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꼭 성공하고 싶다.”씽크프리(www.thinkfree.co.kr) 강태진 사장(41)은 웹환경 사무처리 프로그램인 씽크프리 오피스(워드, 스프레드시트, 프리젠테이션, 파일관리자 등의 기능)를 두고 이런 기대를 걸었다. 강사장이 이번에 내놓은 작품에 기대를 많이 걸고 있는 이유는 주위의 호평보다는 지난 15년간 사업을 하면서 변변히 성공이라고 할 만한 것을 내놓지 못했다는 것 때문이다. 지난 88년 ‘아래아 한글’의 기반이 되었던 한글2000을 개발한 장본인이었지만 그만 마케팅에 실패해 사업적인 재미를 보지 못했다. 그후 사임당, 틀마름이 등 새로운 제품을 내놓았지만 결과는 만족스럽지 않았다.그러나 이번 경우는 ‘작품’이 될 것이란 예감이 들었다. 이미 지난 2월 미국 팜스프링스에서 열렸던 ‘데모2000콘퍼런스’에서 씽크프리 오피스가 첫선을 보여 관련업계의 호평을 받았다. 미 경제 격주간지 <포천 designtimesp=20235>은 씽크프리 오피스를 올해 주목할만한 소프트웨어로 소개했고, <월스트리트저널 designtimesp=20236>은 오피스 프로그램 분야에서 마이크로소프트사의 경쟁자가 될 수 있을 것으로 평가했다. 실제로 지난 7월 미국에서 출시하자 무려 10만여명이 오피스를 내려받을 정도로 큰 인기를 끌었다. 국내에는 10월말부터 출시될 예정이다.강사장은 “씽크프리 오피스는 자바(JAVA)언어로 설계된 용량 8MB대의 애플리케이션이다. 마이크로소프트사의 오피스가 70MB가 넘는 것을 감안한다면 이는 상당히 가벼운 프로그램”이라고 소개했다. 메모리를 덜 차지한다는 것뿐 아니라 내려받는 데에도 시간이 절대적으로 절약된다. 또 자바로 구현돼 유닉스, 윈도, 리눅스 등 어떤 운영체제에서도 작동되는 것이 특징. 일단 설치해 놓으면 자동으로 업그레이드되고 네트워크가 끊어져도 오프라인에서 작업을 계속할 수 있다는 장점도 갖고 있다. 이런 이유로 지난해 9월 보스턴 벤처캐피털사인 프리즘 등 3개 투자자들은 씽크프리에 5백40만달러를 투자했다.지난해 초 씽크프리 오피스를 개발하고 미국에 펀딩을 받을 때 일이다. 기술 하나는 끝내주는데 마땅히 투자자가 나서지 않았다. 이번에도 실패하는 것이 아니냐는 불안감으로 미국 실리콘밸리의 유명 투자회사를 찾아다녔지만 어느 누구도 나서지 않았다. 실리콘밸리는 그동한 투자받은 레코드나 경력 등을 중요시하고 본사가 이 지역에 있어야 하는 등 까다로운 조건이 있다는 것을 간과했던 탓이었다. 그래서 결심하게 된 것이 본사를 실리콘밸리로 옮기는 것과 실리콘밸리에서 경험을 쌓은 전문 CEO를 영입하는 것 등 두 가지였다. 이런 이유로 하버드에서 MBA를 취득하고 18년 동안 실리콘밸리에서 마케팅 경험을 쌓은 이경훈(43)씨를 미국 본사의 경영을 책임지는 CEO로 영입했다.◆ 8MB대 애플리케이션 가벼운 프로그램 자랑“새로운 것에 도전하거나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것엔 자신이 있는데, 경영은 소질도 없고 재미도 발견하지 못하는 단점이 있어요. 이사장은 제가 없는 부분을 채워줄 수 있습니다. 이젠 이 분야에서 석권하는 일밖에는 없어요. 꼭 성공할 것으로 자신합니다.”강사장은 중학교를 졸업한 뒤 캐나다로 이민을 갔다. 토론토 대학에선 인지심리학으로 석사학위를 땄다. 대학에 다녔던 지난 83년 캐나다 식당에서 친구들과 밥을 먹다가 한글자동모아쓰기를 애플투로 구현할 수 있는 아이디어를 얻었다. 이것을 기반으로 5년 뒤 한글2000이라는 워드 프로그램을 개발했고, 이 소프트웨어의 버그를 잡아주던 서울대 이찬진(현 드림위즈 사장) 학생이 ‘아래아한글’을 출시해 유명세를 탔다. 시장은 첫 진입자보다는 첫 성공자를 기억한다는 뼈저린 기억을 강사장은 이번엔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각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