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의 세계경제는 글로벌화·디지털화·지식산업화로 요약된다. 무엇보다 2000년대에는 정보화와 글로벌화가 세계경제를 하나의 경제권으로 묶는 경쟁시대가 도래될 것으로 예상된다. 90년대 세계경제는 구사회주의권 국가들이 자유무역 시장경제로 편입됐고 관세인하 등의 무역 자유화가 실현됐다. 2002년까지 밀레니엄 라운드가 예정대로 마무리될 경우 세계경제의 글로벌화는 더욱 빨라질 가능성이 높다.인터넷 이용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전자상거래가 국가경제와 사회변혁을 주도하는 수단으로 부각되고 있다. 또 사이버 무역도 빠르게 정착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속도로 정보화가 확산되면 향후 10년후에는 재래식 무역방식과 사이버 무역방식의 비율이 역전될 가능성이 크다.세계경제질서는 경제협력이 확산되면서 3극 체제로 재편될 가능성이 높다. 2002년 아세안자유무역지대가 출범하고 10년 이내에 중화 경제권과 한국·중국·일본 3국간의 자유무역협정 체결이 현실화될 것으로 보인다. 그 결과 기존의 범유럽경제권,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과 함께 세계경제의 핵이 분할될 것으로 예상된다.국제금융시장에서는 자금이동의 역류현상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 그동안 유럽에서 미국으로의 자본이동이 대세였다. 2002년 이후 유럽에서 미국으로의 자금이동이 크게 둔화될 가능성이 있다. 양지역간에 성장격차와 금리차가 축소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마지막으로 90년대 후반부터 미국을 중심으로 시작된 IT혁명이 선진국은 물론 개도국에서도 동시다발적으로 확대될 경우 2000년대 중반이후 개도국에 신경제 현상이 확산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2001~10년중 세계경제는 연평균 3.2%의 안정적인 성장세가 예상된다. 세계 교역규모(수입기준)는 99년 5조8천5백억 달러에서 2005년에는 8조6천억 달러에 이르고 2010년에는 11조7천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우리 경제는 1990년부터 2000년까지 연평균 6.0%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이는 80년대의 연평균 성장률 9.1%에 비해 크게 낮아진 것이다. 성장속도가 떨어진 이유는 고비용 경제구조와 기업들의 비효율적인 경영방식이 개선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요소투입형 성장이 한계에 이른 것이 주요인이다.앞으로 10년동안 성장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생산성 향상에 주력할 수밖에 없다.경기순환측면에서는 2001년 하반기부터 2002년까지는 하강기, 2003년부터 2005년까지는 다시 상승기를 맞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후 다시 한번 하강기를 거친 후 늦어도 2007년부터는 신경제 현상이 나타나 완만하지만 긴 상승국면에 진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2001∼2010년 동안 연평균 성장률은 5.8%로 잠재성장률을 약간 웃도는 수준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소비자물가는 수요 호조에도 불구하고 유통개혁과 경쟁심화 등으로 인해 평균 3.7%가 유지될 것으로 전망된다. 경상수지는 2001년부터 흑자폭이 크게 줄어들어 균형 수준을 보이다가 2005년부터 적자로 반전될 가능성이 높다. 실업률은 연평균 3.3%가 예상된다.● 금융부문앞으로 10년간 국내 금융시장은 시장원리에 의해 주도되면서 금융기관들은 경쟁력과 실력에 의해 평가받는 시대가 도래될 것으로 예상된다. 자본시장이 급격히 개방되고 외국인 투자가 증가하면서 주가와 환율이 국제 금융시장이 변동할 때 민감하게 움직일 것이다. 국내외 금융시장이 서로 연계되어 움직이는 모습도 뚜렷해지고 있다.이에 따라 금융기관들은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금융시스템을 구축해야 생존할 것으로 보인다.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대형화를 추구하고 사이버 금융의 확대와 각종 컨설팅 업무를 겸할 것으로 예상된다.● 산업부문앞으로 10년 동안 산업계에 나타날 두드러진 변화는 정보통신 산업의 발달이다. 2000년대 전반기에 전자상거래는 연평균 2백%대의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전자 및 정보통신과 자동차산업이 전자상거래를 주도할 가능성이 높다.이처럼 국내 산업계를 지배하는 패러다임이 변하면서 산업구조도 큰 변화를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앞으로 10년 동안 우리 경제는 성장주도 산업과 고성장 산업이 혼재하면서 이들 산업 사이의 괴리현상이 심화될 가능성이 높다.반도체, 자동차 등 최근까지 경제성장과 수출을 주도한 산업의 성장률은 5% 이내로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반면 차세대 유망산업으로 꼽히는 생명공학 환경 정보통신 산업은 20% 이상의 성장세가 예상되지만 성장기여도는 높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반도체 산업은 2000년대에도 여전히 우리 나라의 성장 원동력이 될 가능성이 높다.● 환율금리2001년 이후에도 원화의 절상추세는 계속될 전망이다. 내년부터는 과거 2년보다 경상수지와 자본수지를 통한 국제수지 흑자 규모가 줄어 전체적으로 달러공급이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국가신인도가 제고되면서 원화 가치도 위기이전 수준으로 회복될 것으로 예상된다.외환위기 전후 원화 환율의 결정 요인을 보면 단기적으로는 달러 공급이 환율을 결정하는 주요 변수이지만 장기적으로는 국가신용도가 통화 가치를 결정하는데 더 중요한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이런 점을 고려할 때 우리 경제와 금융시장이 안정되면 국제수지 흑자규모가 감소해도 원화의 절상세는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원/달러 환율은 2002년 중에는 1천원 이하로 하락하고 2007년 이후에는 8백원 이하로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금리도 장기적으로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구조조정과 함께 금융시장의 효율성이 높아지고 증시가 발전함에 따라 기업들의 외부자금 수요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경제여건면에서도 2001년 이후 성장률은 5%대로 둔화되고 물가상승률도 3%대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돼 금리는 장기적으로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 3년만기 회사채 수익률의 경우 2003년 이후 8%대로, 2007년 이후는 7%대로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이런 전망을 놓고 볼 때 정부 정책은 작은 정부 지향과 규제완화에 역점을 둬야 한다. 정부부문의 비대화는 곧 국민의 조세부담을 높이고 민간의 창의성을 위축시키기 때문이다.거시정책은 안정화와 시장경제원리 확산에 중점을 둬야 한다. 특히 주가 환율 등 변동성이 커질 것으로 보이는 가격 변수들을 안정화시키기 위해서는 정책의 일관성이 유지되는 것이 중요하다.기업들은 중장기적으로 투자의 효율성을 높여 생산성 증대에 주력하는 것이 생존에 필수적인 과제다. 동시에 기업규모에 관계없이 경영환경 변화에 신속히 대응할 수 있는 유연한 경영체제를 구축하는 것도 중요한 과제다. 특히 국제화가 급진전될 것으로 보여 공격적인 경영보다 위험관리에 힘쓰고 재무구조도 건실하게 유지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