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가속 전용 서버 ‘포트라 200/150’ 개발 … 올 1백억원 매출 예상

러시아워로 불리는 출퇴근 시간에는 한꺼번에 많은 차들이 도로에 몰리면서 도로 전체가 극심한 교통체증에 시달린다. 또 정체에 따른 사소한 추돌사고가 여기 저기서 끊이지 않고 발생한다. 네트워크로 연결된 인터넷에도 러시아워는 있다. 예를 들어 한 회사에서 사용하는 인터넷망에 동시에 많은 사용자가 접속하게 되면 속도가 떨어지는 문제가 나타난다. 심지어 시스템이 정지(다운)하는 경우도 종종 발생한다. 따라서 기업마다 시스템 관리자들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SVC테크놀로지(대표 우광수)는 인터넷 가속 전용 서버인 포트라(Portra)200/150을 개발해 인터넷 속도저하 문제를 해결한 벤처기업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 제품은 아무리 많은 컴퓨터가 동시에 인터넷에 연결돼도 네트워크 속도가 떨어지거나 다운되는 일을 방지해 준다. 지난해 제품이 출시된 이후 효용성에 대한 소문이 퍼지면서 1백여개가 넘는 인터넷 기업을 고객으로 확보하기에 이르렀다.◆ 시스템 원격관리 … 보안성도 높여이 회사 최웅 연구소장은 “회사에서 인정하고 있는 IP와 개인적으로 사용하는 IP를 구별해 주는 장치를 마련했다”며 “도메인을 분류해 허용된 도메인외에는 접속이 불가능하도록 해 인터넷 접속 속도를 효과적으로 높여준 것이 포트라 서버의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이 서버에 4백대의 PC를 연결해 실험한 결과 55일 동안 속도가 떨어지거나 다운이 된 일이 없었다”고 덧붙였다. 이런 덕택에 이 회사 제품은 특히 초·중·고등학교의 교육망 설비를 담당하는 곳에서 인기 급상승중이다.포트라 서버의 특징은 안정성 외에도 여러 가지가 있다. 우선 모니터와 키보드가 없다는 점이다. 영업팀 란혜옥 이사는 “제품 포장을 풀고 전원만 연결하면 곧바로 시스템이 작동된다”며 “모니터와 키보드가 없기 때문에 무단 침입자에 의해 시스템이 조작될 염려도 없어 보안성면에서도 우수하다”고 강조했다. 또 웹 브라우저를 통해 관리자 인터페이스를 볼 수 있도록 한 점도 돋보인다. 이를 통해 시스템을 원격으로 관리할 수도 있다. 이밖에 자동 Shut-down 기능과 재부팅 기능은 물론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을 지원한다.무정전전원장치(UPS)를 포트라 서버에 내장시킨 것도 이 회사의 기술력이 돋보이는 대목이다. 전원에 문제가 생기면 자동으로 감지해 시스템 작동을 중지시킨 후 전기상태의 정상 여부를 판단해 리부팅하는 기능까지 갖추고 있다. 이 장치를 포함해 통합카드, LCD 디스플레이 등 이 회사가 내놓은 ‘포트라웨어’도 독창성이 뛰어난 제품들이다. 현재 이 제품들은 삼성전자를 비롯 대기업체에 공급되고 있다.포트라 서버는 각종 애플리케이션을 지원하는 폭도 넓다. 인터넷전화, 온라인 게임 같은 응용 소프트웨어 운용에 안성맞춤이다. 게임방, 사이버아파트 등에서 이 회사 제품이 인기를 끌 수 있었던 것도 이런 기술력이 밑받침됐기 때문에 가능했다.◆ 안정적인 컴퓨터 사용에 중점 결실 거둬SVC테크놀로지는 지난 92년 (주)두엄이라는 회사로 출발했다. 그동안 소프트웨어 개발과 판매를 주로 하는 SI 사업에 주력해 왔다. ‘인감 시스템 소프트웨어’ ‘유닉스게이트웨어’ 등이 대표적인 제품들이다. 93년 대만의 네트워크 전문업체인 액톤(ACCTON)사와 손잡고 LAN사업을 시작했다.관리부 임인순 이사는 “사업 초기에는 액톤사에서 LAN카드, 허브, 홈PNA 등 LAN 관련 장비를 들여와 국내에 공급했다”며 “이후 곧바로 자체 기술을 습득해 수입 장비들을 우리 기술로 생산하는데 성공했다”고 말했다. 네트워크 장비도 단순히 상표만 붙여 공급하는 것과는 차원이 다르다. “고객이 안고 있는 문제점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한 후 이를 설계 단계에서 반영해 제품을 개발한 것이 기술력을 확보하게 된 비결”이라고 임이사는 덧붙였다.지난 8년 동안 안정적으로 컴퓨터를 사용할 수 있는 기술에 초점을 맞춰온 결과 이 회사 제품은 특히 닷컴 기업에 인기가 높다.이 회사 기술을 도입한 대표적인 예가 생활용품 사이트인 ‘나이스프린트(www. niceprint.com)’다. 이 사이트를 이용하면 원하는 제품에 디자인을 선택해 주문할 수 있다. 즉 맞춤형 인쇄가 가능한 것이다. 오프셋 자수 패드 실크 전사프린트 등 다양한 프린트 방식과 기술을 이용해 온라인으로 자신만의 티셔츠 카드 머그컵 앞치마 타월 등을 직접 만들 수 있다. 나이스프린트닷컴의 디자인팀 김선학 과장은 “SVC테크놀로지의 네트워크 기술을 이용해 훨씬 빠른 속도로 디자인하고 발주까지 하게 됐다”며 “주문한 제품은 곧바로 오프라인으로 생산된다”고 말했다. 나이스프린트닷컴은 현재 1만명이 넘는 회원을 확보하고 있다. 최근엔 한국통신 하이텔과 서버 및 네트워킹 솔루션을 패키지로 판매하는 계약도 체결했다.SVC테크놀로지는 지난해 22억원의 매출을 올린데 이어 올해 매출 목표인 1백억원은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인터뷰 / 우광수 사장“첨단기술도 쉽게 쓸 수 있어야 보배”“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배입니다. 아무리 훌륭한 제품이라도 사용방법이 복잡해 불편하다면 아무 소용이 없습니다.”우광수(47) SVC테크놀로지 사장은 소비자가 ‘가려워하는’ 곳을 ‘긁어주는’ 게 바로 개발자의 책임이라고 강조한다. IMF경제위기 직전 30억원 손실로 회사가 부도나 ‘빈털털이’가 됐을 때도 사용자 중심의 개발원칙에는 변함이 없었다.우사장은 게임방이 특수를 누릴 것을 예견하고 전국 게임방을 돌아다니며 서버를 팔았다. 4개월간 6만Km를 달렸을 정도다. 고객이 장비를 사용할 때 느끼는 애로사항이 무엇인지 직접 찾아다닌 것이다.“덕분에 사업 밑천으로 1억원 정도 모았습니다. 그러나 돈으로 계산할 수 없는 ‘고객중심 경영’의 교훈이 재기하는데 결정적인 힘이 됐습니다.”대학에서 전자공학을 전공한 우사장은 지금도 하루 서너시간은 관련 분야를 연구하는 학구파 CEO라는게 주위의 평이다. 그러나 기술이 모든 것을 주도할 수 없다는 점을 우사장은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벤처기업도 전문경영인 체제로 거듭나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