인은.보험 모집인들의 실직이 예상된다. 또 가입자들의 경우 충분한 상담을 받지 못한 상태에서 보험가입이 이뤄질 우려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