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형 위성 안테나 이어 이동통신용 안테나도 개발 … 해외시장 진출도 적극 추진

지난해 12월, 2000년을 장식한 두가지 사건이 있었다. 차세대 이동통신인 IMT-2000과 디지털위성방송 사업자가 선정된 것이다. 그 결과 올해부터 이동통신과 위성방송 사업이 본격적으로 활기를 띠게 됐다. 이 사업과 관련해 해당 업체들의 기대는 대단하다. 그 가운데 부품을 비롯한 주변 장치를 개발하는 업체는 우선 특수를 누릴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무선 기지국 안테나와 위성방송 수신 안테나는 핵심 장비중 하나여서 무엇보다 관심의 대상으로 지목되고 있다.경기도 남양주시 천마산 기슭에 자리잡은 (주)마이크로페이스(www.mface.com)는 안테나 분야에서 핵심기술을 확보한 벤처기업이다. 99년4월 안테나 전문 업체로 설립된 후 꾸준한 기술 개발로 위성방송과 인터넷, 이동 통신용 기지국 안테나에 전문 기술력을 보유하게 됐다. 연구 개발에 4억원을 투자해 99년도에 위성안테나(MSPAA : Microstrip Phase Array Antenna)를 비롯해 위성자동추적기, 위성인터넷 및 수신기, 수신카드를 차례로 개발하는데 성공했다.MSPAA는 기존 제품의 취약점을 대폭 개선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옥상에 설치했던 기존의 대형 파라볼라 안테나에 비해 가격 경쟁력에서 앞서 안테나 시장에서 선도기업이 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IMT-2000 사업자 선정, 특수 기대이 회사의 위성안테나는 MSPAA방식의 평면안테나로 설계돼 기상이변에 의한 수신장애가 거의 없다. 액정 모니터보다 작은 크기여서 가정용으로 적합하고 유리를 투과할 수 있어 실내 수신도 가능하다. 고주파 인터페이스가 특정 주파수만 추적해 타 전파로부터 방해받지 않는다. 적층 구조가 아닌 단층 구조로 개발돼 사용 면적당 수신량을 높였다. 여기에 송신기능과 무동력·무지향성 위성수신까지 가능하다.수신되는 전파의 감도를 인식해 가장 감도가 좋은 방향을 향해 자동 또는 수동으로 추적한다. PC에 연결하면 추적한 데이터를 하드디스크에 저장하기도 한다. 플래시 메모리를 사용해 인터넷으로도 프로그램을 다운받아 PC에서 위성추적용 데이터를 업그레이드시킬 수 있다.안테나의 첨단 기술을 가진 나라는 러시아다. 지난 90년 이후 수많은 러시아 기술이 국내에 들어왔으나 대부분 연구소 차원에서 진행됐다. 그러나 이 회사는 연구소에 묻힐 뻔한 기술을 상용화하는데 성공했다. 2000년에 성능과 가격 경쟁력을 갖춘 시제품을 출시해 올해부터 본격적인 시장 진출을 서두르고 있다. 추가 기술을 제품에 적용하기 위해 2000년9월부터 러시아에서 박사급 기술진이 입국해 국내에 체류하면서 기술 개발에 합류하고 있다.이 회사의 김세헌 상무는 “디지털 위성방송 사업자가 결정되면서 위성방송이 본 궤도에 오르고 있다”며 “위성 안테나 사업이 본격적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올해부터 위성 안테나 시장이 본격적으로 형성되면 경쟁사보다 가격과 기술면에서 우위를 갖춘 마이크로페이스가 안테나 시장을 주도하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덧붙였다.2000년 말부터 양산에 돌입하는 위성방송 수신용 및 위성인터넷 안테나로 초기에 매출을 올린다는 전략을 세우고 판매라인도 구축했다. 