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교제 중개회사 등서 활용, 20~30대 새 커뮤니티로 확산 … 비즈니즈 연계 활발

파티즌의 파티모습파티, 파티, 파티!넓은 홀에 감미로운 음악이 흐르고, 턱시도나 드레스 차림의 남녀가 와인이나 칵테일 잔을 들고 다니며 서로를 소개한다. 분위기가 무르익으면 파트너나 미리 찍어둔 상대와 함께 춤을 추기도 한다.외국영화에서나 봤음직한 이같은 파티가 20~30대 젊은이들의 새로운 여가 및 사교문화로 확산되고 있다. 매달 한번씩 파티에 참석, 웃고 즐기면서 새로운 사람을 사귀는데 빠진 ‘파티 마니아’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파티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이 주요 인터넷 커뮤니티로 등장하는가 하면, 파티를 이성교제의 수단으로 활용하는 온라인 업체들도 적지 않다.◆ 파티 전문업체·도우미 등 신종직업 등장게다가 최근의 파티는 단순히 먹고 즐기는 ‘놀이’나 ‘취미’ 중심에서 벗어나 비즈니스의 한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는 추세다. 파티에서 비즈니스 파트너를 만나거나 필요한 인력을 뽑기도 하고, 일부 기업은 파티를 홍보·판촉수단으로 활용하기도 한다. 파티 자체를 아예 비즈니스 모델로 만든 업체 및 파티 관련 신종직업도 생겨나고 있다.우선 파티의 개념부터 살펴보자. ‘파티’를 우리 식으로 풀이하자면 각종 모임이나 회식, 잔치 등을 아우르는 개념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우리 나라의 파티가 주로 방바닥이나 의자에 앉아서, 아는 사람들끼리만 얘기하고 끝내는 폐쇄적 스타일인데 비해 서구식의 파티는 넓은 공간에 서서, 이곳 저곳 옮겨다니며 모르는 사람들과 얘기하고 사귀는 오픈스타일의 사교장이다. 이런 서구식 파티를 앉아서 하는 한국식 파티와 차별화해 ‘스탠딩 파티’라 부르기도 하는데, 최근 젊은이들 사이에 유행하고 있는 파티가 바로 스탠딩 파티다. 여기에 ‘80년대 파티’ ‘하와이안 파티’ 등 색다른 주제를 붙여 이에 맞게 옷차림이나 실내를 장식하는 테마파티도 젊은이들 사이에 유행하고 있다. 10월말(27~28일)에는 국내 대부분의 파티마니아들이 각종 귀신분장을 한 채 ‘핼러윈 파티’에 참석, 색다른 문화를 즐기기도 했다.현재 파티를 가장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는 곳은 미혼남녀의 만남을 주선하고 있는 각종 웹사이트들이다. 온라인상의 커뮤니티를 오프라인상의 파티로 연결, 온·오프 통합을 꾀하고 있는 것이다. 싱글들을 위한 커뮤니티 사이트인 세이큐피드(www.saycupid. com)와 신라호텔이 운영하는 노블리안닷컴(www. noblian.com)이 대표적이다.3개월간의 시범서비스를 거쳐 지난 10월18일 공식적으로 사이트를 오픈한 세이큐피드는 미혼남녀 1만여명을 회원으로 확보, 남녀의 만남을 주선해 주고 있다. 온라인을 통해 가장 이상적인 짝을 만나도록 해주면서, 오프라인에서는 파티를 ‘인연만들기’의 적극적인 도구로 활용하는 것이다.노블리안닷컴은 미혼남녀를 위한 유료(연회비 30만원) 회원제 커뮤니티인 영노블리안 클럽 회원들을 대상으로 매달 2회 정도의 파티를 개최하고 있다. 지난 7월 첫선을 보인 이후 지금까지 와인테스팅 살사댄스 등 6차례의 파티를 열었다. 전체 회원 70여명중 매번 40여명이 파티에 참석할 정도로 인기다. 회원들이 대부분 전문직 미혼남녀들인 만큼 인연 만들기에 적극적이라, 4개월만에 3쌍 정도의 커플이 나왔다. 노블리안에는 아예 파티를 좋아하는 사람들의 동호회가 ‘파티마니아’란 이름으로 운영되고 있다. 이밖에도 수십개의 파티동호회가 활동중인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파티서 만난 인맥 통해 구인·구직도파티를 업무와 연계해 보다 효과적으로 활용하고 있는 집단은 외국인 회사 직원들. 