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모웹 - 후딘 주최 … 인터넷 솔루션·생활용품 등 중소기업 40여사 참가, 비즈니스 새장 열어

‘유메-이치바(夢-市場).’ 오프라인과 온라인이 만나는 꿈의 시장. 지난 10월21, 22일 이틀 동안 도쿄의 이케부쿠로(池袋) 선샤인시티 문화회관에서 열린 ‘바겐페어 2000’은 여러 가지 면에서 의미있는 행사였다. 먼저 모모웹(momoweb.co.kr)과 휴딘(hudin.ne.jp)이라는 한일(韓日) 닷컴 업체가 주최한 민간 주도의 최초 전시회라는 점이다. 그동안 관련 협회나 기관 또는 언론사를 끼고 하는 것이 대부분이었던 전시회와 비교하면 신선한 시도다.17개의 한국업체와 23개 일본업체가 참가한 이번 전시회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이 어떻게 만날 수 있는지, 어떻게 비즈니스를 풀어갈 수 있는지 보여준 사례라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바겐페어를 통해 한국의 기업들이 일본시장에 진출하고 반대로 일본의 기업들이 한국에 진출할 수 있도록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지속적으로 지원하겠다”는 모모웹과 휴딘의 약속이 지켜진다면 한일 중소기업들엔 ‘손꼽아’ 기다리는 전시회로 자리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이번 전시회는 단순히 상품을 전시하는 수준이 아닌 실질적인 비즈니스가 이뤄져 눈길을 끌었다. 인터넷폰 솔루션 업체인 한국미디어통신은 ‘터치폰’을 휴딘에 직접 제공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휴딘은 이 솔루션을 자체적으로 이용하는 한편, 자사 쇼핑몰 입점 업체들도 사용할 수 있도록 프로모션하기로 했다. 한국미디어통신 마영민 인터넷 사업부장은 “휴딘 쇼핑몰에 입주한 업체들의 홈페이지에 터치폰을 무료로 제공하고 터치폰을 사용할 때마다 사용료를 받기로 했다”고 말했다.◆ 단순 전시회 탈피 실질적인 거래 결실CRM솔루션 ‘웹스타’를 들고 나온 해피넷도 CRM 솔루션과 무선 모바일 기술을 휴딘에 공급키로 하고 일본시장 진출에 대해 상호 협력하기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또 아토피성 피부에 관한 특허를 지닌 바이오벤처기업 루디아바이오테크는 일본의 중견화장품 제조업체 인덱스인터내셔널과 양사 제품을 상대국에 수출할 수 있도록 협력하기로 했다.이밖에도 주방용품 제조업체 신신스텐레스, 요리용 연소기구 제조업체 신일금속, 황토고기구이판 제조업체 삼영프론티어 등은 각각 일본의 유통업체 두세 군데에 샘플을 제공하면서 본격적인 상담에 들어갔다고 전시회 주최측은 밝혔다.전시회에 참가한 업체들 대부분은 특허 출원한 아이디어 상품을 내놓고 바이어들의 관심을 유도했다. 턱에 거는 끈 대신 머리 뒤로 조여주는 헤어밴드형 모자와 다양한 판촉물을 달 수 있는 착탈식 회전모자를 들고 나온 포미나어패럴도 그중 하나다. 전용진 사장은 “헤어밴드형 모자와 착탈식 회전모자를 개발해 국제 특허 출원하고 일본에 첫선을 보이는 것”이라며, “방수, 발수 효과에 향기까지 있어 타사 제품에 비해 경쟁력이 높다”고 말했다. 전사장은 각종 스포츠 행사에 착탈식 회전모자가 인기를 끌 것으로 판단하고 기업들의 홍보물로 기획했다고 덧붙였다. “모자 위에 막대기를 달 수 있어 국기나 회사 로고를 붙이면 광고효과가 있다”는게 전사장의 설명이다. 