랩어카운트 등 안정적 수입원 확보 … 한국경제 성공 낙관

◆ 약력매카시회장은 51년 미국 캘리포니아 출신이다. 78년 하버드대 MBA과정을 최우등졸업했다. 83년 메릴린치증권 재무 및 자금운용부 사장을 거쳤으며 87년부터 94년까지 미국 최대의 뮤추얼펀드회사인 피델리티투신에서 국제브로커리지업무 이사와 전국금융기관서비스본부 사장과 피델리티투자자문그룹 사장을 지냈다. 94년 자딘플레밍 홍콩 최고경영자에 이어 95년 온라인 주식거래의 신화와도 같은 미국의 찰스 슈왑에서 뮤추얼펀드와 자본시장 국제부문을 총괄하는 부사장과 사장을 역임했다. 98년 8월 H&QAP에 합류하면서 쌍용투자증권과 인연을 맺어 99년 이사회회장이 됐다.▶ 굿모닝증권은 지난 1/4분기(4∼6월)중 순이익 6백31억원으로 좋은 실적을 보였는데요.우리가 증시 침체속에서도 양호한 영업이익을 낸 것은 우선 비용을 잘 관리했고 위험한 비즈니스는 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특별이익측면에서는 우리가 예전에 손실로 처리했던 사안(편집자주;거평그룹에 대한 지급보증건)이 재정산과정에서 이익으로 잡혔습니다. 이처럼 보수적인 회계방식은 우리회사에 대한 신뢰를 높여줄 것입니다.▶ 수수료 수입의존도가 높은 국내 증권사들은 증시의 호불황이나 사이버수수료 등 수수료 인하경쟁에 영향을 받는데요. 안정적인 수익기반을 갖기 위한 전략이 있습니까.첫째, 기술의 효율적 활용입니다. 저비용구조를 유지하기 위해 좋을 때 ERP나 콜센터 등 기술부문에 투자해두는 것이지요. 둘째로 뮤추얼펀드같은 고객자산관리를 확대하려는 노력입니다. ‘굿모닝랩’같은 랩어카운트를 통한 수수료 수입은 안정적인 영업수익원이지요. 고객으로서도 뮤추얼펀드를 통해 장기적으로 주식을 보유하는 ‘바이앤홀드(Buy&Hold)’전략으로 갈 수 있습니다.미국의 전례를 보면 온라인거래가 발전할수록 가격보다는 서비스가 판단기준이 됩니다. 밤 8시라도 전화하면 콜센터에서 전화를 받고 문제를 시정해주느냐가 싼 수수료보다 훨씬 더 중요해집니다.우리는 수수료인하보다는 콜센터 투자 등 총체적 서비스 수준을 높이는데 주력할 것입니다. 우리 회사가 거래규모에서는 업계 7위 정도이지만 지난 1년간 고객위탁자산은 두배로 늘었습니다. 시장점유율이 1%대에서 2%대로 늘었지요. 특히 1억원 이상의 거액고객이 늘고 있습니다. 이들 고객은 랩어카운트 등에 매력을 느끼는 계층이지요.▶ 기관투자가에 대한 불신으로 간접투자시장이 얼어붙어 있는데요. 투신업 진출계획이 있다고 들었습니다.장기적으로는 모든 금융상품을 취급한다는 것이 우리 전략입니다. 당분간은 다른 투신사나 자산운용사의 상품을 우리 상품과 함께 팔 것입니다.현재는 투신사나 자산운용사 상품가운데 30% 정도만 팝니다. 기업지배구조나 펀드계정의 투명성, 위험관리부서와 감시부서의 독립성, 운용자의 자질, 가격결정시스템 등에서 우리기준에 맞지 않아 우리가 팔지 않는 것들이 더 많아요. 그러나 최근 나쁜 관행이 많이 개선되고 있습니다. 한국사회가 금융기관의 문제점을 드러내놓고 이야기한다는 것만 해도 아주 건강한 일입니다. 과거 외국인투자자들이 한국에 대해 가장 무서워했던 것은 뭔가 숨기는 관행이었습니다. 쥬디갤런드(주;<오즈의 마법사 designtimesp=20209>에 출연한 미국의 뮤지컬배우)처럼 ‘내일이면 다 좋아지겠지’하고 노래할 때가 더 불안하지요.▶ 한국시장 규모에 비해 증권사 및 은행이 너무 많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구조조정을 마치면 어느 회사가 살아남을 것으로 보십니까.한국의 증권사는 약 50∼60개 정도입니다. 미국의 증권사는 6천개 정도입니다. 은행도 그 정도이구요. 한국증권사가 아직도 많은 것만은 아닙니다. 문제는 숫자의 많고적음이 아니라 제대로 하는 업체가 있느냐 하는 것이지요. 아무리 규모가 작아도 고객을 잘 아는 회사는 경쟁할 수 있고 살아남을 겁니다. 한국에서 진행중인 금융구조조정도 숫자만 줄이는 것이 아니라 고객을 위해 옳은 회사가 살아남는 것이어야 합니다.▶ 미국 투자은행 자산운용사 등과 한국 금융기관의 가장 큰 차이라면, 그리고 글로벌경쟁시대에 경쟁력강화방안이라면.한국금융기관이 3년전의 은둔왕국(hermit kingdom)에서 벗어나 변화하고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차이겠지요. 고객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외국금융기관과 경쟁하면서 달라지고 있습니다. 일부 소형회사들은 서구금융기관에 못지 않게 잘 하고 있습니다. 