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통·하나로통신·루슨트 등 굵직한 고객 확보 큰 힘 … 시스템 사업자 방향선회 성공

웰링크는 거대한 악어들과 공생하는 악어새로 상당한 수익을 올리고 있는 업체다. 지난해 12월 코스닥에 등록한 이 업체는 외국업체로부터 전송장비를 수입, 이를 필요로 하는 국내 통신업체에 공급하고 설치하는 시스템 사업자다. 쉽게 말하면 제조업체와 서비스업체를 연결하는 장비 중개업자다. 중개업자가 얼마나 돈을 벌 수 있을까 싶지만 실적은 상당히 우수하다.올해 초 루슨트테크놀로지에서 DSLAM(ADSL을 가정에 전송하는 장비)을 사들여 하나로통신에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해 상반기 5백83억원의 매출을 올렸고, 하반기 3백51억원어치의 공급 계약을 추가로 맺었다. 최근까지 계약한 금액은 총 1천2백억원, 연말까지 1천5백억원의 매출이 목표다. 이같은 매출추이는 지난해보다 5백% 이상 증가한 것. 상반기 매출만 따져도 지난해 같은 기간에 올린 매출(73억원)보다 4백80% 늘어난 4백26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당기순기익도 지난해 동기 대비 7백% 늘어난 60억원이었다.어떻게 돈을 벌었을까. 웰링크의 주요 사업장은 아파트 단지다. 각 가정에 초고속통신망인 ADSL을 깔아주고 문제가 생겼을 때 수리해주는 것이 주 업무. 하나로통신의 전송망을 아파트내 가정에 공급하기 위해서는 DSLAM이라는 전송장비가 필요하다. 이 장비는 루슨트테크놀로지로부터 구입한다. DSLAM의 경우 4㎞내에서만 작동하기 때문에 아파트 단지처럼 일정 반경에 있는 곳에만 초고속 전송망을 설치할 수 있다.정리하면 초고속통신망 서비스 업체인 하나로통신이나 제조업체인 루슨트는 웰링크처럼 장비 설치자를 중간에 둬야 매출을 올릴 수 있다는 얘기다. 웰링크가 양자의 이해를 충족시켜주는 악어새에 비유되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게다가 올해 ADSL가입자가 폭발적으로 늘어 이들의 수요는 당분간 줄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또 조만간 ADSL보다 처리속도가 더욱 빨라진 VDSL(영상까지 깨끗하게 전송할 수 있는 망)의 수요도 일어날 것으로 예상돼 웰링크가 주력하는 시장은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웰링크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주로 일반 가입자용 고속데이터 전송장치와 전용회선 서비스용 광통신장비에 치중했다. 그러나 마진폭이 적어 지난해 11월부터 전송장비 설치업체로 사업영역을 확장했다. 이같은 방향선회는 하나로통신에 대규모 공급계약을 맺는 성과로 나타났다. 일단 시스템사업자로 진출한 것이 성공한 셈이다.◆ ADSL 가입자 급증도 한몫이 업체의 사업방향은 세가지다. 첫째, 시스템사업의 확대로 FLC, DWDM등의 광전송장치사업을 진행하며, 인터넷 가입자용 케이블모뎀이나 무선 데이터 중계기 판매 등을 계획하고 있다.둘째, 다양한 고객을 확보하기 위해 한국통신, 데이콤뿐 아니라 하나로통신, 드림라인, 두루넷, 파워콤 등 제2기간 통신사업자를 마케팅 타깃으로 정했다. 해외의 전략적 파트너는 미국의 디지털링크(Digital Link)사, 뉴브리지(New Bridge), 루슨트테크놀로지(Lucent Technology), 프랑스의 씨에스텔레콤(CS Telecom)등이 있고 이들과는 공동 기술 개발을 통해 신제품 개발을 추진할 계획이다. 마지막으로 중소용량 광가입자 장치를 개선, 보완하고 다양한 형태의 VDSL모뎀과 광통신 장비를 개발하고 있다. 통신망과 관련된 제조업과 서비스업을 병행한다는 얘기다.일단 올해 웰링크의 매출은 호조를 보이고 있지만 두 가지 부분에서 의문점이 생긴다. 하나는 누구나 이 사업에 뛰어들 수 있어 마진폭을 줄이지 않을까 하는 우려다. 말하자면 단순 중개업은 진입장벽이 낮지 않느냐는 것. 이에 대해 웰링크 박찬흠 사장은 “전송장비를 지역적 특성에 맞게 설치하는 것은 상당한 노하우를 필요로 한다. 원제품을 2차 가공해야 하기 때문이다. 또 문제가 생겼을 경우 빠른 시간내 복구할 수 있는 기술도 있어야 한다. 