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고객 라이프 스타일 철저 분석, 대대적 판촉... 바슈롬ㆍP&G등 '기세등등'

바슈롬은 국내에서는 유일하게 렌즈 및 렌즈관리에 필요한 모든 제품을 판매하고있다.외국기업들의 한국시장 상륙지점은 은행과 보험사, 또는 자동차시장처럼 큰 덩어리만이 아니다. 도저히 끼여들 틈이 없을 것만 같은 생활·건강 부문 소비재시장에서도 외국기업들의 공략은 치밀하기가 이를 데 없다. 이미 우리 생활 깊숙히 파고 들어온 이들 외국업체들은 국내에는 기존에 없었던 새로운 제품들을 내놓거나 첨단 마케팅 기술로 무섭게 ‘대박’을 터트리고 있다.콘텍트렌즈시장에 진출한 바슈롬의 기세가 우선 두드러진다. 미국 뉴욕주 로체스터시에 본사를 둔 바슈롬은 세계 최대의 아이케어(Eye-Care) 전문회사. 전세계 1백여개국에 진출해 연매출 17억달러가 넘는 매출을 자랑한다. 콘택트렌즈 및 렌즈관리용품 시장에서 점유율 23%로 1위를 차지하고 있다. 현재 국내 (주)영한-바슈롬이 렌즈 및 렌즈관리용품을 판매하고 있다. 소비자의 다양한 요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원투원(One-To-One) 마케팅을 전개한다. 소비자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고 개별적으로 관리해주는 시스템이다. 고객확보를 위한 ‘콘택트렌즈 시험 착용 프로그램’도 전문점 계약을 맺은 안경점들을 통해 지속적으로 시행하고 있다. 덕분에 바슈롬은 국내 콘택트렌즈 시장의 30% 이상을 점유할 수 있었다.최근엔 전문점 제도를 도입, 전국 3천5백여곳의 거래선을 1천5백여 곳으로 줄였다. 절감된 거래선 관리비용으로 판매 서비스의 질을 대폭 강화하기 위해서다. 들쭉날쭉하던 렌즈 가격 또한 균일화했다. 안경사들을 대상으로 렌즈 교육도 매달 두차례나 실시한다.바슈롬이 국내에 진출한 것은 1983년. 영한상사가 바슈롬 제품을 수입, 판매하면서부터다. 본격적인 한국시장 진출은 88년 바슈롬코리아를 설립하면서 이뤄졌다. 충북 음성에 영한상사와 미 본사가 합작으로 설립한 콘택트렌즈 생산공장인 바슈롬코리아는 현재 연간 80만개의 렌즈를 생산한다. 대부분을 일본, 유럽 등에 수출하고 있다. 최근엔 바슈롬의 RGP렌즈 부문 글로벌 통합생산기지로 선정됐다. 98년 7월 미국 바슈롬이 영한상사의 지분 50%를 매입, 합작사로 전환하면서 한국 시장에 대한 투자를 강화했다.◆ 바슈롬, 렌즈관련 토털서비스 실시다목적 렌즈관리 용액 ‘리뉴 멀티 플러스’, 정기교체용 난시 렌즈 ‘소프렌즈 66토릭’, 하루용 렌즈 ‘소프렌즈 원데이’등의 신제품을 잇달아 출시했다. 내년에는 30일 동안 빼지 않고 연속적으로 착용할 수 있는 ‘퓨어비전(Pure Vision)’도 내놓을 예정이다.생활용품 분야에서는 피앤지(P&G)가 한국시장을 무섭게 공략하고 있다. 1백60여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피앤지(Procter & Gamble)는 현재 전세계 1백40개국에 걸쳐 3백개에 이르는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만 4백억달러를 육박한다. 피앤지가 생산 판매하고 있는 주요 제품은 유아용품, 여성위생용품, 식음료품, 세정 및 가정용품, 종이제품, 건강관리제품 등이다.국내에서는 지난 89년 서통피앤지로 사업을 시작해 현재 한국피앤지와 97년말 인수한 쌍용제지 등 2개의 법인으로 천안 조치원 오산에서 공장을 가동중이다. 지난해 5천8백억원의 매출을 기록, 국내 선두 종합생활용품회사로 발돋움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아이보리와 페브리즈를 비롯한 세정 및 가정용품, 큐티 아기기저귀 유아용품, 그리고 위스퍼 여성위생용품, 코디·샤민 화장지, 팬틴·비달 사순 미용 및 화장품, 프링글스 식음료품 등을 제조, 판매한다. 이중 아기기저귀 팸퍼스의 경우 생산량의 75% 이상을 아시아 지역에 수출한다. 