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차익 메리트, 고액자산가 관심 급증 … 해외투자는 ‘신중히’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의 상승추세로 인해 외화자산에 대한 투자심리가 크게 일고 있다. HSBC 은행.환율급상승 등 최근의 경제 불안으로 외화자산 투자에 대한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환율이 이미 오를대로 오른 뒤 외화자산에 투자하는 것은 여지없는 ‘뒷북’이지만, 불안감에 이같은 상품에 관심을 갖는 투자자들의 심리는 이해가 가는 대목이다. 외화 자산 투자나 해외 투자에는 어떤 방법들이 있는지 알아본다.우선 가장 일반적인 상품은 거주자 외화예금. 은행의 일반 정기예금에 비하면 달러로 저축한다는 점만 다르다. 올들어 꾸준히 인기를 끌고 있다. 최근 거주자 외화 예금 전체 규모가 줄어들었으나 이는 기업의 환전수요 때문으로 분석된다. HSBC분당지점의 나수종PB팀장은 “환율이 크게 오르고 난 뒤에도 고객들의 관심은 조금도 줄지 않았다”고 말했다. 현재 세후수익률은 5.72∼4.09%선.달러표시채권 투자도 생각해 볼 수 있다. 동양증권이 11월22일부터 판매중인데 첫날 4백만달러, 둘째날 6백60만달러어치를 판매했다. 동양증권측은 고액투자자들의 관심이 대단해, 판매 첫날은 채권팀 업무가 마비될 정도로 문의 전화가 폭주했다고 밝혔다. 이는 달러표시 외평채, 즉 국채의 일종이다. 원금과 이자가 모두 달러로 지급된다. 내년 상반기 환율이 지금보다 소폭 상승할 것으로 많은 경제연구소들이 예상하고 있어 6개월마다 지급되는 이자는 환차익을 기대할 수 있다.그러나 채권만기는 2003년4월15일과 2008년4월15일 등 두가지로 만기시 환율을 예측하기 어려운 만큼 원금은 환차손을 입을 수도 있다. 동양증권 채권운용팀 김병철 부장은 “98년 같은 상품을 판매했을 때는 모두 원화를 가져와 채권을 구입했지만, 이번에는 외화예금을 갖고 있는 고객들이 환전과정 없이 채권을 살 수 있느냐고 묻는 전화가 폭주하고 있다. 이미 외화예금 형태로 환율상승에 대비해 둔 뒤, 이자소득세와 금융소득 종합과세를 피할 수 있는 채권에 관심을 갖는 것이다”라고 달라진 투자자들의 분위기를 전했다.이미 외화예금을 가지고 있다면 증권사에 구좌를 새로 개설해 은행과 증권사간 이체를 하면 추가 환전수수료 없이 달러표시채권 구입이 가능하다. 그러나 금리가 바닥까지 내려간 요즘이 채권투자에 적합한 시기인가에 대한 판단은 투자자의 몫이다.해외 뮤추얼펀드 등 문의 폭주, 세계증시 불안 ‘약점’직접 해외 자산에 투자를 하는 방법도 있다. 외국계 은행 지점의 상담직원들은 주로 미국 재무부채권을 권한다. 현재 금리는 6.5%선인데 내년에는 금리가 떨어질 가능성이 높아 이익을 기대할 수 있고, 원/달러 환율이 오르면 환차익까지 노릴 수 있다는 것이다.이밖에도 구입 가능한 상품은 해외수익증권과 뮤추얼펀드. 해외 뮤추얼펀드는 피델리티 템플턴 등 외국 유명 자산운용사들이 국내 투신과 증권사를 통해 판매한다. 국내 뮤추얼펀드와는 달리 개방형으로 중도환매나 펀드간 이동이 자유로운 이점이 있지만, 세계증시도 한치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상황이라 이 펀드들의 수익률 역시 장담하기 어렵다.최근 국내에서 개인 영업에 본격적으로 나선 메릴린치증권은 거액자산가들을 모아 해외투자설명회를 열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최근 메릴린치가 6개월내 원/달러환율이 1천2백40원까지 오를 것이라는 보고서를 낸 것도 한국 소매시장 공략 정책과 관계가 있다”는 견해도 나와, 성급한 해외투자에 경고 메시지를 보내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