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비ㆍ금융비용 절약, 무료 옵션 혜택까지 '일석다조'

경기가 급속히 가라앉으면서 주택건설업체들의 분양실적이 크게 떨어지고 있다. 경기에 민감해 쉽게 잦아드는게 부동산시장의 특성인데다 겨울비수기까지 겹쳐 상황이 더욱 어렵다.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한 건설업체는 분양가를 50%나 할인하면서까지 미분양분을 해결하려고 안간힘인가 하면, 중도금·잔금을 몽땅 대출해주거나 입주 후로 납부를 연기시키는 업체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하지만 실수요자 입장에선 이런 시기가 놓칠 수 없는 ‘투자찬스’다. 할인된 가격에 분양을 받으면 투자비를 줄일 수 있다. 게다가 무료 옵션 혜택에 금융비용 절약 등 각종 메리트를 덤으로 기대할 수 있다. 이것이 바닥투자의 묘미이기도 하다.● 분양가 할인 아파트수도권 아파트 중에는 분양가를 대폭 깎아주는 곳이 많다. 구리시 인창동 성원2차아파트는 51평형 잔여가구 분양가를 2천만원 내렸다. 원래 2억5천5백만원이던 가격을 2억3천5백만원으로 하향조정하고 별도로 1억3천5백만원을 1년동안 무이자 융자해 준다. 11월에 완공된 아파트여서 1억원만 납부하면 당장 입주가 가능하다.안산시 고잔지구의 풍림아파트는 51평형 31가구의 분양가를 2천9백만원 낮춰 1억5천8백만원에 공급한다. 또 1억1천만원을 융자해 줘 실입주금은 4천8백만원에 불과하다. 12월부터 입주를 시작하며 택지개발지구에 속한 2천1세대 대단지라는 것도 장점이다.올들어 분양경기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용인지역에서도 할인혜택 아파트를 찾아볼 수 있다. 인정건설이 짓는 용인시 고림동 피렌체빌리지는 1천55가구 중 23평형 70가구를 원분양가에서 4백20만원 내린 7천7백만원에 공급한다. 더불어 최고 4천만원까지 융자를 알선해 3천7백만원이면 입주가 가능하다. 지난 8월 완공되었으며 분당까지 자동차로 10분 거리다. 서울 강남권 전세 수요자라면 눈여겨볼 만하다.LG건설은 죽전리에 분양한 LG트윈빌 계약해지분 다섯 채를 2천7백만원 내린 가격에 팔고 있다. 70평, 78평형 대형으로 분양가의 50%를 2년 동안 무이자 대출하는 서비스도 병행한다.이밖에 오산시 누읍동 한라그린타운도 원분양가보다 12~13% 할인된 가격으로 미분양 물량을 내놓고 있다.● 중도금 연기·옵션 제공 아파트계약금 10%만 납부하고 나머지 중도금을 잔금 납부때 함께 내라는 아파트는 셀 수 없이 많다. 여기에서 나아가 무이자 융자를 제공하거나 옵션시설을 덤으로 주는 곳이 있다.김포시 감정동의 신안아파트는 24평, 32평형 35세대에 대해 최고 6천만원을 융자하고 1천만원 상당의 옵션을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김포시 장기동에 위치한 월드메르디앙4,5차 49평, 62평형도 중도금 전액을 2년동안 무이자 융자하는 조건을 제시했다. 잔금도 저리로 융자가 가능하다. 지난 10월부터 입주가 시작돼 계약금만 내면 입주가 가능한 셈이다.용인시 수지읍 상현리의 금호베스트빌3차 33평, 68평형도 금호건설이 중도금을 전액 대출하는 방식으로 공급하고 있다.● 가격 할인 상가현금 확보가 시급한 현대건설은 미분양 상가 4곳의 할인분양에 나섰다. 