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상반기 경기 침체가 우려되지만 주가는 선행한다는 점을 감안할 때 2001년도 주가는 점진적인 상승이 기대된다. 금년들어 종합주가지수가 50% 하락하고 코스닥은 80% 가까이 추락했다. 국내경기가 급격히 위축되고 있고 부실기업의 퇴출에 따른 실업자 양산이 예상되지만 펀더멘털 대비 지나치게 하락했다. 장기 추세선상에서 볼 때 지수 500포인트는 기술적 바닥권이다.현재 한국 금융시장을 주도하는 외국인들은 과감한 기업구조조정의 추진을 요구하고 있다. 현재 채권시장에서는 발행 기업의 3분의 1 정도만 우량등급으로 분류돼 매매되고 있다. 2000년 상반기 실적으로 보면 상장기업 가운데 약 30%가 영업이익으로 금융비용도 충당하지 못한다.따라서 향후 구조조정의 성패는 대우나 현재 워크아웃 진행중인 회사의 처리뿐만 아니라 현대 일부 계열사나 기타 중견그룹의 잠재부실을 어떻게 처리하느냐가 관건이다. 이러한 잠재부실이 50조~60조원 규모로 파악되는데 50% 정도의 회수율을 가정한다면 20조~30조원의 추가 부담으로 해결될 수 있다. 현재 OECD국가 중 한국이 GDP 대비 정부부채 비율이 가장 낮은 현실을 감안할 때 국내에서 충분히 조달 가능한 규모이다.경기가 급강하하는 현재의 여건하에서는 정상채권도 부실화될 수 있어 정부의 과감한 결단이 필요하다. 근대사를 살펴보면 98년 한국 정도의 외환위기를 겪은 국가들은 일반적으로 10년여의 위기극복 과정을 경험해왔다. 또한 그 기간 동안 경제적 충격도 일반적으로 3차례나 있었기에 현재가 2차 쇼크라면 향후 수년내에 잔잔한 충격이 또 있을 수 있다.또 다른 변수로는 미 금리 인하시기, 원/달러 환율 및 국내 경제의 바닥 탈출 시기를 꼽을 수 있다. 대부분의 이코노미스트들은 미국이 금리를 인하할 수 있기 위해선 경제 성장률이 3%대 이하로 떨어져야 한다고 보고 있다. 그런데 이미 지난 3/4분기 미국의 성장률이 2/4분기 5.6%의 절반 수준인 2.7%를 기록했다. 이와 같은 경기 둔화국면이 이어질 경우 내년 초 미국의 금리 인하 가능성이 높다. 98년 하반기처럼 미국이 금리를 인하하면 국제 유동성이 호전돼 외국인 투자자금이 한국 등 아시아권 증시로 재차 유입될 가능성이 높다.국내외 경제상황을 종합해 볼 때 원화는 내년 초까지 점진적인 상승이 필요하다. 물론 환율 상승에 따른 환차손을 피하기 위해 일부 외국인 투자자의 이탈이 우려된다. 또한 국내에서는 가능성이 극히 적은‘제2의 위기론’을 운운하는 분위기속에 개인은 물론 기관투자가의 심리도 상당히 냉각될 것이다.그러나 내년 1/4분기까지 예상되는 5~10% 정도 원화의 추가절하는 중장기적으로 수출 증가를 통해 국내 경기 침체를 막고 수출업체 등 기업 채산성이 개선되는 효과가 있다. 또한 내년 초에 기대되는 미국의 금리 인하와 원화 절하가 맞물릴 경우 유동성이 풍부해져 금융시장이 선순환될 가능성이 높다.금년 상반기 경제성장률이 10%를 상회했기에 내년 상반기에는 성장률이 3~4%대로 둔화되고 그 결과 경기부양론이 논의될 것이다. 그러나 증시는 내년 2/4분기부터 전세계 유동성 개선과 국내경기의 저점탈피에 대한 기대감으로 점진적인 상승을 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