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체계 자동변환, 편리한 전자상거래 실현... B2B기술 인프라 구축 위해 해외진출도 모색

한 중소기업 자재과 직원이 철근 연료 사무용품 등 세 종류의 물품을 하루에 구입하려고 했다. 시간을 절약하기 위해 인터넷을 이용한 것까지는 좋았다. 그러나 이 직원은 예상치 않은 어려움을 겪게 됐다. 우선 각 업종별로 구축된 전자상거래 사이트를 세 군데나 옮겨 다니며 몇 번씩이나 새로 검색해야 했다. 불편함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사무용품만을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사이트에서 용품 분류 기준이 구매 직원의 컴퓨터에 저장돼 있는 분류 형식과 맞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구입하려는 용품을 하나씩 입력해야 했다. 철근이나 연료 전문 사이트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결국 이 직원은 인터넷을 통해 필요한 물품을 구입하겠다는 생각을 포기해야만 했다.◆ 기업·물품 데이터 구축 쾌속 성장(주)바이어스타트가 운영하는 B2B 전자상거래 사이트인 바이어스타트(www.buyerstart.com)에선 이런 일들을 한번에 속시원하게 해결해준다. 이 회사 전략기획본부의 김성엽 본부장은 “한두개 분야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원자재부터 소모품까지 16개 카테고리로 분류해 모든 물품을 총망라했다”고 설명했다.16개의 전문 분야를 한 사이트 안에 모두 연결시켜 놓은 셈이다. 따라서 이 사이트에 들어오면 ‘만물백화점’에서 쇼핑하듯 각 분야를 일목요연하게 둘러 볼 수 있다. 구입과 판매가 동일한 카테고리에서 이루어져 편리한 전자상거래를 실현한 것이다. 이 사이트는 지난 7월 시범 서비스를 시작한 지 3개월만에 1백30개의 기업과 1만개가 넘는 물품 데이터를 분야별로 입점시키며 쾌속 성장을 하고 있다.토털 B2B 전자상거래 사이트를 표방한 바이어스타트가 구매자 판매자 모두에게 인기있는 이유는 몇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우선 ‘중립카테고리’란 기술이 핵심이다. 흔히 같은 상품을 회사에 따라서 분류 기준을 다르게 하는게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예를 들어, ‘트럭’이란 상품을 A사는 ‘건설기계’로 분류하는 반면 B사는 ‘자동차’라는 카테고리로 분류시키는 경우다. 분류방식에서 차이가 생길 경우 2차, 3차 하위 카테고리로 진행되면 완전히 서로 다른 물품으로 취급하게 된다. 따라서 판매자나 구매자 어느 한쪽에서 분류해 놓은 카테고리를 수정해야 한다.이 회사의 ‘중립카테고리’ 기술은 회사마다 제각각으로 분류된 카테고리를 표준 분류기준으로 자동변환시켜 준다. 결국 구매자와 판매자는 ‘클릭’ 한번으로 원하는 상품을 구매할 수 있는 ‘원스톱’ 거래가 가능해지는 것이다. 김영철 개발팀장은 “서로 다른 분류 체계를 가진 상품을 통합 관리할 수 있어 상품 검색 시간을 줄이고 오류도 막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검색 효율 높이는 ‘타깃 서치엔진’ 개발이 회사는 웹상에서 해당 분야를 정확하게 추적하는 ‘타깃 서치엔진’도 개발했다. 이 제품은 검색 효율을 높여주는 기술로 각 산업별로 업체 상품 뉴스 웹 정보 등을 원할 때마다 신속하게 찾아낼 수 있다. 이종탁 마케팅 팀장은 “3천명의 사용자가 동시에 거래할 수 있고 아무리 규모가 큰 거래도 2시간내에 완벽하게 처리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이와 함께 휴대폰을 이용한 거래도 가능하다. 구매자는 휴대폰에 제공되는 메시지를 통해 필요한 상품을 검색할 수 있다. ‘견적요청’을 하면 해당 상품의 제조사와 판매사의 담당자에게 견적이 발송된다. 견적이 도착하면 판매자는 핸드폰으로 바이어스타트 사이트에 접속해 내용을 확인하고 견적서를 작성해 구매자에게 보내면 된다. 매매 조건이 맞을 때까지 몇번이고 반복할 수 있다.바이어스타트의 또 다른 특징은 직원뿐 아니라 대리점주 등 누구나 자유롭게 참여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종탁 팀장은 “현재 제공되는 ‘상품 판매사 등록’ 서비스는 그동안 오프라인 판매조직들의 반발에 부딪쳐 온라인 시장 진입에 어려움을 겪어왔던 기업에 획기적인 대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이 회사가 차별화된 B2B 전자상거래 사이트를 운영하기까지는 솔루션 연구·개발에 대한 투자가 밑받침됐다. 현재 영산대학교 인터넷벤처센터의 인터넷 영상기술연구소 (IITRC)에서 상품 정보를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영상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다. 산학 연계차원에서 한양대학교 경영정보연구소와 공동으로 ‘e-커머스 프로젝트’도 진행 중이며 조만간 완성될 예정이다.탄탄한 B2B 수익모델도 이미 세워 놓았다. 당분간은 사이트를 무료로 운영하면서 회원 확보에 주력할 계획이다. 이후 타깃광고 유치, 마케팅 서베이 서비스, 경매·역경매 중개, 물류서비스 대행 등 기업을 대상으로 수익 창출을 꾀한다는 전략이다.B2B 관련 정보기술의 인프라 네트워크 구축을 위해 단계적으로 해외진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서동형 전략영업팀장은 “일본 중국 독일에 지사를 설립해 운영중”이라며 “이를 기반으로 외국 B2B 전문업체와 제휴하는 방안을 모색중”이라고 말했다.★ 인터뷰/ 김화영 사장유통 노하우 인터넷 접목 성공‘선견지명(先見之明)이 있었다’.지난 9월 바이어스타트 서비스가 본격적으로 시작되자 김화영사장(50)에게 쏟아진 주위의 반응들이었다. 김사장은 삼희통운(현 한익스프레스), 한화에너지 등에서 20년 넘게 잔뼈가 굵은 유통전문가다. 지난해 유통전문회사 세원글로벌을 설립한 것도 유통분야에서 자신만의 ‘새로운 전기’를 마련하겠다는 포부에서다. 다른 유통업체들과 달리 회사 설립 초기부터 정보통신사업부를 핵심부서로 키웠다. 유통의 노하우를 인터넷에 접목할 수 있는 B2B 전자상거래 분야로 뛰어들 만반의 준비를 했던 것이다.바이어스타트는 정보통신사업부를 분사시켜 설립한 회사다. 김사장은 “B2B 시장이 성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오프라인과 온라인이 효과적으로 결합돼야 한다”며 “기존의 유통조직을 그대로 흡수하는 ‘공생’의 서비스 제공이 이뤄져야 가능하다”고 지적한다.김사장이 B2B 사업에서 강조하는 원칙은 회원사간 신뢰다. 한국신용정보(NICE)와 제휴해 신용이 인증된 기업만 참여할 수 있도록 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이와 함께 김사장은 세계 B2B 시장과 연계할 수 있는 ‘글로벌 B2B 네트워크’ 구축도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규모의 물량과 양질의 서비스를 확보하기 위해선 시너지 효과가 필수라는 판단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