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흙으로 보석을 빚겠다" 각오 점토공학 한우물, 서울 인사동 거리 바닥시공 업체로 선정

벽돌은 아주 오래된 건축자재중 하나다. 돌이나 나무와 같은 천연자재를 제외하고는 손꼽힐 정도로 역사가 긴 자재다. 티그리스강과 유프라테스강 유역의 메소포타미아 문명에서 벽돌을 사용했다고 한다. 이후 바빌로니아 앗시리아 이집트 등으로 전래됐고 화산폭발로 비운을 맞은 폼페이에서도 벽돌로 건물을 지었다. 아시아권에서는 인도 중국을 거쳐 한국으로 전해진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같이 오랜 역사를 지닌 것은 건축자재로서 장점이 많기 때문. 반영구적이고 유지관리비가 적게 들며 단열 보온 방음효과가 뛰어나다. 경량이어서 기초 공사비가 적게 드는 것도 장점. 무엇보다 아름답고 흙으로 만들어 인간에게 친숙하고 환경친화적이다.골동품과 고미술품 메카인 서울 인사동 거리가 벽돌로 깔리고 있는 것도 아름답고 품위가 느껴지기 때문. 서울 명동 역시 벽돌로 바닥을 바꿀 예정이다. 이들 바닥재는 서울 방배동에 있는 우성세라믹스(대표 이응원·62)가 생산하는 것. 사무실 한쪽에 갖가지 벽돌이 가지런히 놓여있는 이 회사는 벽돌 벤처기업이다. 갖고 있는 지식재산권이 60여건에 이른다. 벽돌생산을 효과적으로 늘릴 수 있는 성형방법에 관한 특허를 비롯해 각종 무늬에 관한 의장등록 상표등록 등이다. 국내에서 처음 개발한 벽돌만도 10여종에 이른다. 생산제품은 무늬벽돌, 인도벽돌, 백화방지벽돌, 유럽풍 도자기질 벽돌, 황토벽돌 등. 포상과 인증도 많이 받았다. 굿디자인마크 우수산업디자인마크 우수조달제품 인터넷프런티어기업선정 석탑산업훈장 등.◆ 벽돌공사의 모든것 원스톱서비스 제공이응원 사장은 벽돌에 미친 사람이다. 벽돌과 인연을 맺은 것은 40년이 넘는다. 벽돌인생을 산 셈이다. 서울공고 화공과를 다닐 때 진흙으로 벽돌을 굽기 시작했다. 이때 벽돌에 매료돼 한양대 화공과를 졸업, 직장생활을 거쳐 창업을 할 때도 벽돌에서 한발자욱 떠나 본 적이 없다. 일본 홋카이도 공장에서 3개월간 연수도 받았다. 한양대 대학원을 거쳐 미국 퍼시픽웨스턴대에서 경영학박사 학위를 땄지만 이것 역시 벽돌사업을 위한 것이다.그가 벽돌에 흠뻑 빠진데는 몇가지 이유가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벽돌의 원료가 흙이라는 점. 한국처럼 부존자원이 없는 나라는 흙이라도 활용해야 한다며 벽돌 개발에 진력했다. 사방에 널려 있는 흙으로 보석을 빚겠다는 목표를 세운 것. 흙은 인간과 뗄래야 뗄 수 없는 물질 아닌가.경기도 평택시 포승면에 있는 부지 1만3천평 건평 4천3백평의 공장에는 내부온도가 섭씨 1천도가 넘는 가마가 있다. 벽돌의 소성온도는 1천80도에서 1천3백도. 전국에서 반입된 고령토나 붉은 황토가 산더미처럼 쌓여있다. 주로 겨울철 농한기에 파온 흙들이다. 이들 속에 섞인 돌멩이 비닐 종이 등 불순물을 거르고 잘게 빻아 고운 가루로 만든뒤 반죽해 굽는다. 갖가지 아름다운 벽돌이 쏟아져 나온다. 붉은 색, 회색, 검은색, 노란색 등. 색깔만 다양한게 아니다. 연꽃 봉황 등 한국의 전통문양, 알파벳 등 갖가지 무늬를 넣은 벽돌도 생산된다. 점토 바닥벽돌도 나온다.이 회사는 벽돌건물이 측면충격에 약한 점을 보완하기 위해 ‘조적보강시스템’도 개발해 보급하고 있다. 아연도금철판을 소재로 앵글과 내진연결판을 만들어 건물을 튼튼히 고정시킬 수 있도록 한 것. 이럴 경우 수십층 높이의 고층건물도 지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한곳에서 벽돌공사에 필요한 모든 제품을 구할 수 있는 원스톱서비스도 제공한다. 모르타르나 화학세제(클리너) 등도 공급한다.◆ 흙역사관 등 설립, 인재양성 앞장이사장은 두가지 소망을 갖고 있다. 첫째 흙역사관을 지어 후손들에게 흙의 장점, 벽돌의 장점을 알리는 것이다. 또 하나는 흙을 활용하는 인재를 양성하는 것. 대학의 요업과나 재료학과에서도 점토공학을 가르치는 곳은 없다고 안타까워 한다. 점토공학과 신설을 도와 벽돌을 제대로 교육시키겠다는 것. 직접 강사로 나서 여러 곳에서 강연을 하고 있다.저서와 논문도 여러편 냈다. 경량건재 제조연구를 비롯해 △한국 벽돌산업의 과거와 미래 △점토벽돌의 건조 이론과 실무 △점토벽돌의 역사 등이다. 최근에는 황토분야에도 진출했다. 순수 황토는 고령토나 점토보다 거친 입자로 연황색이나 분홍색을 띤 퇴적물. 여기에는 실리카와 알루미나 철 마그네슘 나트륨 등 수많은 무기질이 포함돼 인체에 유익하다고 주장한다. 다만 시공하기 어렵고 시공후 갈라지는 문제 등으로 건자재로 선택받기 어려웠는데 이를 방지한 바이오황토 모르타르를 개발해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바닥이나 벽 천장을 뜯지 않고 시공할 수 있어 수요가 점차 늘고 있다”고 그는 설명한다. 단독주택이나 빌라 아파트 별장 전원주택 등 주거용 건물은 물론이고 호텔 식당 다방 유흥업소 사우나 찜질방 등 인테리어 자재로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는 것.“한국의 벽돌 역사는 약 2천년 정도 됐습니다. 고구려 백제 신라중 벽돌은 백제에서 가장 아름다운 꽃을 피웠지요. 묘나 탑에 벽돌을 사용했고 예술로 승화시켰습니다.”이 사장은 환갑이 지난 나이지만 흙에 땀을 섞은 예술품을 빚기 위해 오늘도 미적감각이 뛰어난 벽돌 연구에 몰두하고 있다. (02)521-51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