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급등, 환율 출렁이면서 가입자 급증 … 환차익에 고금리, 개인 가입해도 유리

최근 국내 기업과 개인이 금융기관에 외화형태로 예금해 놓은 ‘거주자 외화예금’이 급속히 늘어나고 있다. 환율이 크게 출렁이고 있기 때문이다.지난 9월4일 1천1백4원을 기록한 이후 상승하기 시작한 원화 환율은 9월18일 한때 99년말 수준인 1천1백38원까지 크게 올랐다. 국제 유가 급등, 주식시장 침체 등 잇따른 악재가 외환시장을 동요시켰기 때문이다.이에 따라 시중은행의 거주자 외화예금잔액은 가파른 상승세를 그리기 시작, 8월말 1백30억달러를 넘어서며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외화예금이 폭발적으로 늘어난 이유는 기업들이 앞다퉈 달러 비축에 나섰기 때문이지만 개인들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HSBC 분당지점 나수종 PB팀장은 “주가 폭락 이후 외화예금 가입에 대한 문의가 늘어났고 실제로 가입한 고객도 많다. 5천만원에서 1억원대를 예금하는 고객도 있다”고 말했다.외화예금은 국내에서 외국환 형태로 저축하는 것으로 원화환율이 상승할 경우 환차익을 노릴 수 있다. 원화가치는 상대적으로 불안한 반면 달러는 안정돼 있으며, 최근 시중금리가 떨어져 있다는 것도 거주자 외화예금의 장점. 농협 국제금융부의 이혜영 과장은 “예치 기간, 은행에 따라 원화예금보다 높은 금리를 적용받을 수 있다. 따라서 원화 환율 상승에 대한 확신이 있다면 환차익에 고금리도 얻을 수 있어 개인이 가입해도 유리하다”고 말한다.단기 상품 금리가 크게 낮지 않은데다 환변동에 민첩하게 대응하기에 적당하기 때문에, 전문가들은 단기 상품에 계속 회전해서 운용하는 것이 낫다고 충고한다. 한편 HSBC 나팀장은 “요즘 거의 모든 고객이 주식투자를 한다. 주식시장에서 외국인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주가와 환율은 거의 반대로 움직이고 있다”며 주식투자의 리스크 헤지용으로 외화 정기예금을 들어둘 것을 권했다.◆ 정기·보통·수시입출금 등 다양 …모든 은행 취급외화예금의 종류에는 정기예금과 보통예금, MMDA와 유사한 수시입출식 예금 등이 있고 거의 모든 은행이 취급한다. 이밖에 금리가 크게 떨어졌을 때 보상해주는 외환은행의 ‘점프 2000예금’, 적립식과 보통예금의 성격을 혼합, 7일 이상만 예치하면 자유로이 인출할 수 있는 농협의 ‘통지예금’ 등 특징있는 상품도 있다.은행마다 신용등급에 따라 달러화 조달금리가 천차만별이기 때문에 개인 고객에게 적용하는 금리는 은행마다 차이가 있다. 신한은행은 정기예금의 경우 1개월 연6.5%, 3개월 6.91%, 6개월 7.12% 다.(미 달러예금 기준. 예치 통화마다 금리가 다르다) 원화정기예금과 비교해 0.2% 포인트 가량 높다. 농협은 보통예금에 2.16%(원화 보통예금은 1%)의 금리를 적용한다. 정기예금 1개월 6.36%, 3개월 6.55%, 6개월 6.5% 등이다. 1개월의 경우 원화예금보다 1%포인트 금리가 높고 6개월인 경우에는 원화예금이 0.5% 포인트 더 높다.HSBC는 정기예금 1개월 5.9%, 2개월 5.95%, 3개월 6.15% 등이며 보통예금에 해당하는 ‘외화종합예금’은 5.57%. 이 은행은 원화예금 금리가 더 높다. 외환은행은 1개월 5.56%, 3개월 7.144%, 6개월 7.189%로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를 적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