외국의 선진금융기관과 경쟁하는 방안을 한마디로 요약한다면 ‘가장 호전적인 경쟁상대를 끌어들여서 그들을 면밀하게 관찰하고 그들로부터 배우라’는 것입니다.▶ 한국증시는 어떻게 전망하십니까.록펠러나 캘리포니아연기금 등 외국계투자자들이 나한테 한국에서 실적이 좋은 기업의 주가가 왜 그토록 싼지 묻더군요. 한국인들은 고학력이라도 대단히 감정적 성향이 강한 것 같습니다. 증시에도 나타납니다. 주가가 올라갈 때는 모두들 낙관적입니다. 그러다 하락세로 돌아서면 투자자들은 갑자기 비관적이 됩니다. 외국투자자들은 지난 3개월간 ‘한국증시는 저평가돼 있다’고 말해 왔습니다. 오히려 한국인들이 외국인만큼 한국기업과 한국경제를 제대로 평가하지 않고 있지요. 증시는 조망(bird’s eye view)하는 자세로 볼 필요가 있습니다.지난해처럼 폭발적 상승은 아니더라도 4/4분기에는 거래량도 늘고 회복될 것입니다. 장기간의 주가하락으로 여러 업종에 걸쳐 사고싶은 회사가 아주 많아요. 이것은 우리 회사의 리서치결과뿐만 아니라 외국증권사 한국관련전문가들의 공통적인 분석이기도 합니다.▶ 이사회 회장으로서 굿모닝증권의 기업 가치는 얼마나 된다고 보십니까.현재 이익수준에서 주당수익비율을 8배 정도로 잡아도 주당 1만2천원에서 1만3천원의 가치가 있습니다. 모든 손실이 다 반영됐구요. 8월의 거래량감소속에서도 우리 회사는 온라인계좌만 4천계좌가 늘었습니다. 최근 외국투자자들도 우리 회사 주식을 꾸준히 매집하고 있어 증시만 회복세를 보이면 국내 투자자도 관심을 가질 것으로 생각합니다.▶ 인사측면에서도 굿모닝증권은 독특한 전략을 갖고 있다고 들었습니다.두가지 원칙이 있는데요. 첫번째이자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인재의 절반은 여성”이라는 점입니다. 대부분의 한국기업이 크게 실수하는 점이지요. 남녀구별없이 실력에 따라 채용해 다른 한국기업보다 여성비율이 높습니다. 뽑은 후에는 영업직에도 배치하고 경영훈련프로그램 등에 동등하게 참여하도록 합니다. 두번째로 모든 직원이 의견을 말하기 위해 45세까지 기다릴 필요가 없도록 합니다. 가장 야망도 크고 반짝이는 20대, 30대 사원의 의견을 관리자들이 경청하고 이들의 능력을 최대화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지요.젊고 유능한 인력들이 소규모 벤처기업으로 떠나는 것은 가부장적인 회사조직에서 ‘부품’처럼 대접받기 싫어서라고 생각합니다. 우리회사는 ‘부품(part)’대신 자신이 업무성과를 관리하는 제도 등 ‘파트너(partner)’로 대접받는다’는 생각이 들도록 노력합니다.▶ 쌍용투자증권에 투자하던 시점에 일본증권사도 고려대상이었던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쌍용을 택한 이유라면.당시 쌍용투자증권에 투자하기전 일본 산요증권지분도 갖고 있었습니다. 경영진이 보다 우수하다고 생각되는 쌍용이 산요보다는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고 봤습니다. 나의 예상은 들어맞았고 이것이 지난해 우리 회사 성공의 주된 요인이었습니다.★Profile in Mirror그의 소탈한 외모와 하버드대 MBA최우등졸업, 메릴린치 피델리티 같은 유수의 금융기관 경영진이라는 그의 화려한 이력은 잘 오버랩되지 않는다. 그러나 잘 어울리지 않아 보이는 그의 두가지 특성은 업계에서 굿모닝증권이 ‘튀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 국내기업에서 보기 힘든 이사회회장으로서 그는 굿모닝증권의 지방지점까지 돌아다닌다. 시골할아버지고객들로부터 불편사항들을 듣고 지점환경이 안좋은 것이나 영업직원의 불친절 등을 지적한다고 한다.한달에 일주일 정도만 서울에 머물지만 소탈한 외모에 된장찌개를 좋아하고 사람들 만나는 것을 좋아해 직원들과 친화력이 높다고 굿모닝사람들은 평한다. 세계적 금융기관에 있으면서 꾸준히 국제업무, 특히 아시아권 비즈니스를 해와 한국시장을 속속들이 알고 있고 기획팀직원들이 놀랄 정도로 숫자에 밝다. 그때문일까. 한국의 1인당 GNP가 10년내로 일본을 따라잡을 것이라는 그의 견해에 무게를 싣고 싶다. 일본인들도 승부근성이 강하지만 한국인들은 더하며 일본인들보다 한국인들이 영어나 해외여행 외국에서의 교육 등 더 세계화했다는 것이 근거이다.굿모닝증권에서 한번 작품을 만들어보겠다는 그의 희망과 한국경제에 대한 믿음이 만만치 않아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