외국기업사원동호회(KOFA)의 경우 업무성격이나 취미에 따라 인사담당 클럽, IT클럽, 미혼남녀클럽, 레포츠클럽 등 40여개의 클럽을 갖고 있는데, 클럽마다 매달 한번씩 강남이나 대학로, 시청앞 일대에서 칵테일을 곁들인 스탠딩 파티를 열고 있다. 또 1년에 네번 정도는 핼러윈(10월 마지막주), 추수감사절(11월 셋째주), 크리스마스(12월23일), 부활절(4월 첫째주) 등 서양명절에 맞춰 일반인도 참석가능한 대규모 오픈파티를 연다. 코파넷 성연경 실장은 “본래 외국기업 직원들의 친목도모 및 외국인과의 문화교류 차원에서 마련된 것이었지만, 파티에서 만난 인맥을 통해 직장을 옮기는 경우가 한달에 30명이나 되는 등 파티가 곧 비즈니스 현장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파티를 즐기는 사람이 많아질수록 비즈니스와의 연계 가능성도 높아진다. 파티 자체를 비즈니스 모델로 한 대표적인 업체는 파티즌(www.partizen.com)과 파티엠닷컴(www.partym.com)이다. 파티즌은 지난해 9월 설립이후 올 10월말까지 15차례나 파티를 주관했다. 올 1월 인터넷 웹사이트를 오픈한 이후로는 온·오프라인을 연계한 파티문화 보급에 나서고 있다. 현재 회원은 2만5천여명. 매달 한번씩 열리는 파티엔 보통 3백명 안팎이 참석한다. 회비(참가비)는 2만~3만원. 그동안 하와이안 파티, 스위스파티, 80년대 블루진파티 등을 열었고, 최근에는 20대후반~30대 초반의 남녀 직장인을 위한 비즈니스 파티를 개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나이키나 칼립소양복, 011리더스클럽, 옥션 등은 제품 및 회사홍보를 위해 파티즌이 주관하는 파티를 활용하기도 했다. 파티엠닷컴 역시 온라인상의 파티커뮤니티를 오프라인상의 파티와 연계시키는 업체로, 오픈행사를 겸한 첫 파티를 10월28일 프라자호텔 덕수홀에서 핼러윈파티로 치렀다. ‘클럽 프렌즈(Club Friends)’는 선별된 신귀족층의 모임을 내걸고, 회원제 파티를 정기적으로 열고 있다.파티문화 보급에 빠트릴 수 없는 곳이 호텔들. 그랜드하얏트호텔의 J.J.마호니는 88년부터 지금까지 핼러윈파티를 비롯한 각종 테마파티를 매달 한번씩 개최, 내·외국인들에게 파티의 명소로 알려져 있으며, 힐튼호텔의 파라오, 리츠칼튼의 닉스&녹스, 노보텔 앰배서더독산의 그랑아도 파티로 유명한 곳들이다.★ 인터뷰 / 이경목 파티즌 대표“파티투어로 사교문화 새장 연다”온·오프라인을 결합한 스탠딩 파티업체로 주목을 받고 있는 파티즌 이경목 대표(26)는 파티 예찬론자다. “파티는 단조로운 일상에 엑센트를 줌으로써 스트레스 해소는 물론 새로운 인맥형성을 위한 건전한 사교의 장”이라는게 이대표의 기본 입장. 대학(단국대 수학과)시절 해외연수를 통해 파티를 접하게 됐다는 이대표는 “파티를 매개로 한 세계적인 커뮤니티를 구성하고, 이를 통해 파티를 국내는 물론 아시아 전체에 새로운 문화코드로 확산시키겠다”는 꿈을 갖고 있다.이런 꿈을 위해 그가 추진하고 있는 것이 파티를 관광상품화하는 것. 이미 일본 여행업체와 연계해 12월 중순쯤 일본관광객 1백여명이 파티투어 상품으로 들어올 계획이다. 낮동안 서울시내 및 주변 관광지를 여행하고, 밤에는 내국인들과 함께 파티를 즐김으로써 사교 및 문화교류의 장으로 활용하겠다는 것이다.이대표가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또 하나의 비즈니스는 파티를 통한 새로운 직업창출이다. 파티즌에는 이미 파티를 주관하는 25명의 파티호스트를 비롯해 바텐더, DJ, 리포터 등의 직업군이 있다. 이중 가장 촉망받는 파티호스트는 현재 교사, 카이스트 연구원, 대학생 등 다양한 직업을 가진 사람들이 제2의 직업으로 활용하고 있다.“2~3년 안에 전용 파티장을 건립할 예정입니다. 전용 파티장이 생기면 좀더 저렴한 비용으로 좀더 자유롭게 파티를 즐길 수 있도록 할 예정입니다. 장기적으로는 중국·일본 등 아시아 여러 국가들을 연계한 파티를 통해 사교는 물론 비즈니스까지 일어날 수 있도록 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