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 포털사이트 방문하면 한꺼번에 보험료 비교 가능 … 30·40대 운전자 타깃, 고급형 상품 등장

보험사들이 앞다퉈 내놓고 있는 일명 ‘고급형 보험’의 인기가 좋다. 고급형뿐만 아니라 여성용 맞춤 보험 등 특정 고객을 겨냥한 새로운 자동차 보험 상품도 속속 나오고 있다. 외국계 보험사도 인터넷 자동차 보험 시장에 진출, 가격을 낮추는 등 다양한 구색을 갖추는데 한몫하고 있다. 지난해 9월에는 기존 자동차보험에서 자기신체사고보상한도를 올리고 보험료가 27% 정도 비싼 플러스보험도 출시됐다. 자동차 보험의 ‘차별화’ 가능성이 한층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오랫동안 ‘자동차 보험은 무조건 똑같다’고 알고 있던 운전자들도 이제 자동차 보험을 ‘쇼핑’해야 하는 시대를 맞고 있다. 성균관대 경영학부 정홍주 교수는 소비자 입장에서 보험회사를 선택할 때 “나에게 필요한 보험을 판매하고 있는가, 보험료가 저렴한가, 재무상태가 안전하고 지급능력이 있는가, 서비스는 만족스러운가”등을 기준으로 삼으라고 조언한다.그러나 보험상품이 회사별로 다른데다 생소한 용어들이 많고 내용도 복잡해 한눈에 비교하기 어렵다. ‘알뜰 보험 쇼핑’의 장애물이다.그러나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 일반 자동차 보험은 보험 가격 자유화 이후에도 상품 내용에 있어서 큰 변화가 없었기 때문에 보험료를 한꺼번에 비교해 보기가 쉬운 편이다.더구나 최근에는 보험 서비스를 하는 자동차 포털,금융상품 역경매, 보험 포털 등의 온라인 사이트가 많이 생겨 보험료 견적 서비스를 제공하기 때문에 각 보험사의 보험료를 비교하기가 한결 쉬워졌다.◆ 가입자 조건따라 보험료 차이나<표1 designtimesp=20190>에서 보는 것처럼, 중년 남성의 보험료는 보험사별로 큰 차이가 없다. 그러나 20세인 박민수씨(가명)의 보험료는 회사에 따라 최고 20만원까지 차이가 난다. “가장 일반적인 보험 수요층에 속하는 30, 40대의 경우 회사별로 보험료가 거의 차이가 없는 것이 보통이다.이밖에 나이가 매우 적거나 많은 경우 등 가입자의 조건에 따라 회사별로 보험료 차이가 나게 된다. 항상 어느 보험사의 보험료가 비싸거나 싸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인터넷 보험 포털 사이트인 보험합리주의 서인범 대리의 설명이다. 즉 일률적인 기준을 제시하기 어려운 만큼 소비자 자신이 비교해보는 노력이 중요할 수밖에 없다는 결론이다.‘차별화’를 내세우는 고급형 자동차 보험은 이처럼 기존 자동차 보험에서 큰 차이를 느끼기 어려운 30, 40대 운전자를 타깃으로 삼는 상품이다. 보장 내용을 강화하는 대신 보험료를 더 높였다. 값비싼 외제차나 유조트럭과 같은 차에 손해를 입혔을 경우에도 상대편 피해를 전액 보상해주는 대물피해 무한보상, 자기신체 사고시 보호자 간병지원금 지급, 출고된지 1년이 안된 차가 80% 이상 파손됐을 경우 차 가격 전액 지급 등이 특징이다.특히 자기차량 손해에 대한 보상이 중점적으로 강화됐다. 이렇게 공통적인 ‘확대된 보장’에 각사마다 조금씩 다른 서비스와 특약을 덧붙여 제공하고 있다.이들 고급형 보험의 보험료는 기존 보험상품보다 10∼1백40% 가량 더 비싸지만, 일단 반응이 좋은 편이다. 삼성화재는 고급형 보험 신상품 ‘A- TOP’을 한달만에 계약건수로 3만4천2백89건 판매했고, 수입보험료로는 1백6억원을 거둬들였다. 그러나 새 상품을 경쟁적으로 내놓은 만큼 보험사들이 영업을 강화하고 있기 때문에 실적이 좋은 것은 당연한 일이며, 보험료 자유화 이후 가격이 낮아질 것이라는 예상을 뒤엎고 올라가는 현상이 나타나는 것을 주목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성대 정교수는 “보험사들이 무한 보상이라 내세우고 있지만 이는 대물 피해에만 한정한 것으로, 차량 가격은 일정하기 때문에 사실상 유한 보상이다. 