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 전문가들, 금리인하 전제, 바닥치고 반등 낙관적 전망 … 모건 스탠리 등은 보수적 견해

월가의 내로라하는 투자전략가들이 올해에도 어김없이 2001년 증시전망을 내놓았다. 지난 99년과 달리 이들은 2001년 증시 전망에 상당한 고심을 한 것 같다. 미국 증시가 곤두박질치면서 2000년 증시 전망이 빗나가고 말았기 때문이다.대부분의 월가투자전략가들은 주가예측의 기준으로 삼는 S&P 500지수가 2000년에 견조한 오름세를 보일 것으로 지난해 초 예측했었다. 그러나 대형주 위주로 구성되어 있는 S&P 500지수는 연초의 1469.25보다 7%정도 떨어진 상태에서 밀레니엄 첫해인 2000년을 마감했다. 특히 기술주들로 주로 구성되어 있는 나스닥지수가 2000년 연초보다 28%나 떨어져 주가하락의 골이 더욱 깊었다. 투자전략가들이 증시를 전망하기 어려운 것은 이같은 주가의 불가측성 때문인지도 모른다.<월 스트리트 저널 designtimesp=20499>이 조사한 월가 대가들의 2001년 주가전망은 아주 낙관적인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대부분의 투자전략가들이 강한 상승세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최근 경기침체의 징후가 점차 강해지고 있는 상태에서 밝은 주가 전망을 내놓아 투자자들이 다소 놀라는 분위기다. 최근 미국의 중앙은행인 FRB(연방준비제도이사회)가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 회의에서 통화정책을 명시적으로 수정하지는 않았지만 경기침체가 앞으로 미 경제를 위협하는 가장 큰 위험요인이 될 것이라고 강조한데서 금리인하의 희망을 걸고 있는 모습이다.애플게이트 ‘공격적 투자 나서라’ 조언2000년 S&P 500지수 1680으로 가장 낙관적인 주가전망을 내놓았던 크레딧 스위스 퍼스트 보스톤의 투자전략가인 토마스 갤빈은 조심스런 자세로 예측했다고 밝히고 있기는 하지만 2001년에 S&P 500지수가 연말까지 17% 올라 1600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갤빈의 올해 전망치는 상승률로 따지면 지난해보다도 더 낙관적인 것이다. 월가 투자전략가들이 예측한 2000년의 상승률은 평균 7%선이었다. 올해 이들의 예상상승률은 평균 18%에 이르고 있다.지난해 보수적 전망치를 내놓은 일부 전략가들조차 강한 오름세를 지속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메릴린치의 투자전략가인 크리스틴 캘리스는 2001년 연말까지 S&P 500지수가 무려 26% 상승할 것으로 예측했다. 연말지수는 1720선. 캘리는 이같은 주가상승이 FRB(연방준비제도이사회)가 금리인하조치를 어느 정도 빨리 단행하느냐에 달려 있다는 전제조건을 달았다.월가에서 가장 낙관적인 전망을 하고 있는 전략가로 캘리스외에 레먼 브라더즈의 제프리 애플게이트를 꼽을 수 있다.애플게이트는 2001년말까지 S&P지수가 31% 올라 1800선에서 마감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캘리스의 26%보다도 훨씬 높은 수준이다. 그는 올해 상당 기간 동안 조정장세를 거쳤기 때문에 지금부터 방어적인 자세에서 벗어나 공격적으로 투자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기술주도 밝게 보고 있다. 그 근거로 기업투자환경의 개선과 생산성증가를 꼽고 있다. 그는 자신의 연구결과에 비춰볼 때 FRB가 금리인상행진을 끝내고 S&P지수가 바닥을 친후 평균 30% 상승하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2000년 연말에 주가가 이미 바닥을 친 것으로 보고 있다.그러면 월가의 영향력있는 골드만 삭스의 투자전략가 애비 조셉 코헨과 UBS 워버그의 에드워드 커시너는 2001년 주가를 어떻게 보고 있을까. 상당히 낙관적이다. 코헨은 20%, 커시너는 25% 상승을 점치고 있다. 연말지수는 코헨이 1650, 커시너가 1715선이다. 이들은 현재 주식들이 너무 과소평가되어 있기 때문에 당연히 반등한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작년 3월 기술주의 위험성을 지적한 이들은 이제 기술주들이 떨어질 만큼 떨어졌기 때문에 매입기회를 노려야 한다는 시각이다.기술적 아닌 기본적 분석 토대로 투자나서야코헨은 “경기가 침체국면에 진입하기 시작할 때 증시는 약세장이 된다”면서 “경제가 침체국면을 피할 수 있을 것”으로 낙관한다. 대통령선거 과정에서의 불확실성이 사라졌을 뿐만아니라 금리인하분위기가 점차 강해지고 있어 시장의 기본적인 여건이 확실히 좋아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뮤추얼 펀드의 풍부한 현금들도 증시를 밀어올릴 것으로 보고 있다. 그녀가 올해 강세장을 예견하는 근거이다. 그녀는 이같은 전망에 대해 자신도 보장할 수 없다는 점을 인정해 눈길을 끌고 있다. 작년 3월 이후 약세장에서 줄곧 낙관론을 투자자들에게 전파해온 그녀도 그야말로 확신은 할 수 없는 입장인 것 같다.지난 99년말 모건 스탠리 딘 윈터의 바이런 위엔은 “인터넷주들은 워터루를 만날 것”이라면서 “많은 병력들이 괴멸할 것”이라고 경고했었다. 인터넷주의 몰락을 정확하게 예측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그는 올해에도 강세장이 도래할 것으로 보지 않고 있다. 2001년 S&P 500지수는 잘 해봐야 10% 정도의 상승에 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연말지수는 1500선.모건 스탠리의 피터 카넬로, 그룬탈의 조셉 배티패글리아, 크레딧 스위스 퍼스트 보스톤의 갤빈의 전망치는 2000년 예측치보다 조금 높아졌거나 낮아졌다. 이들은 S&P지수가 17~20% 정도 오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카넬로와 갤빈은 2000년의 전망치보다 낮은 1600선으로 잡았다. 배티패글리아는 2000년 수준과 거의 비슷한 1650선이다. 배티패글리아는 2001년 주가전망을 보수적으로 잡은 것은 원유가격의 상승세, 경기후퇴 우려감, 인터넷기업의 난파등을 고려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기술주 폭락과 침체장세를 경고했던 J.P. 모건의 더글러스 클리고트는 S&P 500지수가 2% 상승에 그칠 것으로 내다보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연말지수는 1400선. 그는 현재 경기후퇴로 기업순익이 더 악화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그는 “기업들이 발표하고 있는 순익예상치들이 너무 높다”면서 “이같은 현상은 특히 기술주와 금융주에서 두드러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금도 기술주와 금융주를 피하고 있다. 그가 추천하는 종목은 제약, 석유, 유틸리티(전기·수도), 소비재관련 업종의 주식들이다.이 월가의 대가들이 주가예측으로 망신을 당할지 아니면 명성을 높일지의 여부는 결국 미국경제의 향방에 달려 있다고 볼 수 있다. 한국의 증시가 미국 증시의 움직임에 강한 영향을 받는다는 점을 고려해 볼 때 우리 증시도 월가 대가들의 운명과 비슷한 것 같다. 미국과 한국의 시장참여자들은 기술적 분석보다는 경제여건을 중요시하는 기본적 분석을 토대로 새로운 마음으로 투자에 나서는 것이 좋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