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각실·휴게실 배치, 학부모·학생 인기끌며 ‘만석’ 신바람 … 월 순수익 7백50만원선

서울 마포구 망원동에서 마이티독서실을 운영하고 있는 정필순 사장(39)의 창업 동기는 고사성어 ‘맹모삼천지교(孟母三遷之敎)’를 연상케 한다. 결혼 후 줄곧 전업주부로 지내다 창업을 결심한 이유나 독서실을 열게 된 동기가 모두 ‘자녀 교육’이라는 주제와 연결돼 있다.“사실 중학교 교사인 남편 봉급만으론 점점 커가는 두 아이의 교육비가 빠듯하지요. 그래서 아동복대리점을 냈는데, 4개월만에 그만두고 말았어요. 장사하는 모습을 아이들이 흉내내는게 걱정스러웠거든요. 하지만 독서실을 시작하고부터는 고민이 없어졌습니다. 학생들이 열심히 공부할 수 있도록 세심하게 신경썼더니 우리 아이들도 좋은 영향을 받고 있어요. 수익도 쏠쏠하니 일석이조라 할 수 있죠.”아동복점의 수익이 상당히 높았지만 ‘교육적 효과’를 위해 과감하게 포기했다. 대신 ‘독서실 체인에 가맹, 돈과 보람을 함께 겨냥하자’는 남편의 제안을 실행에 옮겼다.정사장의 독서실은 동네 중고등학생들 사이에서 ‘명소‘로 통한다. 수능시험이 끝난 요즘엔 60%선의 입실률을 기록하고 있지만 얼마전까지만 해도 예약자가 줄을 서 있었다. 지난 2월 창업한 후 4월 중간고사 시기부터 줄곧 ‘만석’을 유지했다.새벽 2시까지 셔틀버스운행, 학부모에 인기인기의 비결은 여느 독서실에선 볼 수 없는 ‘배려’ 덕분이다. 어두컴컴한 실내에 책상만 빼곡한 모습이 아니라 쾌적하고 밝은 분위기를 내려고 구석구석 공을 들였다. 학습효과를 최대한 높이기 위한 시설도 따로 만들었다. 개인 텔레비전이 있는 시청각실을 만들어 교육방송 프로그램을 자유자재로 볼 수 있도록 했고 정신집중 강화 장비인 ‘엠씨스퀘어’를 1백36석 모두 설치했다. 또 가볍게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휴게실도 만들었다. 좁은 공간에 되도록 많은 좌석을 들이려고 애쓰기 마련인 보통 독서실과는 ‘노선’이 틀린 셈이다.“시청각실, 휴게실을 없애고 그 자리에 책상을 놓으면 조금 더 벌긴 하겠지요. 하지만 눈앞의 이익보다는 학생들의 공부 환경을 더 중시해야 합니다. 과거의 독서실 운영기법으로는 아이들의 선택을 받을 수 없어요.”개업 후 가장 주력한 부분은 이러한 ‘차별성’을 강조한 홍보작업이었다. 놓치기 쉬운 교육방송 강의를 언제든 볼 수 있고 밝고 쾌적한 분위기라는 내용은 학생뿐 아니라 부모들에게도 크게 어필했다. 특히 밤 12시부터 2시까지 셔틀버스를 운행해 안전한 귀가를 돕는다는 전략은 부모들을 안심시키고 독서실을 믿게하는 중요한 변수가 되고 있다. 주변 독서실과 비슷한 입실료(한달 8만원)에 시설과 배려가 월등하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인기’는 자연스럽게 따라왔다.정사장은 신축빌딩 4~5층 1백14평을 임대해 사용하고 있다. 시설 투자 규모가 크고 2개층을 빌린 만큼 창업비용이 적지 않게 들어갔다. 임대보증금만 1억원이 들어갔고 책상 등 시설비와 가맹비로 1억원을 지출했다. 창업자금 대출을 비롯해 주변에서 빌린 돈만 1억5천만원. ‘정말 잘 될까, 실패하면 정말 큰일인데…’하는 걱정으로 밤잠을 설칠 수밖에 없었다.하지만 요즘엔 ‘빚’의 무게가 한결 가벼워졌다. 한달 평균 순수익이 7백50만~8백만원 선일 정도로 고수익을 올리고 있기 때문. 아르바이트 총무와 청소부에게 지급하는 인건비나 매월 체인 본사에 지불하는 로열티, 관리비를 제외하면 부가지출이 거의 없다는 게 이 사업의 매력이다. 수요층이 두텁고 다른 업종보다 경기변동에 덜 민감하다는 것도 커다란 장점.“출입을 엄격하게 통제하고 학생들과 수시로 상담하는 등 제대로 된 독서실 분위기를 만들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교사인 남편이 수시로 도와주는게 큰 힘이 되지요. 공부를 하기 위해 오는 학생들인 만큼 그 의지를 충분히 만족시켜야 합니다.”입출입 체크시스템 가동, 학습 분위기 조성정사장은 본인 스스로 공부하는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중국어 공부를 시작했다. 또 화병에 꽃을 꽂아 분위기를 부드럽게 만들거나 간식을 돌리는데 돈을 아끼지 않는다. 집안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에겐 입실료를 받지 않기도 한다. 수익보다 교육적인 목적이 더 크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우리나라의 교육관련 시장 규모는 세계 어느 나라에도 뒤지지 않는 수준이다. 최근 들어서는 ‘유연성과 창의력 향상’이 교육의 중요한 목표로 대두되면서 이와 관련한 신개념 교육사업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정사장의 독서실도 같은 맥락. 기존의 독서실 틀을 깬 실내공간 배치와 첨단 시스템으로 ‘학습 공간 제공’을 넘어선 역할을 하고 있다. 업주가 관리하기 편하도록 회원관리, 입출입 체크를 컴퓨터로 제어하게 만든 것도 주목할 만하다.시설 못지 않게 중요한 것이 입지 선정이다. 조용하고 쾌적한 장소를 골라야 하는 것은 물론 학교와 주택가가 가까워야 한다는 점이 필수조건이다. 중고등학교를 낀 주택가나 대단위 아파트 밀집지가 가장 유리한 입지다.이 사업은 육체적 노동강도가 비교적 덜해 여성이 하기에 적합한 업종으로 꼽힌다. 단순히 영리를 추구한다기보다 ‘교육’에 일조한다는 자긍심을 안겨주기도 한다. 높은 교육열과 치열한 진학경쟁을 바탕으로 풍부한 시장성을 갖췄다는 평가. 또한 기존 독서실의 매출증대 방안으로서도 활용할 만하다. (02)782-89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