서비스나 보험료의 다양화보다는 보험료의 상향 평준화를 재촉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여러 회사의 보험료를 비교해 보고 가격이 가장 저렴한 상품에 가입하는 것도 한 방법이겠지만, 서비스와 보험회사의 안정성도 고려해야 할 사항이다. 어떤 보험사가 좋은 보험사인가를 비교하는 것은 사실 간단한 문제는 아니다. 원칙적으로 참고할 수 있는 지표는 회사의 규모와 재무구조 안정성을 나타내는 수입보험료, 시장점유율, 지급여력 비율, 손해율 등을 들 수 있다. 손해율이란 회사가 받은 자동차보험료에서 보험금으로 지급되는 비율로, 일단 손해율이 낮을수록 회사의 양호한 재무상태에 도움이 된다.◆ 서비스·보험사 안정성도 따져야보험개발원의 집계에 의하면 손해율은 올해 1월 기준으로 각각 해동 91%, 대한 81%, 신동아 79%, 쌍용 78%, 제일 73%, 동부 LG 동양 70%, 삼성 69% 등을 기록했다. 이같은 원칙적인 사항 외에 현실적으로 보다 유용하게 참고할 만한 지표로는 과거의 고객이 거래하던 회사에 얼마나 머물러 있는가를 나타내는 갱신율, 분쟁 발생빈도 등이 있다.또 지난해 12월 한국 생산성본부가 긴급견인, 비상급유, 배터리 충전, 타이어 펑크 교체 등 기본적인 보험사의 서비스에 대한 고객만족도 조사를 한 결과 동양화재가 고객 만족도 지수 63으로 가장 높았으며, 동부 62, 삼성 현대 LG 등이 지수 60으로 조사됐다.보험 상품 차별화는 지난 4월 이뤄진 보험료 자유화 영향이 천천히 나타나고 있는 것이라 볼 수 있다. 그러나 앞서 살펴본 것처럼 회사별로 보험료나 서비스에서 크게 의미있는 차이를 발견하기는 어렵다. 공정거래위원회가 가격담합이나 공동상품 개발 등에 대한 제재조치를 취할 것을 밝히기도 했지만, 비슷한 가격대를 맞추는 관행이 여전히 통용되는 시장의 현실을 감안하면 진정한 차별화 시대는 아직 멀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또한 ‘상품을 판매할 때는 온갖 감언이설’을 늘어놓지만 ‘사고가 터지면 안면을 바꾼다’는 것이 계약자들이 보험사에 대해 갖고 있는 보편적인 이미지로, 이는 여전히 크게 개선되지 않았다. 실제로 보험계약과 관련해 피해를 입고 소비자보호원에 피해구제를 요구하는 사례는 지난해에 비해 크게 늘었다.소비자보호원은 올 상반기 손해보험분야 피해구제 요구가 3백건 접수돼 지난해 하반기 2백13건보다 40.9%증가했으며, 이중 자동차 보험이 2백5건으로 전체의35%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처리 결과를 보면 보험사가 보험금을 지급하였거나 부당하게 징수한 보험료를 환불하는 등으로 판명, 소비자의 요구대로 처리한 건이 1백60건으로 전체 3백건의 53.3%를 차지했다. 소비자가 취하·중지한 경우나 상담·기타 및 정보제공으로 종결된 건을 제외할 경우 소비자 요구대로 수용된 비율이 94.1%나 된다는 것이 소보원측의 설명이다. 금액으로 환산 가능한 1백52건을 대상으로 환산하면 처리금액은 8억4백38만원이며, 한건당 금액으로 바꾸면 평균 5백29만원이다.소비자보호원 분쟁 조정 2국 이면상 과장은 “자동차 보험 분쟁 중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것이 사고 후 할인 할증과 관련한 보험료 산정 문제로, 우월적 지위를 이용한 보험사들의 횡포가 여전히 많은 상태”라며 “가입 단계에서부터 보험사가 묻지 않아도 자신의 경력을 상세히 밝혀 할인 요인을 꼭 챙기고, 사고 후에도 적극적인 자세를 취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아직은 적극적으로 제 몫을 챙기는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