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성항공여행사 이승호(44)사장은 여행업을 천직으로 안다. “여행사를 운영해 이만큼 컸으니까 계속 여행사업을 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국내 여행사들이 하루가 멀다 하고 문을 닫고 나가던 97년 이사장은 장사가 잘 되던 커피숍을 처분해 여행사 경비로 충당하며 버텼다. “돈을 버는 쪽으로 그냥 업종을 변경할 일이지”라는 주위의 의아한 시선에는 “팔자에 역마살이 끼었나 보다”고 응수한다.우성항공여행은 골프 투어를 전문으로 하는 여행사다. 83년 제일여행사에 입사, 여행업계와 인연을 맺은 이사장은 89년 5백만원을 창업자금 삼아 서울 종로의 허름한 건물 지하에 ‘우성항공여행사’ 간판을 내걸었다. 출발은 보잘것 없었지만 10여년이 지난 지금 연 매출 30억원의 회사로 성장했다.처음에는 다른 여행사에 비해 뚜렷한 특색이 없었다. ‘제주도 골프투어’ 라는 히트 상품을 내놓으면서 차별화에 성공했고, 회사도 성장할 수 있었다.내륙과 제주의 성수기가 서로 다르다는 점에 착안해 95년 내놓은 상품이다. 제주 골프 투어 패키지 상품은 1박2일에 50만원에서 80만원선까지인데 올해 4천명에게 이 상품을 판매했다.이사장의 노하우는 골프 여행 비수기를 공략하는 것이다. 골프 여행객이 뜸한 9월경에 값을 대폭 낮추고 세미나를 유치하는 등의 마케팅으로 많은 고객을 제주도에 보낸다.이렇게 항공사와 호텔에 비수기 이용률을 높여주면, 성수기에는 더 저렴한 가격으로 많은 항공권과 숙박권을 확보할 수 있다. 그러면 성수기에도 유리한 조건으로 상품을 판매할 수 있는 선순환이 이뤄지는 것이다.◆ 저가 상품 개발도 관심사그는 “제주도에 대해서는 우리만큼 잘 알고 있는 곳이 없다”고 자랑한다. 제주도는 워낙 날씨가 변화무쌍해서 골프 여행을 왔다가도 그냥 돌아가는 경우가 잦다. 그래서 제주도 안에서도 지역마다 날씨가 다르다는 점에 착안했다.“직원들이 무전기를 갖고 제주 곳곳에서 날씨를 점검해 날씨가 좋은 지역의 골프장으로 안내했다. 골프 투어의 목적에 맞게 어떻게든 골프를 치고 돌아갈 수 있도록 한 것이 좋은 반응을 얻었다”고 그는 설명한다.한번 이용하면 더 이상의 거래가 없는 신혼여행 상품과는 달리, 골프 투어는 가격과 서비스에 만족하면 또 찾게 된다. 그래서 입소문이 가장 중요한 마케팅수단인 곳이 바로 여행업계라고. “우성의 골프 투어는 확실하다”는 인식을 얻는 것이 이사장의 목표다.최근 그는 일본과 동남아 골프 투어 상품 개발에도 혼신의 힘을 쏟고 있다. “골프 이벤트를 개최하는데 우리만큼 노하우가 있는 곳이 없다”는 자부심이 뒷받침되고 있다. 저가 상품을 개발하는 것도 관심사. “값이 싸면 서비스도 부실하다는 인식을 바꾸어 놓겠다”는 것이 이사장의 각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