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커지면서 창업 잇달아 … 언론·대기업 홍보실 출신 등 업체 인력도 다양화

‘우후죽순’. 요즘 전문PR대행업계의 모습이다. 하루가 다르게 여기 저기서 생겨나고 있다. 지난 98년까지만 해도 많아야 30~40개 정도로 추산됐던 전문PR대행사들이 지난해부터 급증한 것이다. “1백여개를 웃돌 것”이라는게 한스PR 안중효 사장의 말이다. 하지만 이나마도 어림잡은 숫자다. 업계에서는 구멍가게식의 전문PR대행업체를 감안하면 숫자는 파악이 안된다는 반응이다.이처럼 PR대행사가 급증한 원인은 간단하다. 그만큼 돈이 되고 일감도 많다는 것이다. 가장 주요한 배경으로 꼽히는 것은 벤처붐과 외국기업의 증가. 제일기획 PR팀 김주호국장은 “예전에는 외국기업들이 고객의 전부다시피 했지만 벤처기업붐이 일면서 국내고객층이 두터워진데다 외국기업 협회 등의 국내진출이 늘면서 PR수요가 증가한 것이 전문PR대행업체 증가의 배경”이라고 말했다.PR에 대한 수요와 이를 대행하는 PR업체들의 증가로 시장규모도 커졌다는게 업계에서 나오는 말이다. 하지만 정확한 규모는 파악이 되지 않는 실정이다. 서강엔터프라이즈 심인 사장은 “전문PR대행사들의 실적이나 시장규모는 알 수 없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때문에 업계에서조차 5백억원대니, 1천억원대니 하며 의견이 분분하다.이처럼 업체수나 시장규모의 정확한 통계가 잡히지 않는 전문PR대행업계지만 확실한 사실은 최근 설립된 업체들의 인적자원이 과거와 다르다는 점이다. 제일기획 김국장은 “예전에는 외국어에 능력을 가진 사람들이 주로 미디어대응에 주력하는 PR업체를 세웠지만, 요즘은 국내고객이 충분해진만큼 다양한 경력을 가진 사람들이 PR업체를 세우고 있으며 마케팅인력의 PR업체 참여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다양한 경력’의 대표적으로 꼽히는 PR대행사 인력은 바로 언론계에 종사했던 사람들이거나 기업체 홍보실에 근무하던 홍보맨들이다.외국기업 국내진출 늘면서 PR수요 증가언론계 출신의 경우 고객사관련 소식의 기사화나 방송에 있어 기존의 언론계 인맥을 활용하기가 다른 사람들에 비해 유리하다는 점 때문에 창업하는 경우가 많다. ‘글로벌커뮤니케이션스’ ‘정앤어소시에이츠’ ‘SM미디어’ ‘미디어프레스’ ‘시소커뮤니케이션’ ‘알린다커뮤니케이션’ 등이 최근에 언론인 출신들이 만든 업체들이다.글로벌커뮤니케이션스 신현국 사장은 KBS 워싱턴특파원, 대통령비서실 공보비서관 겸 춘추관장, 동아TV 사장 등을 역임했다. 정앤어소시에이츠는 방송인 정미홍씨가 세운 PR대행사이며, SM미디어는 KBS 보도본부 취재본부장을 지낸 성백석씨와 코리아헤럴드 편집국장을 지낸 민병일씨 등이 참여하고 있다.이같은 언론계 출신들이 세운 전문PR대행업체에 대해 글로벌커뮤니케이션스 신사장은 “PR의 기본인 언론과의 접근이나 대화, PR기사 작성과 제공 등에 유리하며 언론이 원하는 내용을 설득력있게 전달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언론계 출신 홍보대행사 설립 붐언론계 출신에 맞먹는 전문PR대행사 인맥이 기업체 등의 홍보실에 근무했던 홍보맨들. 올 들어 설립된 많은 대행사들이 홍보맨들이 새로 설립한 업체들로 오랜 홍보업무의 노하우와 축적된 인적 네트워크를 자산으로 삼고 있다. 대표적인 업체들로는 ‘벤처PR’ ‘애니PR’ ‘시너지’ ‘뉴스팩’ ‘PR코리아’ ‘ITPR’ 등이 있다. 애니PR는 서울이동통신 두루넷 등 IT업계 홍보실에 근무했던 김경호씨가 만들었으며, 뉴스팩에는 대우 LG 등의 홍보실에서 일했던 김치석씨(현 사장)과 이동영씨 등이 참여하고 있다.벤처PR의 이백수 사장은 LG반도체 홍보실에서 근무한 경력을 갖고 있으며, PR코리아는 대우통신 홍보실 출신의 최병호씨가 세운 회사다. 시너지는 리츠칼튼호텔 정현순 홍보실장이 호텔을 그만두면서 만든 업체로 힐튼 하얏트 인터컨티넨탈 등 특급호텔들의 홍보인력이 대거 참여하면서 관심을 끌기도 했다. 벤처PR의 이백수 사장은 홍보맨들의 PR대행사 설립에 대해 “장기간 홍보실 근무로 언론홍보 광고 이벤트 협찬 등을 총괄하는 전략적인 PR기획이 가능하고, 지속적으로 관계를 맺어온 언론네트워크를 가진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이밖에 연예인이 만든 PR대행사도 관심을 끌고 있다. 탤런트 손지창씨가 지난 1월에 설립한 ‘베니카’는 단기간에 브랜드인지도와 이미지를 높이려는 벤처기업들과 유명 스타들을 연결한 벤처기업홍보로 주목을 받았다. “지금 PPL 스타마케팅 등으로 벤처기업PR의 도구를 넓히고 있다”는 손지창씨는 “(스타를 이용한 벤처홍보의)반응이 좋아 요즘도 인기스타를 PR에 활용하려는 벤처업체들로부터 의뢰가 많다”고 말했다.PR에 대한 수요가 늘면서 이를 대행하는 PR업체 설립이 최근 잇따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