올 2월 설립된 포미나어패럴의 전사장은 모자 하나로 승부수를 던진 보기드문 여성 벤처 CEO다.◆ 일본 의류·완구 생활용품 등도 참여올해로 설립 34주년을 맞는 가정용 주방기구 생산업체인 신신스텐레스도 이번 기회를 통해 온라인 전자상거래 시장진출을 노리고 있다. 김영렬 사장은 “일본 진출과 함께 자체 쇼핑몰을 갖게 됐다”며 “전자상거래를 통한 비즈니스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30억원의 매출을 올린 신신스텐레스가 이번 전시회에 내놓은 기획상품은 진공냄비. 3년 동안 7억여원의 자금을 투자해 개발한 이 진공냄비 시리즈는 이미 한국 미국 일본에 특허 출원한 상태다.일본쪽에서도 의류 완구 생활용품 등 다양한 업체들이 참가해 비즈니스 개척에 적극 나섰다. 이 가운데 환경상품인 숯을 들고 나온 비쇼우(備創)는 한국진출을 목표로 전시회에 나온 대표적인 업체다. 비쇼우는 일반탄인 흑탄과 구별되는 백탄을 선보였다. “백탄 시장은 일본에서도 이제 열리고 있는 시장입니다. 전시회를 통해 한국과 일본에 알리고 싶다”는게 기타바야시 스미데(北林 壽美代) 사장의 말이다. 백탄은 살균, 냄새제거 등 정화기능이 뛰어나 환경상품으로 주목받고 있다. 스미데 사장은 “한국 진출이 최우선적으로 진행될 것”이라며 “휴딘을 통해 먼저 온라인 쇼핑몰로 진출한 뒤 오프라인으로 직접 진출하겠다”고 말했다.★ 시미즈 하즈오 휴딘 사장“탄탄한 비즈모델·무차입 경영이 기반”시미즈 하즈오(淸水 初男, 56) 휴딘 사장은 일본에서도 고령에 속하는 인터넷 CEO다. 하지만 정보화 마인드만큼은 젊은 CEO 빰친다. “매일 한가지씩 인터넷과 관련된 아이디어를 생각해 낸다”는 것이 그의 생활 신조. 비즈니스 모델에서 이벤트까지 그가 지금까지 생각해낸 아이디어는 2백여개가 넘는다. 그런 그가 지금 일본 인터넷 업계에서 주목받는 인물로 부상하고 있다.휴딘은 지난해 9억엔의 매출을 올려 야후 재팬(17억엔)에 이어 일본에서 두 번째로 큰 전자상거래 업체로 성장했다. 휴딘의 성공비결은 탄탄한 비즈니스 모델. 시미즈 사장은 수년간의 오프라인 경험을 바탕으로 중소기업과 상인들을 온라인 전자상거래 장터로 끌어들였다. 이들에게 홈페이지를 구축해주고 휴딘 쇼핑몰에 입점하게 해 전자상거래를 할 수 있도록 했다. 휴딘의 수익모델은 현재 입점해 있는 6백여개 업체로부터 매월 받는 입점료다.휴딘의 또 다른 성공비결은 시미즈 사장의 ‘무차입 경영’ 덕분이다. 화장품 업체도 운영하고 있는 시미즈 사장은 지금까지 은행 빚 없이 사업을 이끌어 왔다. 자본금 6천만엔의 휴딘도 시미즈 사장 개인 돈으로 설립됐다. 휴딘은 2002년 일본 증권거래소 상장을 위해 올해말까지 자본금을 1억5천만엔으로 늘릴 계획인데, 추가 자본 9천만엔도 시미즈 사장 개인 자본이 투자될 예정이다. 그만큼 자본이 탄탄하다는 얘기다. 지난해 9억엔의 매출을 올린 휴딘의 올해 매출은 12억엔.시미즈 사장은 이번 전시회를 통해서 한국 파트너인 모모웹에 2001년까지 단계적으로 2억엔을 투자한다고 밝혔다. 그는 “모모웹의 주식을 매입하는 형태의 현금투자와 휴딘이 자체 개발한 쇼핑몰 관리시스템을 제공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또 모모웹과 공동으로 중국 현지 법인설립과 자본금 1백억원 규모의 인큐베이팅 회사도 설립키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