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언 형제의 영화를 보는건 항상 즐거운 일이다. 데뷔작인 <분노의 저격자(1984) designtimesp=20394>에서 베를린 영화제 대상을 거머쥐었던 <위대한 레보스키(1998) designtimesp=20395>까지, 코언 형제는 새로운 영화를 대표하는 또 다른 이름이었다. 느와르(<분노의 저격자 designtimesp=20396>)와 갱스터 영화(<밀러스 크로싱(1990) designtimesp=20397>), 미국의 소도시를 배경으로 한 신랄한 코미디(<파고(1996) designtimesp=20398>, <아리조나 유괴사건(1987) designtimesp=20399>), 할리우드에 대한 풍자(<바톤 핑크(1991) designtimesp=20400>)까지 코언 형제의 필모그라피를 장식하고 있는 것은 바로 다양함과 기발함이다.이렇듯 20세기 말 포스트 모던적인 장르 결합을 주무기로 세계 영화계를 평정했던 코언형제의 신작 <오! 형제여 어디 있는가? designtimesp=20403>는 재미있게도 고대 그리스 대 서사시인 호머의 <오딧세이 designtimesp=20404>로 회귀한다. 에버렛 율리시즈(조지 클루니)는 미시시피 주변의 농장에서 노역을 하는 죄수. 그는 아내가 재혼을 한다는 소식을 듣고 같이 사슬에 묶여 있는 죄수인 델마(팀 블레이크 넬슨)와 피트(존 터투로)를 숨겨진 보물을 미끼로 속여 함께 탈출을 하게 된다. 세 사람은 그들을 방해하고, 곤경에 빠뜨리고, 또 도와주기도 하는 많은 사람들을 만나며 에버렛의 고향에 도착하지만 우여곡절 속에 당도한 그 곳에는 또 다른 사건이 그들을 기다린다.에버렛과 그의 덜떨어진 동료들의 탈출기는 <오딧세이 designtimesp=20411>의 율리시즈가 겪는 모험담을 그대로 따라간다. 그들의 미래를 점쳐주는 흑인 맹인 예언자나 강가에서 그들을 유혹하는 세명의 여인 등장은 바로 <오딧세이 designtimesp=20412>의 주요 등장 인물들. 하지만 코언 형제는 이 고전적인 전설의 이야기를 공황기의 미국으로 기발하게 옮겨 놓는다. 시인 율리시즈는 우스꽝스러운 모습의 컨트리 가수가 됐고, 율리시즈의 모험을 방해하는 전설의 괴물들은 KKK단의 모습으로 둔갑한다.20여년 동안 발표하는 작품마다 화제를 불러 일으키는 코언 형제 영화의 힘은 바로 이런 시각적 전환이다. 코언 형제의 영화는 항상 익숙하고 진부한 소재와 이야기를 다룬다. 하지만 그 평범한 것들을 바라보는 그들만의 기발한 관점은 그들의 영화를 항상 생동감있게 만들어 주며, 바로 이 점이야말로 그들의 영화를 항상 기대하게끔 하는 원동력인 셈이다. 할리우드 최고의 섹시 가이 조지 클루니는 이 영화를 놓쳐서는 안될 또 다른 이유. 클라크 게이블을 떠올릴 정도로 매력적인 모습으로 등장하는 조지 클루니는 능청스러우면서 여유만만한 코미디 연기를 선보여 수려한 외모와 섹시함만으로 승부하는 배우가 아님을 증명해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