내년 5월 입주예정인 서울 목동 현대41타워와 송파구 신천현대타워, 동작구 한국컴퓨터사옥, 강동구 올림픽그린타워 등 주상복합건물의 상가 부분이 할인 대상이다.특히 목동 현대41타워 상가에 환매조건 및 수익률 보장방식(Buy Back System)을 적용, 투자자를 최대한 보호한다는 조건을 제시했다. 준공후 5년이 경과한 시점에 투자자가 희망하면 공급금액 전액을 반환받을 수 있도록 한 방식. 5년간 연10%의 수익을 보장하는 것도 이채롭다. 이 방식을 택하지 않는 투자자에겐 할인폭을 더 크게 적용해 1층 상가의 경우 원분양가의 35%를 할인한 평당 1천1백70만원에 공급한다.송파구 신천동의 신천현대타워 상가는 원분양가의 50%를 할인, 평당 3백~9백만원 선에 분양하며 한국컴퓨터사옥의 상가 2개층, 올림픽그린타워의 상가 5개층은 10~40%씩 할인한 가격으로 분양 중이다.★ 인터뷰 / 김신조 내외주건 대표“집이 아니라 문화를 팔아야죠”‘꼭 사야 할 사람에게만 판다’.김신조 내외주건 대표(39)는 상대적으로 지명도가 약한 중소업체의 아파트를 척척 팔아치우는 ‘마이더스의 손’으로 통한다. 대형업체의 유명 브랜드에만 청약이 몰리는 분양 양극화 현상을 감안하면 쉽게 이해하기 어려운 평가다. 갈수록 중소업체 아파트를 외면하는 수요자가 늘고 있고 그로 인해 도산하는 업체가 줄을 잇는 현실이기에 더욱 그렇다.하지만 김대표가 그간 수행한 분양 마케팅을 뜯어보면 이내 그 진가를 짐작할 수 있다. 주택건설업계에선 김대표의 마케팅 기법이 ‘뉴스’처럼 회자될 정도다.김대표는 요즘 12월 서울 동시분양에서 공급되는 서울 관악구 신림동 우정하이비전아파트의 분양 마케팅을 맡고 있다. 이번 프로젝트에서 내세운 ‘비장의 무기’는 장학금 지급 이벤트. 분양계약자나 분양계약자의 직계자녀가 2001년에 대학에 입학할 경우 1학기 등록금과 입학금 전액을 지급한다는 내용이다.“우정아파트의 입지 특성을 활용한 겁니다. 서울대, 숭실대, 중앙대가 가깝고 분양시기가 입시철과 맞물린 점에 착안했죠. 아파트 분양가에 비하면 많지 않은 금액이지만 불안한 경기에 학비부담을 덜어준다는 의미가 있어 반응이 좋습니다.”지난해 7월, 10년간 근무한 (주)우방 주택사업부를 나온 김대표는 곧바로 내외주건을 설립했다. 시공을 제외한 주택사업 전과정을 취급한다는 계획이지만 ‘전략상’ 분양 마케팅부터 시작했다. 지난해 가을, 처음 맡았던 서울 중랑구 상봉동 우정아파트 분양 프로젝트는 많은 화제를 남겼다. 추석 연휴를 활용, 중랑구에서 외곽으로 통하는 모든 간선도로를 장악하고 ‘귀성 지름길지도’를 배포했다. 결과는 계약률 93%로 나타났다. 37층짜리 고급 주상복합 대우트럼프월드Ⅱ 분양 때는 수요자에게 실제 조망권을 보여주는 ‘모험’을 단행했다. 부산에서 12인승 헬기를 공수, 현장에서 층별 조망권이 어떠한지 직접 보게 한 것. 이에 힘입어 1백% 분양 기록을 세웠다.“광고에 의지하는 소극적인 마케팅이 가장 싫습니다. 적어도 분양 3~4개월 전부터 해당 지역과 고객을 분석하죠. 어떤 고객층이 실구매 의사를 갖고 있는지, 발로 뛰지 않고선 모르는 일이니까요.”1만명에 달하는 고객DB를 직접 관리하는 김대표는 ‘집을 파는 게 아니라 문화를 판다’는 지론을 갖고 있다. 생활 속 온갖 에피소드를 효과좋은 판촉 아이디어로 연결하는 비결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