팝콘을 튀기고 있던 드류 베커(<스크림 designtimesp=20210> 1편의 인상적인 첫 장면에 나오는 드류 배리모어와 그녀의 극중 이름 케시 베커를 합성한 이름)에게 낯선 전화가 걸려 온다. 수화기 저편의 괴상한 목소리는 “무서운 영화를 좋아하느냐?”고 묻는다. 그리고 전화를 건 남자는 드류를 죽이기 위해 뒤쫓는다.이쯤되면 공포 영화를 좋아하는 관객은 ‘어 이상한데? <스크림 designtimesp=20213>이랑 똑 같잖아?’라는 의문을 가질 것이다. 그렇지만 이 영화는 <스크림 designtimesp=20214> 시리즈의 후속 편은 아니다. 키넌 아이보리 웨이언스가 감독을 한 <무서운 영화 designtimesp=20215>의 첫 장면이다. 이 영화는 올 7월 미국에서 개봉되어 개봉 3주만에 1억달러의 흥행 수입을 올리는 괴력을 과시한 패러디 코미디다.모든 패러디 코미디가 그렇듯 이 영화도 패러디의 대상인 원전 영화를 알고 보아야 훨씬 재미있다. <무서운 영화 designtimesp=20218>는 <스크림 designtimesp=20219>과 <나는 네가 지난 여름에 한 일을 알고 있다 designtimesp=20220>를 기본 골격으로 삼았고, <매트릭스 designtimesp=20221>의 네오(키아누 리브스)가 허리를 휘어 날아오는 총알을 피하는 그 유명한 장면과 <블레어 위치 designtimesp=20222>의 숲 속을 헤매는 장면, <식스 센스 designtimesp=20223>의 꼬마 콜의 ‘난 죽은 사람이 보여요’라는 대사, <유주얼 서스팩트 designtimesp=20224>의 충격적인 마지막 반전까지 패러디해 끝임없는 패러디의 연쇄를 보여준다.재미있는 사실은 <무서운 영화 designtimesp=20227>가 주로 패러디하고 있는 <스크림 designtimesp=20228> 역시 수많은 공포 영화를 참조해서 만든 공포 영화라는 점이다. <스크림 designtimesp=20229>은 자신이 속한 공포 영화 장르의 관습을 인용하는 동시에 비틀어서 새로운 공포 영화를 만들어냈었다.그런데 <무서운 영화 designtimesp=20232>는 <스크림 designtimesp=20233>을 원전 삼아 이를 또 한번 비틀고 있다. 게다가 영화제목 자체가 다. 웨이언즈 감독은 공포 영화의 몇몇 장면들을 패러디하는데 그치지 않고 공포 영화라는 장르 자체의 전반적인 속성에 손을 대고 있는 것. 이런 점에서 보면 <무서운 영화 designtimesp=20235>는 단순한 오락거리로써 1시간30분 동안 신나게 웃을 수 있는 영화라고 치부해버리기엔 그 무게가 만만치 않다.<무서운 영화 designtimesp=20238>는 세계의 모든 것은 거대한 인용 체계라는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의 경구를 몸소 실천해서 보여주고 있다. 또한 공포 영화의 구성 법칙과 장르 변형을 철저히 이용, 공포를 코미디로 전환시킴으로써 90년대 말 새롭게 부활한 공포 영화를 전혀 새로울게 없는 영화로 만들어 버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