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MK-MH측근 전문경영인 2선퇴진 관심사 ... 삼성, 대규모 승진인사 단행예상

최창원 SK텔레콤 대표이사부사장올해 연말 및 2001년초에 단행될 주요 그룹들의 임원 인사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올해 재계는 구조조정과 영업환경 악화로 어수선했다. 따라서 재계는 내년에 침체된 회사분위기를 바꾸고 재도약 기틀을 마련해야 한다는 숙제를 안고 있다. 이를 해결할 첫단추가 ‘인사’다. 이미 SK는 주요계열사들에 대한 인사를 단행했고(박스기사 참조) 삼성 현대 LG 등 또한 인재를 어떻게 배치해야 할지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이번 그룹들의 인사는 예전과 다르게 전개되고 있다.그룹 구조조정본부(옛 비서실, 경영기획실 등)가 주요 계열사들의 인사를 통합 발표하던 것과 달리 계열사들이 각자 주총 직후 발표하게 된다. 이는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들이 그룹의 통합인사를 ‘황제경영’의 표본이라고 비난하고 나섰기 때문이다.따라서 연말께 인사를 내왔던 현대 삼성 LG 등은 SK와 마찬가지로 계열사별로 내년 2~3월께 주총 직후 독자적으로 발표하게 된다.그러면 이미 인사가 개봉된 SK를 뺀 나머지 그룹의 인사는 어떤 방향으로 전개될까.우선 4대 그룹은 젊은 임원들을 주요 위치에 전진배치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그룹을 젊게 이끌어갈 임원진에 누가 끼일 것인지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이미 인사를 단행한 SK는 두 젊은 오너의 대표이사 진급과 이를 떠받쳐줄 젊은 임원들을 많이 기용, 눈길을 끌었다.곧 인사를 단행할 현대는 구조조정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현대는 처음으로 정몽헌 현대아산이사회 회장 계열과 정몽구 현대기아자동차회장 계열, 정몽준 현대중공업대주주 계열이 각자 독자적인 인사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현대의 이번 인사에서 관심대상은 김윤규 현대건설사장, 김재수 현대건설부사장(구조조정본부장겸임), 이계안 현대자동차사장이다.김윤규 현대건설사장과 김재수 현대건설부사장은 그동안 채권단으로부터 퇴진압력을 받아왔던 것으로 전해진다. 증권가에선 김부사장이 이미 사직서를 제출, 정몽헌회장의 결심만 남겨놓고 있다는 설이 나돌고 있다. 정회장은 웬만하면 이들을 끌어안을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나 채권단의 압력에 상당한 부담을 느낄 경우 이들을 2선으로 후퇴시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들이 경영일선에서 물러날 경우 이들을 대신할 후속인사가 있을 것이어서 이것도 관심거리다.이계안사장의 거취는 김윤규사장과 김재수부사장의 자리이동과 맞물릴 것으로 예측된다. 정몽헌회장이 두 측근에 대한 인사를 단행할 경우 정몽구회장은 집안화목이라는 차원에서 이사장에 대한 인사를 심각하게 고려해야 할 것이기 때문이다.정몽구회장은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의 통합을 앞두고 임원들의 대량감원을 구상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현대자동차는 일단 이달 1일과 11일 두차례의 인사를 통해 5명의 임원을 면직시켰다.IMT2000 사업자 탈락된 LG 인사폭도 관심삼성은 계열사별로 실적에 따른 승진인사를 낼 것이란 관측이 유력하다. 이 경우 매출과 수익에서 최고의 실적을 보인 삼성전자의 대규모 승진 및 발탁인사가 점쳐진다. 하지만 시민단체 등이 ‘삼성전자 임원수가 많다’며 문제를 삼아 소규모 승진인사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삼성이 이회장의 ‘디지털경영’ 기반구축을 위해 어떤 인물을 중용할 것인지도 관심사다. 이와함께 현금흐름 경영시대를 맞아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는 금융소그룹 계열사들의 인사 역시 재계의 이목을 집중시킬 만하다.LG는 올해 사업부문 대통합 등 구조조정을 벌여 이의 후속인사가 주종을 이룰 것으로 추측된다. 재계는 이 과정에서 LG오너들의 재산분배가 좀더 가시화될 것으로 보고 있어 눈길을 끈다. LG는 특히 IMT-2000사업자 선정에서 탈락돼 이것이 이번 인사에 상당한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SK 인사 분석 / ‘최종현 사관학교’ 1기생 전진배치SK 최씨 4형제 모두가 계열사 대표이사 자리에 올랐다.표문수 SK텔레콤 대표이사사장최태원 SK(주)회장은 98년 9월 대표이사 회장으로 취임했고 최씨형제의 맏형격인 최신원 SKC회장은 올 1월 대표이사를 맡았다. 그리고 최재원 SK텔레콤전무와 최창원 SK글로벌전무가 내년 1월1일부로 대표이사 부사장으로 승진한다. 최재원부사장은 이번에 사업자로 선정된 IMT-2000사업을 주도하고 최창원부사장은 정보통신 및 e-비즈니스사업에 주력하게 된다. 이로써 SK그룹 최종건 창업주와 최종현회장의 아들 모두가 대표이사에 오르게 됐다.때문에 재계에선 SK가 본격적인 최태원회장 체제를 맞이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이는 최씨 4형제의 대표이사 등극 때문만은 아니다.최태원회장의 고종사촌형 표문수 SK텔레콤부사장은 이번 인사에서 대표이최재원 SK텔레콤 대표이사부사장사 사장으로 자리를 잡았다. 또 일명 ‘최종현사관학교 1기생’들인 유승렬 구조조정본부장은 SK(주) 대표이사사장으로, 김창근 SK(주)전무는 그룹구조조정본부 사장(SK부사장 겸임)으로 승진발령됐다.또 같은 1기생인 이노종 구조조정본부 홍보담당 전무는 SK텔레콤 홍보도 관장하게 돼 그의 영향력이 커졌다. SK창업주의 뒤를 이은 고 최종현회장은 지난 74년 SK의 신경영기법 마련을 위해 대대적인 직원교육을 펼쳤다. 유SK(주) 신임사장, 김구조조정본부사장은 이 교육 1기생들이다.이와 함께 SK(주)는 또 상무대우 8명을 상무로 올리고 부장 14명을 상무대우로 각각 승진시켜 임원으로 선임하는 등 신진세력을 대거 등용했다. SK텔레콤도 젊은 임원들을 많이 기용했다. 재계는 이런 점 때문에 최태원회장 체제구축이 완전 가시화됐다고 보는 것이다. 이에 대해 SK관계자는 “굳이 따진다면 최태원회장체제는 이미 오래전에 구축됐다고 봐야 한다”며 “그러나 이번인사를 마치 손길승회장 등 구세력의 퇴진압박으로 보는 것은 잘못된 해석”이라고 잘라 말했다.이 관계자는 이어 “이번 인사는 온오프라인 조화에 역점이 두어졌다”며 “기존 CEO들은 기존사업을 챙기고 젊은 CEO들은 신규사업을 주도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