지난해엔 7천만달러 ‘수출의 탑’을 쌓는 쾌거도 맛보았다.◆ 무료교육 등 통해 브랜드 인지도 확대피앤지는 제품별 나라별로 소비자들의 라이프 스타일과 문화적 차이를 검토한 뒤, 현지 소비자들의 수요와 욕구에 가장 적합하다고 판단되는 제품을 공급한다. 이를 위해 소비자 조사 및 상담을 통해 수요와 욕구, 불편사항, 의견 등을 신속하게 파악한다. 국내에서만 현재까지 2만여건의 소비자 의견이 접수돼 있을 정도다. 기저귀를 재활용하는 ‘쓰레기 퇴비화’ 기술을 보급하는 등 환경마케팅도 병행한다. 제품의 기초 원자재의 효율적 사용에 관한 연구도 한창이다. 기저귀의 경우 수분 흡수젤의 개발과 펄프의 효율적인 배열 방법 연구로 종이 기저귀에 사용되는 펄프의 양을 절반으로 줄였다.국내에는 없었던 섬유탈취제인 ‘페브리즈’도 지난 1년간 엄청난 인기를 끌었다. 자주 빨기 어려워 냄새가 밴 섬유에 뿌리면 냄새를 없애줌으로써 주부들의 가사 노동시간과 노력을 줄인다는 건 대박을 떠트릴 만한 획기적인 아이디어. 최근엔 세균과 곰팡이까지 없애주는 ‘페브리즈 플러스’도 출시했다. 주부들의 관심을 끌 수 있는 아웃도어(Out Door) 마케팅 차원에서 ‘수도권 아파트 단지 냄새 클리닝 서비스’ 등도 활발하게 펼치고 있다.최근 들어 모발관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영국계 두피모발 관리회사인 스벤슨의 한국시장에서의 성장도 눈부시다. 이 회사는 지난 98년 3월 국내에 진출했다. 스벤슨이 진출하기 전까지만 해도 국내 두피·모발관리 시장은 열악한 상황이었다. 발모와 관련해 바르거나 먹는 약품 및 모발이식수술, 가발 시장만이 미약하게 형성돼 있었고 그나마도 허위 과장 광고로 인한 불신이 팽배했다.스벤슨은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두피 모발 관리를 표방하며 국내 두피·모발 관리 시장을 개척했다. 현재 발모제, 모발이식수술, 가발 등과 관련된 시장은 약 4천억원 규모의 거대한 시장으로 성장했다. 스벤슨의 국내 진출은 획기적인 일이었다. 기존의 탈모방지 치료법이나 발모제품과는 달리 두피모발학(Trichology)이라는 학문에 기초해 탈모 현상을 과학적인 방법으로 예방, 지연시켜주는 스벤슨의 프로그램은 선풍적인 인기를 끌기에 충분했기 때문이다.‘스벤슨 헤어센터’에서 성공적인 탈모예방과 관리를 위해 개개인의 두피모발 상태를 정확하게 파악한 후 원인과 증상에 따라 차별화된 관리 프로그램을 적용한다. 현재 스벤슨코리아가 설립돼 소공동에 1호점을 시작으로 대구 5호점까지 개설, 본격적인 전국지점 확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인터뷰 / 유병훈 영한바슈롬 마케팅실장“구매력 있는 소비자 선별 집중공략”“전체를 대상으로 한 마케팅은 성공하기 어렵습니다.”유병훈 영한바슈롬 마케팅실장은 외국기업이 한국시장에서 성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해당 제품의 실수요자를 대상으로 한 마케팅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강조한다. 방송 등 대중매체 등 모든 사람에 대한 포괄적 마케팅보다는 구매 가능성이 있는 소비자를 선별해 집중적인 판촉을 전개하는 게 효율적이란 설명이다. 이를 위해 고객 데이터베이스 구축은 절실하게 요구된다고 유실장은 지적한다. “특히 생활이나 건강관리와 관계된 아이템이라면 고객과의 긴밀한 관계유지는 절대적으로 필요합니다.”생활·건강 분야에서 유실장이 제시하는 또 다른 외국기업의 마케팅 전략은 고객이 원하는 아이템을 모두 갖춰야 한다는 것이다. 즉 고객의 다양한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토털제품’이 필요하단 얘기다. 이와 함께 유실장은 제품뿐만 아니라 제품을 사용하고 관리하는 기술도 마케팅 영역에 포함시켜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