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류가격 강세, 차입금 감소로 경상이익 증가 전망 … 한솔제지·한국제지 등 유망

제지업 주가지수는 작년 5월 755.03에서 계속 하락해 최근에야 240선에서 횡보하고 있다. 98년 저점인 265.55보다 낮다. 종합주가지수에 대한 제지업의 상대지수는 90년 이후 가장 낮다. 제지산업이 성숙기에 접어든 미국이나 일본에 비해서도 낮다. 아직 성장하고 있는 우리나라 제지업의 상대주가지수 하락은 과도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상대지수가 95년부터 계속 떨어진 것은 지류 가격이 95년을 고점으로 98년까지 약세였던 것에 큰 이유가 있지만 IT산업 성장에 비해 상대적으로 성장률이 낮아 소외됐던 것으로 보인다.(표1 참조)제지업 주가지수가 하락한 것은 크게 두가지 요인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첫째, 국내 경기 둔화 전망으로 지류 소비증가율이 낮아 제지회사들의 이익이 감소할 것으로 보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이다. 둘째는 IT산업 발전으로 종이의 미래가 불투명해질 것이라는 견해 때문이다.그러나 이런 이유들이 꼭 맞다고는 할 수 없을 것 같다. 제지업계는 아직 공급과잉이지만 앞으로 설비투자 규모는 작은 반면 국내소비와 수출이 꾸준하게 증가해 수급이 개선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수급 개선으로 지류 가격 지지가 이뤄지고 설비투자가 적으면 감가상각비와 금융비용 등 고정비 부담이 줄어들어 이익 감소를 방지할 수 있다. 구조조정으로 제지회사들의 차입금이 감소해 금융비용이 줄어들고 있는 것도 긍정적이다.제지업 수급 동향은 제지업 재고지수에서 출하지수를 나눈 재고/출하비율로 쉽게 파악할 수 있다. 가동률 유지를 위해서 제지업체들이 일정량을 생산하는데 반해 제대로 팔리지 않으면 재고가 쌓여 재고/출하 비율은 높아질 수밖에 없다. 따라서 지류 가격이 하락하여 제지회사들의 이익은 감소하게 된다.반대로 제지업 경기가 좋았던 86~88년간이나 93년말~95년 같은 기간의 재고/출하비율은 낮게 형성돼 제지회사들의 이익률 또한 높았다. 현재의 재고/출하비율은 만족할만한 수준으로 낮아지지는 않았지만 지류 소비를 감소시킬 큰 변동 요인이 없는 한 수급 호전이 예상된다.(표2 참조)◆ 구조조정으로 차입금 감소, 긍정적 요소물량을 기준으로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수입을 감안한 국내 지류소비는 2000년1~7월간 4백24만t으로 전년동기보다 14.3% 증가하고 97년 수준에 근접했다.지류소비가 IMF이전 수준으로 회복한 것은 제지업계에 상당한 의미가 있다. 96년 이후 지류 공급과잉분을 주로 수출로 소화해 그나마 가동률을 유지해 왔으나 앞으로는 국내판매가 수급을 조절하는데 큰 힘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한편 올해 1~7월간 수출은 1백54만4천t으로 전년동기보다 0.6% 감소했으나 97년동기의 98만6천t보다는 많았다. 제지업체들이 수출에 주력했고 수출대상국도 중국과 홍콩 중심에서 미국, 호주 등으로 다변화했기 때문이다. 세계 지류시장 호전으로 수출가격이 상승하고 있는 것도 원인이 된다.가동률은 99년 81.3%에서 2000년에는 89.2%로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국제 펄프 가격이 강세를 유지하고 지류 수급이 점차 호전되고 있는 것은 지류 가격 강세를 가능하게 해 주고 있다. 올해 제지업체들의 경상이익은 평균가격 상승과 이자비용 감소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다음으로 종이의 미래에 대해 생각해 보자. IT산업 발전은 분명히 종이의 미래를 위협할 수 있다. 하지만 종이를 완전히 대체할 수 있는 물질이 아직 없어 종이의 미래가 어두운 것만은 아니다.최근 선진국에서 연구개발하고 있는 ‘전자종이’와 국내 벤처기업들도 선보이고 있는 ‘전자서적’은 비단 제지업계뿐만 아니라 출판과 광고 및 PC산업 등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이들 새로운 매체가 제지산업에 위협이 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인터넷신문을 대부분 무료로 볼 수 있지만 종이신문 구독자가 감소하지 않는 것처럼 문화용으로 사용되는 종이 소비도 많기 때문에 생존 기간이 더 길어질 수도 있다. 종이책도 휴대가 편리하고 감성을 자극하는 면과 함께 오랜 기간 동안 사용해온 기억 때문에 쉽게 없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전자상거래가 확대되면 상품 포장용 판지 소비가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는 것은 제지업의 미래를 밝게 하는 부분이다. PC 보급률 확대가 인쇄용지 소비를 늘린 경험도 있다.또한 개발도상국에서 지류 소비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작년 세계 1인당 지류 소비량은 52.6kg이었는데 1백14개국이 이 수준보다 적었다. 주요 선진국의 1인당 지류 소비량은 약 2백kg이지만 아시아 평균이 26.9kg에 불과해 앞으로 성장 잠재력이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개발도상국 지류소비 급증 … 성장잠재력 높아제지업 수급 호전 전망으로 이익이 증가하고 있다는 것도 주가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을 전망이다. 투자유망한 제지회사로는 한솔제지와 한국제지, 한국수출포장, 세림제지를 꼽을 수 있다.(표3 참조)한솔제지는 98년부터 신문용지공장을 합작회사인 Pan Asia Paper에 매각한 것을 시작으로 과감한 구조조정을 실천, 위기를 헤쳐나간 국내 최대 제지회사이다. 올해는 한통엠닷컴 지분도 매각해 구조조정을 성공적으로 끝내고 있다. 유입된 유동성 자금으로 차입금을 상환해 부채비율이 대폭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내년부터는 양호한 재무구조에서 나오는 경쟁력을 바탕으로 영업이익 호전이 기대돼 장기투자유망하다.한국제지는 감가상각 방법을 변경했다는 점 이외에도 인쇄용지 가격 강세와 원가절감으로 경상이익이 증가할 전망이다. 새로운 대표이사가 취임하면서 주주 중심의 경영이 이뤄질 것으로 보여 투자유망하다.한국수출포장은 골판지원지 가격이 상승함에 따라 경상이익이 증가할 전망으로 투자유망하다. 이 회사는 골판지원지에서 골판지상자까지 일괄 생산하는 체제를 갖추고 있어 시황 변동에 대처하기가 쉽고 골판지업계 시장 구조 재편에서도 유리한 위치에 있다. 남북경협공단에 투자를 할 계획이 있어 장기적 성장성도 확보된 것으로 보인다.세림제지는 백판지 수출 가격 상승으로 경상이익 증가가 예상된다. 자회사 형태로 운영하던 환경사업에 세림환경기술과 세림정보통신을 작년에 흡수합병하면서 직접 뛰어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