곧 국내 위성사업자와 관계사에 납품을 시작하고 일반 가정에도 직접 판매할 계획이다.특히 내수보다 수출 시장에 거는 기대가 크다. 위성방송이 활발히 진행되는 유럽 시장에 대한 진출을 적극 모색하고 있다. 이를 위해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와 상담을 진행하고 있다. 중국 및 아시아 지역 수출도 준비중이다.이동 통신 안테나로 수입 대체 효과위성안테나 개발을 통해 얻은 기술로 이동 통신용 통합기지국 안테나를 국내 최초로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이 기술을 바탕으로 IMT-2000을 비롯한 통신시장 진출도 적극적으로 준비하고 있다. 2000년 하반기부터는 PCS 셀룰러 IMT-2000 공용 이동통신 기지국용 통합안테나 개발 사업도 시작했다. 이 회사가 개발한 통합 안테나는 기존 기지국 안테나의 개·보수와 IMT-2000 사업에 따른 신규 기지국용 안테나로 이용된다.김상무는 “정통부가 추진중인 환경친화적 기지국 설치 법규가 시행되면 기존 기지국을 이동하거나 신규기지국 설치시 저희 회사 제품이 필연적으로 사용될 것”이라며 “이동 통신용 안테나가 매출성장의 한 축으로 자리잡을 것”이라고 설명했다.마이크로페이스가 개발한 위성안테나는 경쟁사 제품에 비해 전파 이득률이 훨씬 높고 설치도 간편하다. 이동 통신 기지국에 사용될 통합안테나도 이 회사가 국내 최초로 개발한 제품이다. 따라서 수입 대체 효과도 크다. 좁은 대역폭을 사용하는 기존 안테나보다 활동 범위가 넓고 가격도 저렴해 경쟁력은 충분하다고 자부하고 있다. (031)594-6780★ 인터뷰 / 이노영 사장“한국을 제2 안테나 기술 종주국 만들터”“전화가 귀한 시절엔 마을회관에 1대 있는 전화기에 온동네 사람들이 의존했습니다. 현재 아파트 옥상에 설치된 대형 위성방송수신용 안테나에 많은 가구가 이용 하는 것도 마찬가지입니다.”이노영(51) 사장은 집집마다 위성수신 안테나를 설치할 수 있게 된 것을 하나의 ‘혁명’처럼 말한다. 25만원짜리 안테나로 무궁화 2·3호를 비롯해 아시아권의 위성을 자동으로 찾아 수신할 수 있으니 지나친 얘기도 아니다.이사장은 지난 77년부터 효성(주)에서 송전철탑을 만들기 시작해 20년 넘게 이동통신과 방송용 철탑을 설계해온 엔지니어 출신의 CEO다. 99년6월 위성안테나를 개발하게 된 것도 이동통신용 철탑을 설계한 기술력의 결과였다. 러시아로부터 원천기술을 확보하기 위한 이사장의 뚝심과 노력도 위성·이동통신 안테나를 상용화하는데 한몫했다.“처음엔 외부인들로부터 원천기술을 보호하려는 러시아 연구진들을 설득하는데 무척 애를 먹었습니다.” 수없는 헛걸음에도 인내심을 가지고 현지로 계속 연구인력을 파견했다. 그 결과 공동개발에 적극 뛰어든 끝에 파트너십을 탄탄하게 다질 수 있었다고 이사장은 회상한다.“디지털 혁명의 근간이 되는 인터넷 인프라와 미디어 산업의 핵심인 디지털방송의 수신매체로 위성·이동통신 안테나는 미래 산업의 기폭제 역할을 할 것입니다.” 저가형이며 고성능 안테나 개발이 위성 및 차세대 통신시대를 앞당길 수 있다는 얘기다.현재 개발한 위성안테나는 방송수신뿐 아니라 방위산업용으로도 매우 효용가치가 높아 이를 군납하는 계획도 이사장은 추진하고 있다.이와함께 조만간 중국에서도 위성방송 시대가 열릴 것으로 판단해 중국시장 개척에 본격적으로 나설 계획이다. “작지만 강한 안테나로 21세기 통신혁명을 가장 먼저 열어 한국을 제2의 안테나 기술의 종주국으로 만들겠습니다.”디지털 시대를 향해 안테나를 높이 세운 이노영 사장의 야무진 각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