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돈 탭스콧 외 지음/유한수 옮김/물푸레/384쪽/2000년/1만4천5백원

급격하게 발달하는 정보통신 기술은 기존 경제이론의 패러다임을 뒤흔들어 놓고 있다. 산업화시대의 경제는 물리적인 제품과 서비스에 기초를 두었다. 산업화시대에는 제조 비용을 낮추고, 부가가치를 높이는 것이 목표였다. 이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대량생산 방법이나 공정의 효율성을 높이는 방법을 찾는 것이 중요했다.그러나 ‘신경제’에서는 더 이상 이같은 논리가 성립하지 않는다. 정보통신의 발달과 함께 제품과 서비스는 소프트웨어나 정보 등과 같이 물리적인 형체가 없는 것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이것 모두는 지식을 기반으로 한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산업화시대에 통하던 경제이론과는 어긋나게도, 대체로 지식상품은 한계생산비용이 영에 가깝다. 또한 반도체나 전자제품같은 지식집약적인 물리적 제품 역시 가격이 계속 하락한다.개발하는데 드는 비용은 많으나, 제품을 더 많이 생산하거나 복사하는 데 드는 비용은 적거나 거의 없다. ‘수확체감’이 아니라 ‘수확체증’의 법칙을 따르는 것이다.지식기반 산업은 인터넷의 활성화에 맞물려 무시무시한 속도로 성장하며 디지털경제의 탄생을 주도하고 있다. 지식중심, 수확체증, 네트워킹을 앞세운 새로운 경제환경은 기업 활동에 새 지평을 열고 있다.또한 인터넷의 확산은 가상 공간을 통해 기업과 고객, 공급자가 동시에 한곳에서 만나 값싸고 빠르게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고 제공받을 수 있는 가능성을 제공했다. 저자는 이렇게 기업과 고객, 공급업체들이 디지털 체널을 통해 형성한 협력 네트워크를‘비즈니스 웹’(b―web) 이라고 명명한다. b-web이란 네트워크로 서로 연결된 유연한 협력업체 그룹이다. 고도로 조직화돼 있고, 형태를 갖추지 않은 경우도 있다. 미래의 기업형태인 것이다.저자 돈 탭스콧은 전작을 통해 N세대라는 용어를 가장 먼저 사용하고, 널리 퍼뜨린 사람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바로 이 b―web 안에 있는 모든 자산을 ‘디지털 캐피털’이라는 개념으로 묶고, 이것이 신경제에서의 기업 성공을 좌우하는 핵심이 된다고 말한다.기업은 인적 자본, 고객 자본, 구조적 자본 등 세가지 자본이 서로 연결되어 탄생하는데, 디지털 환경에서는 인적자본, 고객자본, 구조적 자본들이 자신이 소유하고 있는 b―web 상의 무한한 세계로 열려 있다는 것이다. 디지털 시대, 기업의 성공 열쇠는 어떻게 이같은 자본을 모으고 효과적으로 활용하느냐에 달려 있다는 것이 저자가 이 책을 통해 전하는 교훈이자 경고다.‘승자가 되기를 원하는가? 그렇다면 바뀐 시대의 규칙을 따르라’는 위협섞인 메시지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