웰링크가 대규모 수주를 받을 수 있는 이유는 이 부분에서 인정받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그렇더라도 루슨트와 하나로통신의 이해관계의 변화에 따라 웰링크의 사업이 위협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 두번째 우려다. 웰링크는 시스템 설치 업체이기 때문에 만약 하나로통신이 루슨트의 장비를 필요로 하지 않거나, 반대의 경우가 생긴다면 문제라는 것. 이에 대해 박사장은 “한번 장비업체나 설치업체를 정하면 바뀌는 경우가 드물다.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이다. 만일 바뀐다고 해도 다른 사업자나 제조업체와 계약을 맺고 있어서 문제가 안된다”고 말했다.웰링크의 지분은 신동환 해외수출부문 사장이 21.5%, 임직원 등 특수관계인이 10%를 보유하고 있으며 코스닥에서 유통되고 있는 주식은 8백만주(60%)다.★ 애널리스트 시각국내외 대형업체 제휴전략 효과적웰링크의 성장방식은 하나로통신과 같은 대형 통신사업자와의 장비 공급을 활용해 루슨트테크놀로지와 같은 대형 외산장비업체와 제휴를 맺고, 다시 여타 통신사업자와의 관계를 확대시키는 방식이다. 이는 대규모 장비공급과 설치경험을 진입장벽으로 활용하는 것이다. 외국장비비중이 90%에 육박하는 국내장비시장의 현실에서는 효과적인 전략이라고 판단된다. 또 이런 제휴관계를 활용해 사업범위도 ADSL이외에 DWDM 등 광전송장비로 사업범위를 확대해 나가고 있다. 취약한 연구개발능력을 확보하기 위해 상반기에는 xDSL모뎀개발업체인 보성하이넷을 인수했다. 즉 웰링크는 올해 초 유통중심의 구조에서 현재는 연구개발, 생산, 판매의 구조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것이다.이 업체의 투자에서 유의해야 할 것은 웰링크의 성장엔진이 되고 있는 통신사업자와 장비공급자와의 관계가 어떻게 형성될 것인지 그리고 장비공급자와 통신사업자 자체의 변화에도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는 점이다. 이는 이 업체의 성장이 아직은 외부 사업자와의 관계에 의존하기 때문이다.<허성일·대우증권 리서치센터 연구위원 designtimesp=20210>★CEO 인터뷰 / 박찬흠 사장전문인력 확보·임직원 영업투입 ‘강점’웰링크는 국내영업부문 사장과 해외수출담당 사장 등 두명의 대표가 있다. 지난 84년 데이콤에서 시작해 17년간 네트워크 분야에서 경력을 쌓은 박찬흠 사장은 국내 영업을 담당한다.▶ 전송단말기기 전문업체에서 시스템 사업체로 사업영역을 확대한 이유는.가입자 장치 같은 것은 진입장벽이 낮아 경쟁자들도 많고 마진도 적다. 기술이 집적돼 있는 분야로 선회해야 매출이 늘어난다고 판단, 이 분야에 진출했다. 단순히 장비를 설치하고 유지보수하는 것쯤으로 이 사업을 보지는 않는다. 좋은 제품을 좋게 사용하도록 기술 지원을 하고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또 다른 사업이기 때문이다.▶ 웰링크의 강점은.기술력과 전문성을 겸비한 인력이 최대의 강점이다. LG정보통신, 데이콤, 한국통신 등에서 십수년간 경력을 쌓은 임원들을 포함해 1백50명의 전문인력이 있는 조직은 이 분야에선 드물다. 또 사장을 포함해서 전 임원이 영업을 뛰고 있다는 것도 강점이다. 나도 일과의 70%를 영업에 할애한다. 전국 8개 도시를 커버하는 기술지원부서는 문제가 생겼을 때 발빠르게 해결해 고객사의 신뢰를 받고 있다고 자부한다.▶ 웰링크가 지향하는 사업분야는.현재는 유선망 사업에 치우쳐 있지만 내년부터는 무선, 소프트웨어, 컨설팅으로 영역을 확대할 계획이다. 무선사업은 무선데이터 중계기가 곧 개발 완료돼 출시할 예정이고, 우리가 지금까지 쌓아놓은 노하우를 컨설팅 사업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대주주의 지분 매각 계획은 있는가.신동환 사장이 대주주인데 지분을 매각한다는 얘기는 없었다. 만일 매각한다면 나하고는 끝이다. 사장은 회사의 가치를 높여서 배당이익을 취하는 것이 정도(正道)다.<약력 designtimesp=20239>80년 한국항공대학 항공통신공학과 졸업. 84년 데이콤 전산기술부, 98년 하나로통신기술기획실장, 99년 웰링크 대표이사(국내영업담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