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스크림·커피·쿠키 결합 ‘퓨전 카페’ 입소문 활활 … 여성층 주고객, 대학가·사무실 밀집지 유망

노사장은 신세대들 처럼 톡톡 튀면서 수요가 많은 사업이 뭘까 고민하다 생과일아이스크림전문점을 냈다.“샐러리맨의 생명은 어디까지일까 생각해 봤습니다. 40대들어 부장이 되면 회사에서의 인생은 막바지나 다름없어요. 그때까지 조직에 충성해야 하는 건 물론이고요. 안되겠다, 내 사업을 빨리 시작해야겠다 싶었죠.”대다수 직장인들이 꿈꾸고 있는 ‘내 사업’을 실현한 노용환 사장(32). 조직에 얽매이는게 싫었던 그는 지난해 초 4년간 다닌 번듯한 직장을 버렸다. 그리고 곧장 창업준비에 착수, 3개월 동안 방대한 양의 정보를 수집했다. 서울 홍익대 앞 상권에 ‘프렌치키스’라는 생과일아이스크림전문점을 열기까지 노사장이 기울인 노력은 웬만한 창업 컨설턴트 뺨칠 수준이다.회사를 그만 두고 가장 먼저 한 일은 소자본 창업, 상권분석에 관한 책을 사서 읽고 인터넷의 창업정보를 샅샅이 뒤지는 것이었다. 시장성, 장래성 등을 감안해 첫번째 후보로 선택한 업종은 남성전용미용실. 그러나 서울 홍익대 입구에 12평짜리 점포를 마련하고 계약 직전까지 갔지만 뜻밖의 문제가 생겨 무산되고 말았다. 이미 구해놓은 점포에 적합한 업종을 다시 찾아내야만 했다.“다시 홍익대 상권을 분석하기 시작했습니다. 평일과 주말 유동인구를 체크하고 어떤 업종이 얼마나 분포하고 있는지 세밀하게 조사했죠. 결론은 제과점이나 아이스크림전문점이 경쟁력있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어쩐지 끌리지가 않더군요. 개성있기로 첫손 꼽히는 상권이기에 밋밋한 업종은 승산이 없다는 생각이었어요.”노사장은 홍대 앞 신세대들처럼 톡톡 튀면서도 수요가 많은 사업이 뭘까 고민했다. 그러다 주목한 것이 생과일아이스크림전문점. 기존 아이스크림에 비해 경쟁력 있고 원두커피, 쿠키도 함께 취급해 시너지효과를 기대할 수 있었다. 공교롭게도 제과점, 아이스크림점을 혼합한 형태라는 점도 마음에 들었다.직접 상권 분석후 선택 ‘후회없어’지난해 4월, 문을 열자 예상대로 반응이 좋았다. 배, 사과, 파인애플, 바나나 등 각종 생과일을 우유 등과 배합해 만든 아이스크림은 맛이 깨끗하고 씹히는 질감이 독특해 히트를 쳤다. 이탈리아나 프랑스 가정에서 만들어 먹는 방식으로 매장에서 직접 만드니 신뢰감도 높일 수 있었다. 설탕을 넣지 않아 저칼로리라는 점도 여성고객의 지지를 받는 요소다. 고객의 80%가 10~20대 여성일 정도다. 에스프레소, 카푸치노, 카페오레 등 다양한 커피와 7가지 종류의 쿠키는 사이드 메뉴로서 역할을 다하고 있다.“직접 상권을 분석한 후 고른 업종이라 애착이 많이 갑니다. 당초 예상했던 모습의 80% 정도는 달성한 것 같아요. 직장생활 그만둔 것요? 절대 후회안합니다.”노사장은 요즘 아침 11시에 출근, 7시 정도에 퇴근한다. 봄·여름 성수기 때는 하루 12시간 이상 일하기도 하지만 가을·겨울 비수기일 때는 가족과의 시간을 많이 가지려고 노력한다고. 창업한지 1년 6개월 이상 지나면서 자리잡은 생활패턴이기도 하다.창업 비용은 총 1억3천만원이었다. A급 상권의 1층 점포여서 보증금, 권리금이 창업비용의 60% 이상 차지했다. 나머지는 청바지가게였던 점포를 개조하기 위한 인테리어비용, 주방설비비 등으로 쓰였다. 점포 임대비용을 제외하면 5천만원이 소요된 셈이다.창업 첫달 매출은 1천만원 정도 올렸다. 특별한 홍보활동을 하지 않은 점을 감안하면 상당히 높은 수준. 이후 입에서 입으로 생과일아이스크림의 맛이 전해지면서 고객이 꾸준히 늘어났다. 가을에 접어들면서 고객 수가 줄기는 했지만 염려할 정도는 아니다. 요즘엔 한달 평균 1천5백만원 선의 매출이 오른다. 생과일 등 재료구입에 3분의 1을 지출하고 임대료, 관리비, 인건비 등을 제외하면 순이익은 한달 평균 7백만원 선. 창업자금이 모자라 은행에서 대출받았던 3천만원은 지난해에 이미 갚았고 올해 들어서는 나머지 투자비용도 거뜬히 회수했다.“아무리 춥고 궂은 날씨여도 가게 문을 열어둡니다. 처음 온 고객에겐 메뉴의 특징과 맛을 충분히 설명해 주고 원할 경우 일일이 맛을 보게 하지요. 아이스크림처럼 달콤하게, 프렌치키스처럼 부드럽게 고객을 맞는 것이 최고의 전략이죠.”‘복합업종’ 불황에 강해…점포 추가오픈 계획노사장은 1~2년 후 같은 점포를 하나 더 오픈할 계획을 갖고 있다. 그만큼 자신감이 붙었고 사업가로서 성공하겠다는 포부도 생겼다는 의미다.이 사업은 요즘 소자본 창업가에 불고 있는 업종복합화 경향과 연관있다. 경기에 민감한 소점포의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비슷한 업종을 결합, 매출증대를 꾀하는 전략이다. 노사장의 점포는 아이스크림전문점과 커피전문점, 제과점의 특징이 결합했다고 해서 ‘퓨전카페’라고 부르기도 한다. 매출이 부진한 커피전문점이나 제과점 등을 회생시키는 ‘묘책’으로 활용할 만하다.주요 고객은 신세대 여성층. 때문에 여자대학 앞이나 패션거리가 가장 유망한 입지로 꼽힌다. 직장여성이 많은 사무실 밀집지도 나쁘지 않다.전문가들은 이같은 복합화 업종이 불확실한 경기동향, 갈수록 개성을 추구하는 소비자 요구와 맞물려 당분간 강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02)333-23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