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기업의 IR가 실패하는 주요 이유 중에 하나는 IR담당자의 PR에 대한 오해이다. PR를 일방적이고 그럴듯하게 포장하는 전략으로 이해하는 IR담당자가 IR도 역시 그렇게 하다가 오히려 크게 당하게 된다. 벤처기업에서만 그러한 것이 아니다.A기업은 9월에 올해 예상 수익이 1조원이 넘는다고 발표해 언론에 크게 보도됐다. 하지만 3/4분기 결산을 해보니 손해가 났다. 그래서 10월 초에 기자는 초청하지 않은 가운데 투자분석가만을 대상으로 이에 대한 설명회를 개최했다. 그러나 기자들이 이를 눈치채고 그날 즉시 긴급뉴스를 내보내 오히려 기업 신뢰가 하락하고 장기적으로 경영악화를 초래하고 말았다. 이는 기자의 행동반경을 잘 몰랐기 때문에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홍보실무자가 IR팀에 있었다면 언론보도를 피하려 하는 이같은 무리수는 결코 저지르지 않았을 것이다.우리나라 IR담당자들은 IR와 PR를 전혀 다른 것으로 생각하고 IR활동에 PR라는 단어를 사용하는 것을 부정하고 있다. 이는 아직 국내 기업들이 홍보를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방법이 아닌, 인간관계 등을 이용해 매체에 기사를 싣는 것으로 왜곡되게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IR담당자의 임무= 투자자들에게 명확하게 신뢰할 만한 메시지를 정확하고 빠르게 배포하는 것이 IR담당자의 주요 임무이다. 보통 우리 기업에서 IR정보가 변호사, 회계사, 재무담당자를 통해 나오는데 IR활동이 법률적 회계적 틀 안에서만 결정돼서는 안된다. 왜냐하면 IR의 가장 중요한 업무가 투자자들과의 커뮤니케이션이기 때문이다. 기자나 분석가들은 어떤 쟁점에 대해 정보를 얻는데 해당기업에 연락을 하게 되고 거기에서 정보를 받지 못하면 대신 경쟁사에서 정보를 얻게 된다.또한 투자자는 기업의 전략적 방향과 경쟁 우위점 등을 해당 기업과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알고 싶어한다. 이러한 정보 커뮤니케이션 전쟁 속에서 커뮤니케이션 전문가의 필요성은 분명하게 드러난다. 즉, IR담당자가 재정 마케팅 새로운 경향 등을 이해하는 것은 기본이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우수한 커뮤니케이션 기술을 지니고 관련 공중들과 효과적으로 커뮤니케이션하는 것이다.● 미래지향적 IR = 지난날 기관투자가, 분석가 등을 대상으로 했을 때에는 단순한 IR전술로도 주가관리가 충분했다. 그러나 지금은 외국투자자, 일반투자자, 언론, 사장의 이미지, 마케팅, 정부관계, 기업의 사회공헌활동 등 IR차원에서 신경을 써야 할 대상 및 분야가 다양해졌기에 좀더 복잡한 IR 전략이 필요하다.단순하게 투자자만 보지 말고 지역사회, 소비자, 사원, 정부, 언론, 시민단체 등 기업환경을 구성하는 제반 공중들과 효과적으로 커뮤니케이션해야 IR가 제대로 되는 것이다. 이는 바로 우리 기업이 주가관리를 위해서 통합적 경영(Integrated Management) 즉, PR전략을 수행해야 함을 의미한다.지금과 같이 온라인 산업의 영향으로 누구도 예측하기 어려운 주가 조정기를 맞이하고 있는 상황에서는 특히 그러하다. 따라서 선진기업처럼 최고재무경영자(CFO)에 의한 재정관리 시스템이 우리 기업 사회에 곧 정착되고, IR프로그램도 PR전략을 접목시켜 글로벌 스탠더드를 추구해야 한다. 미국 기업 IR담당자의 40% 이상이 홍보 출신이며 IR담당자의 자격요건으로도 기업 커뮤니케이션(홍보) 능력을 손꼽는다는 점에 유의해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