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골퍼들이 꼼꼼히 살펴보는 골프소모품 가운데 하나가 골프화다. 골프는 스윙 즉 몸통을 중심으로 한 회전운동. 그만큼 견고한 하체를 필요로 하며 이런 하체를 지탱하는 단단한 ‘바닥’은 바로 골프화에서 시작된다는 생각에서다. 게다가 라운딩시 골퍼들이 걷는 거리는 보통 6∼8km에 이르고, 걸을 때마다 체중의 80%를 발이 받쳐준다. 때문에 조금이라도 발에 맞지 않는 골프화를 신었다간 불편함이 이만저만이 아니다.골퍼들의 이런 사정을 아는지 20여개 국내외 골프화업체들도 갖가지 기능과 디자인, 공법 등을 강조하며 새로운 제품으로 골퍼들을 유혹하고 있다. 쇠징을 박은 골프화를 금지하는 골프장이 늘어난데다 새로 골프에 입문하는 사람이 늘면서 시장규모도 4백억원대(업계추산)로 커졌다. 그만큼 큰 파이를 차지하기 위한 경쟁은 더욱 치열해진 것이다.현재 국내에서 시판중인 골프화 가운데 가장 눈길을 끄는 곳은 ‘잔디로’. 지난 92년부터 골프화를 만들어온 토종 브랜드로, 20년 이상의 숙련공들이 수제화를 만든다. 잔디로가 주목받는 것은 나이키 아디다스 풋조이 에토닉 등 쟁쟁한 외국브랜드에 밀리지 않고 선전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특히 10만원대 중저가시장에서 잔디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최근에는 직매장을 늘리면서 판매에서 A/S까지 원스톱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판매전략을 바꿔 골퍼들로부터 호응을 얻고 있다. “세계에서 가장 질이 좋은 가죽을 만드는 업체의 하나로 꼽히는 영국 피타드사의 가죽을 사용하며, 신발창의 앞부분에 스틸강판을 삽입해 신발을 견고하게 고정시켜 골퍼들의 보행시 발에 가해지는 충격을 완화하고 발바닥을 편안하게 해준다”는 것이 잔디로측의 설명이다.국내에서는 최초로 에어쿠션을 내장한 운동화 스타일의 골프화를 개발, 국내 골퍼들의 눈길을 끌었던 마톡(트로이스포츠)도 최근 ‘MK-04’라는 새로운 모델로 시장확대에 나섰다. 골프화뒤쪽에 에어쿠션을 내장, 무릎이 받는 충격을 분산시키며, 신발과 발바닥의 접촉면적을 최대화시켜 보행과 임팩트시 최대한 몸을 받쳐주도록 제작된 모델이다. 또 외피의 꺾임을 쉽도록 했으며, 내부는 고탄성 스펀지와 매쉬천을 사용해 ‘발을 편안하게 감싸주는 신발’이란 평을 듣고 있다.수입브랜드시장에서는 덱스터골프화가 주목의 대상이다. “중국 등에서 제조한 수입브랜드와 달리 미국에서 제조한 완제품으로, 업다운이 심한 국내 골프장의 특성을 감안해 미끄러지지 않는 패스트록(fast lock)기술을 적용해 지면밀착도가 높고 발이 편안하다”는 것이 유미하 사장의 말이다.텍스터코리아에서 판매하는 자체브랜드인 ‘아이피가로’와 ‘글로플라이’도 골프화시장의 무서운 신예로 주목되는 브랜드. 지난 6월에 출시한 글로플라이는 케이블방송 SBS 골프채널의 ‘프로암대회’를 후원하면서 인지도를 한껏 높였다. ‘아이피가로’는 여성용 고급 골프화. 골프화에 패션성을 한껏 부여해 인기가 높다. “(글로플라이와 아이피가로는)골프화는 물론 일반 레저용 신발로도 손색이 없다”는 것이 유사장의 설명이다.이밖에 에어줌시리즈를 선보인 나이키, 서지오 가르시아가 신어 유명해진 ‘트랙션Ⅱ’를 내세운 아디다스, 고가 골프화시장의 실력자인 에토닉과 풋조이 등도 국내시장에서 더 큰 ‘파이’를 차지하기 위한 경주를 멈추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