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승 요인 모두 반영, 가격경쟁 없어 안정적 마진 실현 가능 … SK·인천정유 투자매력

국제유가가 초고속 상승을 지속함에 따라 한국경제뿐만 아니라 세계경제 전반적으로 악영향을 받고 있다. 정유사들은 석유를 정제해 판매하기 때문에 유가상승으로 인해 크게 타격을 받을 것으로 짐작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이런 추측과 달리 정유사들은 오히려 이익규모가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금년 1/4분기에 높은 매출액뿐만 아니라 순이익도 크게 증가했던 국내 정유업계는 2/4분기가 비수기인데다 가격경쟁으로 거의 이익을 실현하지 못했으나, 하반기에는 이익이 크게 개선될 것이 거의 확실시된다. 이것은 두가지 이유 때문이다. 하나는 기본적으로 국내석유제품 판매가격은 국제유가 등 원가상승요인을 모두 반영해 결정하기 때문에 국내업체간 가격경쟁만 없다면 국제유가 상승에 관계없이 안정된 마진을 실현할 수 있다. 그런데 하반기에는 2/4분기와 달리 가격경쟁이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른 하나는 석유제품 판매량의 3분의1을 차지하는 수출부문의 마진이 국제석유정제마진의 큰 폭 개선에 따라 크게 높아졌으며, 향후에도 높은 수준이 유지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국제유가는 97년12월부터 일부 개도국의 외환위기에 의한 수요감소로 급락하기 시작해 99년3월에는 75년 이후 최저가격으로 폭락했다. 그러나 OPEC가 98년3월부터 99년3월까지 3차에 걸친 강력한 감산조치와 세계경기의 호황전환에 따른 수요 급증으로 인해 급등 추세로 전환됐으며, 1년 6개월만에 2백% 이상 상승해 유가 수준에서는 이미 오일쇼크 수준에 이르렀다.◆ 국제유가 수급불균형… 고유가 지속국제석유시장은 이미 구조적인 수급불균형 단계에 진입한 것으로 추정된다. 세계경제 호황에 따른 양호한 수요증가가 지속되는 반면, OPEC가 생산능력을 조절해 공급이 타이트하기 때문이다. 특히 유가변동의 완충역할을 하는 것이 잉여생산능력과 석유의 재고라고 할 수 있는데, 사우디를 제외한 산유국들이 이미 대부분 풀가동 상태로 잉여생산능력이 별로 없다. 여기에 석유재고일수가 82년 이후 최저수준이고 석유재고량도 미국이 76년 이래 최저수준으로 감소했을 정도로 줄었기 때문에 수급불균형 상태는 장기적으로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석유재고가 연중 최고에 이르러야 할 비수기(7~8월)에 최저수준이고, 공급이 타이트하기 때문에 재고량이 적정수준으로 증가하는 것도 기대하기 어렵다.이에따라 향후 국제유가는 수급구조상 하락이 어려울 것으로 전망되며, 석유 소비국들의 강한 유가인하 압력에도 불구하고 고유가 상황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완충장치의 약화로 작은 수급 변동요인이 유가에 크게 영향을 주게 돼 유가의 변동성은 어느 때보다 커질 것으로 보인다.국제유가가 폭등함에 따라 국제석유정제마진 또한 크게 상승했다. 동일시점의 국제유가(두바이 유가)와 싱가포르 석유제품시장가격을 기준으로 계산한 국제석유정제마진을 살펴보자. 99년 12월까지는 이익실현을 할 수 없을 정도로 낮았으나, 금년 1월부터 현격하게 커지기 시작하여 하반기에는 90년대 최고수준으로 상승하였다. 고유가시기에 석유정제마진 또한 높다는 일반적 시장상황이 재현되고 있는 것이다. 석유 수급이 타이트할 뿐만 아니라 세계 정유공장의 풀가동으로 석유제품 수급 또한 타이트한 것도 석유정제마진의 상승요인이다. 따라서 향후에도 고유가가 지속된다면, 석유정제마진 또한 높은 상태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정유사들의 정유부문 영업실적, 특히 순이익 규모는 가동률, 생산량(또는 판매량), 국내마진 및 수출마진 등의 영향을 받는다. 그러나 한국 정유업계는 위에서 언급한 변수들의 변화에 그다지 영향을 받지 않고 있다. 97년1월 석유제품가격을 완전 자유화한지 4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정유부문 자기자본(재평가차익 등 영업활동과 무관한 자본은 제외) 기준으로 세후 10% 정도의 이익을 실현할 수 있도록 국내판매가격을 결정하던 정부고시가격 결정계산방식을 원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정유업계의 이익에 치명적인 영향을 주는 가격경쟁도 대부분 단기적이고 제한적으로만 진행되고 실질적으로는 상호협력하고 있다. 이에따라 정유업계는 향후에도 대체로 양호한 수준의 이익을 안정적으로 실현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정유시장 안정된 저성장 정착 추정한편, 초고유가로 인해 한국을 포함한 각국이 강한 에너지 절약시책을 펼치고 있는데, 석유제품 수요의 증가둔화가 국내 정유회사들의 수익성에 악영향을 주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석유제품 수요는 가격에 상당히 비탄력적이기 때문에 과거에도 경제성장이 이루어지는 상황에서는 수요증가가 둔화될 뿐 감소하지는 않았던 경험이 있다. 따라서 정유사의 수익감소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다. 국내 정유사들은 96년말에 증설을 완료해 향후 수년간 증설이 없고, 인천정유를 제외하고 이미 풀가동 상황이기 때문에 가동률 하락우려가 없기 때문이다.이에따라 정유업체들의 주식은 강한 투자매력을 갖고 있다고 판단된다. 특히, 정유 3사중 SK㈜는 크게 저평가된 것으로 판단된다. SK는 우선 국내 석유시장의 가격경쟁 종료, 국제정제마진의 개선, 석유화학경기의 회복, 금융수지 개선 등으로 98~99년에 이어 2000년에도 경상이익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 둘째로 국내 최대의 해외석유개발 성공으로 석유개발수익이 유가상승에 따라 대폭 증가하고 있다. 셋째로 OK 캐시백, 인터넷, 생명공학 등 첨단 기술분야 테마를 갖고 있다. 넷째로 주가에 거의 반영되고 있지 않은 SK텔레콤 지분의 일부가 NTT도코모에 매각될 경우 대규모의 매각이익 실현은 물론 차입금 및 금융비용의 획기적 감소가 예상되기 때문이다.인천정유는 99년12월 발행한 1억5백만달러의 해외BW로 발행주식수가 99.8% 늘어날 수 있으나, 주가가 액면가를 크게 밑돌고 있어 당분간은 신주인수권이 행사될 가능성이 없다. 또 금년초 현대그룹으로부터 분리된데다 안정된 차입금 구조로 인해 재무리스크가 높지 않으며, 금년부터 양호한 순이익을 실현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크게 저평가되어 있다고 판단된다.에스오일은 양호한 재무구조, 현금흐름, 수익성이 유지될 것으로 예상되며, 자사주를 제외할 경우 기업가치 관련 지표가 현저히 좋게 나타난다. 그러나 매년 50%의 현금배당이 기대됨에도 불구하고, 이익규모의 중요 결정요소인 석유제품 판매량이 거의 정체돼 이익성장성에 한계가 있고, 최근 대규모 자사주 매입이후 유동성이 현저히 떨어져 있어 기관투자가 매수종목으로는 매력이 떨어지는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