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통신과 시너지 효과를 통해 하이텔의 위상을 새롭게 정립하는데 주력할 방침입니다. 특히 콘텐츠와 커뮤니티를 강화해 무선 인터넷 분야의 선두주자로 나선다는 계획입니다.” 지난 9월 한국통신하이텔의 5대 사장으로 취임한 최문기 신임사장이 밝힌 포부다.국내 최고의 PC통신 서비스를 자랑하는 하이텔이 신임 사장 취임을 계기로 인터넷 전문 기업으로 변신한다. 지금까지 주력해온 가입자망 사업을 확대하지 않고 유무선 콘텐츠 분야 전문회사로 거듭난다는게 눈에 띄는 변화다.하이텔은 오랫동안 국내 대표적인 PC통신 서비스로 자리매김해 왔다. 그러나 최근 인터넷 붐에 밀려 주역의 자리에서 다소 비켜선 듯한 모습을 보여온 게 사실이다. 인터넷 세상을 구석구석 휘젓고 다니는 전문 포털 업체들에 비해 ‘하이텔은 PC통신’이라는 이미지가 더 가깝데 느껴진게 사실이다. 다양한 인터넷 서비스를 선보였지만 그리 주목받지 못했다. 빠르게 변하는 추세에서 덩치가 큰 것이 오히려 걸림돌이 된 격이었다. 그렇다고 기존 PC통신 서비스를 소홀히 할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가입자 증가폭이 예년처럼 폭발적이지는 않지만 꾸준한 성장을 하고 있기 때문이었다.신임 최사장은 “하이텔을 인터넷 시대에 걸맞는 대표 기업으로 성장시키는게 경영 목표”라며 “10년 이상 축적된 텍스트 기반의 풍부한 콘텐츠가 이제부터 위력을 발휘할 때”라고 자신있게 말했다. 콘텐츠 강화를 경영 방침의 최대 목표로 설정한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콘텐츠 유료화로 수익모델을 개선하는 방안도 강구중이다. “인터넷은 무료라는 등식에 익숙해진 네티즌을 유료화로 끌어들이기 위한 다양한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콘텐츠 유료화의 일환으로 구상한 것이 교육 콘텐츠 사업이다. 최사장은 “한국통신의 인프라를 활용해 전국 어디서나 손쉽게 접근할 수 있는 국내 최대 교육 콘텐츠를 구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우선 질 높은 교육용 콘텐츠를 중심으로 네티즌을 공략한다는 전략이다.◆ 국내 최대 교육 콘텐츠 구축 유료화 시동하이텔은 현재 16개 벤처기업에 출자하고 있다. 한국통신 한통프리텔과 함께 2백억원의 공동펀드도 마련했다. 투자 대상은 IMT-2000을 앞두고 한국통신 그룹에 전문 콘텐츠를 제공할 수 있는 업체들로 선정할 예정이다. 또 한국통신이 과도하게 보유한 하이텔 지분(65.9%)도 점차 줄여나갈 방침이다. 그에 따라 해외에서 파트너가 될만한 기업에 지분의 일부를 매각하고 해외 진출의 교두보를 마련해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한다는 복안도 갖고 있다.최사장은 무엇보다도 기초 기술에 대한 R&D 투자를 강조했다. 최근 국내 기반 기술이 무너지고 있음을 우려해서다. “산업 전분야에 걸쳐 기초 기술이 없이 열매만 맺는 불안한 모습이 우리 현실”이라며 “하이텔이 인터넷 분야에서 원천기술을 제공하는 중심 기업으로 발전하도록 투자를 아끼지 않을 생각”이라고 강조했다.최사장은 전형적인 한통맨이다. 한국과학기술연구소 근무를 시작으로 한국전자통신연구소와 한국통신 기획조정국장, 경영기획 총괄팀 팀장 및 조달본부장을 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