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유도 왕산해변.2001년3월 개항할 인천국제공항은 인천 앞바다의 영종도와 용유도 가운데를 매립한 땅에 들어서 있다. 예전에는 배를 타야만 갈 수 있었던 이들 섬 나들이도 신공항을 잇는 다리 및 고속도로의 개통으로 한결 쉬워졌다. 통행료가 6천1백원으로 비싼 것이 흠이지만, 차가 없어 텅 빈 듯한 고속도로를 ‘뛰뛰빵빵’ 달려가는 재미도 만만찮다.인천국제공항의 서쪽에 자리한 용유도는 용이 바닷물을 타고 흘러간다는 데서 이름 지어진 섬. 예전에는 영종도와 이어주는 연육교가 있었지만, 지금은 공항전망대 입구를 조금 지나 좌회전하면 그 유명한 을왕리 해변에 닿는다. 을왕리에서 길을 따라 더 가면 왕산해변이다. 을왕리는 일찍부터 이름난 곳이라 해변을 따라 횟집과 민박촌들이 줄지어 서있지만 왕산해변에는 초라한 음식점 몇 개만 있을 뿐이다. 여름이면 해수욕장으로 변하는 두 해변 모두 지금은 썰렁한 겨울 분위기만 가득하다.왕산해변은 활처럼 안으로 둥글게 휜 해변을 품고 있으며 쌀쌀한 겨울바람에 밀린 파도는 연신 모래사장을 핥는다. 고깃배 몇 척과 갈매기 떼들만이 겨울 바다를 찾아간 여행자들의 가슴을 시원하게 어루만져 준다. 썰물 때면 물이 2백m 이상 나가 개펄이 드러나는 을왕리 해변은 낙조로 유명한 곳. 방파제까지 가는 동안 해변에 도열한 횟집 주인들이 연신 차를 막는다. 주머니가 넉넉하다면 싱싱한 활어회를, 조금 빈약하다면 2만원짜리 조개구이를, 그것도 어렵다면 5천원짜리 해물칼국수를 추천한다.인천국제공항 나들이의 피날레는 영종도에서 맺는다. 신불IC에서 해안도로를 따라 계속 동쪽으로 가면 해수피아라는 해수탕 입구를 지나 영종도 카페리 터미널에 닿는다. 제비가 많다고 해서 자연도라고도 불렸다는 영종도 중앙에는 백운산(2백56m)이 솟아있다.영종도 여객터미널에서는 인천으로 가는 뱃길이 이어진다. 대보해운소속 카페리는 인천 북항의 율도 선착장으로, 용주해운의 카페리는 월미도로 간다. 첫배는 오전 4시30분, 막배는 오후 9시30분이고 대략 30분마다 한번씩 배가 떠난다. 대보해운 배를 이용할 경우 승선료는 5백원, 승용차 도선료는 2천8백원이고 용주해운 배는 승선료 1천원, 도선료 3천5백원이다.만약 인천국제공항과 용유도, 영종도 여행을 마치고 인천 지역으로 가보고 싶다면 바로 이곳에서 배에 차를 싣는다. 율도 선착장에 도착하면 경인고속도로 서인천IC를 통해 서울로 진입할 수가 있다.● 여행메모:서울에서 인천국제공항을 가자면 일단 자유로를 탄 뒤 방화대교, 신공항고속도로, 공항 코스를 달린다,(방화대교에서 영종도까지는 30분 남짓 소요) 되돌아올 때는 영종도에서 카페리를 이용, 인천 율도나 월미도로 빠져나가는 것도 이색적인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