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무구조·실적 바탕 성장성 눈여겨 봐야 … M&A재료 보유기업 투자메리트

가정이 어려울 때에 효자가 난다는 옛말이 있듯 폭락한 한국증시에서 어느 기업이 효자종목이 될지 관심이 몰리고 있다. 증시 전체가 하락하는 ‘폭풍우 장세’에서 덩달아 휩쓸려간 우량 기업들을 찾아내 투자하자는 것이 주요 골자. 그동안 닷컴주열풍, 테마주투자 등으로 소외된 우량한 기업들이 다시 투자자의 이목을 끌고 있는 이유다. 최근 증권업계 전문가들도 탄탄한 재무구조와 실적을 바탕으로 성장세를 이어나가는 기업에 장기적인 안목으로 투자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대우증권은 최근 우량주이면서 상대적으로 낙폭이 컸던 종목(지난 9월초부터 말까지)을 추천하는 보고서를 냈다.(표1참조) 대우증권은 “실적이 뒷받침되고 재무구조가 우수하며 성장성이 양호한 기업중 낙폭이 큰 종목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같은 관심은 최근 금융감독위원회가 부실징후 기업을 선별해 존속과 퇴출여부를 가려내겠다고 밝힌 데서도 비롯됐다.◆ “지루한 등락국면 대비 매수타이밍에 신경”대우증권 조재훈 투자정보팀장은 “퇴출기업 발표가 시작되면 자연히 좋은 기업들의 주가는 차별화된다”며 “증시가 지루한 등락의 국면으로 접어들 수 있기 때문에 우량주라도 매수 타이밍에 신경을 써야 한다”고 말했다. 국제유가와 반도체 경기, 구조조정 지연이 좀 더 심각하게 전개된다면 올 연말과 내년 초 증시상황이 더 나빠질 수 있기 때문이다.조팀장은 “중장기적으로 투자할 경우 주의해야 할 점은 우선 경기정점 논쟁이 장기화될 경우에 대비해 대형주보다는 중소형주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전했다. 둘째는 환율상승 가능성에 대비, 수출기업보다는 내수에 치중하고 있는 기업들에 투자하라는 것. 이런 점에서 제지, 제약, 도시가스 그리고 자동차부품에 관련된 기업이 주목을 받을 것으로 전망했다. 두 가지 조건을 만족하면서 재무상태가 우량한 종목이라면 중장기적으로 투자해도 손해보는 일은 없을 것으로 조팀장은 분석했다.다만 낙폭과대 종목중에서 대우자동차의 매각 여부에 민감하게 움직이는 한라공조나 동양기전은 매각 과정을 지켜본 뒤 투자하는 것이 좋다고 지적했다.한국투신증권도 낙폭은 컸지만 재무구조가 좋은 우량주를 추천했다.(표2 참조) 다만 대우증권과는 달리 대형주, 중소형주에 관계없이 실적 우량주에 관심을 보인 것이 특징. 중장기적으로 볼 때 유가와 반도체 경기가 안정돼 이에 영향을 받는 대형주나 받지 않는 중소형주의 차별적 투자는 의미가 없다고 전망했다.◆ 전통가치주 상승세 전망도한국투신증권은 본질가치에 비해 과도하게 하락한 낙폭과대 전통주가 테마를 형성할 가능성을 제시했다. 구조조정이 진행되면서 금융시장의 불안이 점차 사라질 때 전통가치주가 상승세를 탈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LG화학, 삼보컴퓨터, SK텔레콤 등 12개 기업이 투자유망 낙폭과대주로 선정됐다. 이중 LG화학은 지난 5월말 대비 주가하락률이 37.41%로 가장 높고 PER가 3.49에 불과했다. 삼보컴퓨터 콤텍시스템 SK텔레콤 롯데제과 코리아써키트 하이트론시스템즈 제일기획 한국통신 등도 주가하락률이 20∼37%대로 낙폭 과대 종목으로 꼽혔다.특히 이구산업, 삼양통상, 신도리코는 종합주가지수가 280을 기록했던 지난 98년6월 주가보다 20~35%까지 떨어져 낙폭과대 유망종목에 들었다.한투증권 백재열 선임연구원은 “반도체는 계절적 비수기를 지나 점차 안정세를 되찾을 것으로 보이고 경기도 향후 좋아질 것으로 생각한다. 다만 중장기적 투자에는 경상이익보다는 현금흐름이 좋은 기업을 찾는 것이 안전하다”고 말했다.한화증권도 가격메리트가 있는 신저가 종목을 매수 추천했다.(표3 참조) 다만 증시가 전반적으로 하락국면에 있기 때문에 장기보다는 단기투자를 권했다. 신저가 종목이란 본질가치에 비해 상당히 저평가돼 반등이 예상될 것으로 분석되는 기업들로, 최근들어 신저가를 경신한 종목들이다. 거래소의 경우 코리아써키트 신성이엔지 삼성테크윈 등이 단기매매 유효종목으로 선정됐다. 코스닥기업에서는 피에스텍 동양텔레콤 우영 등을 꼽았다.그러나 신저가 경신 종목들 중 상승전환의 가능성이 높은 종목은 역시 실적이 호전됐거나 M&A 등 재료를 보유한 기업이라고 분석했다. 한화증권 이창호 애널리스트는 “이들 기업에 투자할 때 목표수익률을 30%대로 낮추고, 캐시플로가 양호한 기업에 투자하라”고 조언했다.신영증권은 아예 중장기 투자유망 종목으로 현대백화점 SBS 화인케미칼을 찍었다. 이들 기업은 2백개 주력분석기업중 기업가치 대비 크게 저평가된 종목이다. 현대백화점의 경우 올해 예상실적 기준에 비해 PER가 매우 낮아 저평가된 종목으로 꼽혔다. SBS는 브랜드 가치 증가, 시드니 올림픽 방송 등으로 광고수익이 상당히 올라 유망종목으로 선정됐다. 화인케미칼은 LG화학에 항생제 원료공급계약을 맺어 고수익을 올릴 것으로 전망됐다.삼성증권은 지금처럼 경기하락기에 눈여겨 볼 종목으로 ROE(자기자본이익률) 가 높은 중소형주를 제시했다.(표4 참조) ROE는 경영자가 주주의 자본을 이용해 어느 정도의 이익을 올리는가를 나타내는 것으로 일반적으로 ROE가 높을수록 주가가 높게 형성되는 경향이 있다. 삼성증권은 경기 및 주가 하락기였던 지난 96~98년 주가가 상승했던 60개 상장종목의 49%가 ROE 10% 이상으로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삼성증권은 지난 상반기 실적을 토대로 한국전기초자 한라공조 한국컴퓨터 등 ROE가 높은 중소형주 14개를 발표했다. 리서치팀 김도현 애널리스트는 “경기침체, 주가약세에서는 부채비율이 낮은 기업보다는 정상적인 매출을 발생시키며 양호한 수익성을 유지하는 기업의 주가가 올라간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