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상거래 솔루션 개발전문 벤처기업인 (주)이네트 박규헌 사장(37)은 요즘 표정관리하기에 바쁘다. 세계적인 권위를 자랑하는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Forbes)가 뽑은 ‘전세계 20대 유망 중소벤처기업’에 국내 업체로선 유일하게 포함됐기 때문이다.오랫동안 전자상거래 기술개발에 주력해온 벤처기업인으로서, 고생한 직원들을 생각해서나 국내 전자상거래 기술의 세계적인 인정이란 점에서 기쁘기 그지없는 것이 사실이다.그러나 투자자들이 빠져나간 썰렁한 벤처업계 사정을 고려하면 드러내놓고 기뻐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박사장은 “회사차원의 영광이기도 하지만 벤처업계 선후배들의 축하전화가 끊이지 않는 것을 보면, 국내 벤처업계 전체의 경사이기도 한 것 같다”고 조심스럽게 소감을 털어놨다.포브스지는 지난해부터 연매출 5억달러 미만인 전세계 중소기업들을 대상으로 최근 3년간의 이익증가율, 주당수익률 등 회계적인 요소와 증권사 애널리스트를 포함한 경제전문가들의 분석, 해당회사 CEO 인터뷰 등을 기초로 ‘3백개 유망중소기업(The 300 Best Small Companies)’을 뽑아 발표하고 있다. 올해의 경우 최근 발행된 10월30일자에서 ‘세계 3백개 유망 중소기업’을 커버스토리로 다루고 있다.포브스는 이들 중 각 분야 최고만을 뽑아 별도로 ‘탑 20(20 for 2001)’을 선정했는데, 전자상거래 솔루션 분야에선 국내외를 통틀어 유일하게 이네트가 최고 유망 벤처기업으로 뽑혔다.포브스가 밝힌 선정 이유는 무엇보다 이네트의 경쟁력과 미래가치다. 이네트는 국내 B2C 솔루션 시장에서 외국계 경쟁사인 오라클, IBM의 시장점유율을 합친 것보다 많은 35%의 시장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이와 함께 일본 미국 등 해외법인 설립으로 해외시장 개척에 적극적인데다, 최근 B2B 솔루션 무선 전자상거래 솔루션 개발 등으로 제품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전자상거래 기술 세계가 인정한 셈박사장을 아는 사람들은 여기에다 회사주식의 25%를 임직원들에게 나눠주는 종업원 중심의 회사경영과 직위가 아닌 직무 중심의 수평적인 파트너십, 사장이나 직원 모두 직책이 아닌 영문 애칭으로 부르고 불리는 자유롭고 창의적인 회사분위기도 회사의 미래가치를 평가하는데 한몫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때 운동권(서울대 국제경제학)에서 평범한 직장인(데이콤)을 거쳐 벤처기업 경영인으로 변신해온 박사장은 벤처 CEO로서 도전정신과 파트너십을 높이 평가한다. 이런 경영철학에는 나눔의 정신으로 사회에 기여하고 싶다는 그의 삶의 철학이 녹아 있다.박사장은 아무쪼록 이번 경사가 국내 벤처기업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와 이에 따른 선별적인 투자활성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또한 새로 시작하는 벤처인들에 대해 “실패한 사람은 말로 자신의 행동을 변명하고, 성공한 사람은 행동으로 자신의 말을 증명한다”는 신념을 전해주는 것도 잊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