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체 개발 ‘펜-타입’ 기술, 시장지배력 탁월 … PCB사업 진출, 매출 증대 한몫

이오테크닉스는 회로기판에 레이저로 미세구멍을 뚫는 PCB사업으로 사업영역을 다각화하고 있다.이오테크닉스는 반도체용 레이저 응용장비 업체다. 지난 89년 설립이래 줄곧 레이저를 이용해 반도체 칩에 제조업체의 상표나 제품번호를 새기는 ‘레이저 마커(Laser Marker)’를 생산했다. 이 기술력을 바탕으로 이 회사는 단말기, 캠코더, 휴대용 컴퓨터에 내장된 회로기판의 미세구멍을 레이저로 뚫는 장비제조로 사업영역을 다각화하고 있다.이 회사는 레이저마커분야에서의 높은 시장지배력, PCB사업 진출, 높은 수익성 등의 이유로 주목을 받고 있다.첫째, 95년부터 생산해온 레이저 마커가 국내 시장은 물론, 세계 시장 점유율 1위라는 점이다. 무명의 중소업체가 레이저 분야에서 이처럼 세계적으로 기술력을 인정받게 된 요인은 자체 개발한 ‘펜-타입’(Pen-type)이란 신기술 때문.해외 반도체 제조업체, 레이저 마커 채택이 기술이 나오기 전 이 분야의 시장을 선점한 일본의 NEC, 도시바 등 유명업체들은 반도체 칩 표면 위에 구리판을 대고 여기에 레이저를 쏘아 상표 등을 기입했다. 구리선이 놓인 모양대로 레이저가 통과, 글씨나 숫자가 새겨지는 원리를 응용했던 것.이 업체가 지난 95년 개발한 펜-타입의 레이저 마커는 펜으로 글씨를 쓰듯 구리판의 도움 없이 직접 반도체 칩의 표면 위에 글씨를 새기는 제품이었다. 구리판 제작비용만큼의 비용이 줄어드는데다 시간이 단축되고 훨씬 편리한 기술이었다. 90년 초부터 아남반도체의 자금 지원으로 이같은 제품 개발에 성공할 수 있었다. 품질과 속도, 그리고 제품 관리비용에서 일본 업체들보다 경쟁우위에 서게된 이오테크닉스는 이후 2~3년간 치열한 시장경쟁을 통해 결국 세계 반도체 마킹 기술의 표준을 제시했다. 마이크론, TI(텍사스 인스트루먼트), AMD(에이엠디) 등 80여개의 해외 유명 반도체 제조업체들이 이오테크닉스의 레이저 마커를 채택했기 때문이다.둘째, 이 기술력을 기반으로 단말기, 디지털 캠코더, 휴대용 컴퓨터 등에 내장되는 회로기판에 레이저로 미세구멍을 뚫는 PCB(Printed Circuit Board)사업에 진출한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일명 PCB 드릴러로 불리는 이 제품은 대당 6억원을 넘는 고급장비로 2003년까지 세계시장 규모가 1조원에 달할 전망이다. 이 업체는 2001년 초까지 이 드릴러의 시험생산을 마치고 국내 전자업체에 납품할 계획이다. 상용화된다면 국내 처음으로 국산화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캠코더, 소형 컴퓨터 등 휴대용 정보통신 단말기에 내장되는 회로기판의 생산증가로 PCB 드릴러의 수요가 늘어나 매출증대에 상당히 기여할 것으로 회사측은 기대하고 있다.이밖에 이 회사는 Wafer Marker, Laser Deflasher, Trimmer, Stencil, Laser Drill 장비 등 자체개발한 다양한 신제품을 통해 외형성장의 기반을 마련했다. 대신경제연구소 김문국 선임연구원은 “이 회사가 지난 99년 세계 최초로 개발한 ‘웨이퍼 마커’(완성된 반도체 웨이퍼상태에서 칩 뒷면에 레이저로 마킹하는 장비)는 현재 시험가동중이며 이 분야의 시장이 조성되면 선점 효과를 누릴 것”으로 분석했다.12개국 80여 업체 공급, 고객 관리 성공셋째, 이 회사는 지난 89년 설립이래 단 한번도 적자를 낸 적이 없다. 10여년이 넘도록 산업의 흐름과 경기 변동에 따른 부침이 있었지만 잘 견뎌냈다. 성공 요인은 두가지로 분석된다. 우선 이 회사는 세계 12개국 80여개 업체에 안정적으로 제품을 공급, 고객을 성공적으로 관리해왔다. 특히 세계 반도체 생산기지로 불리는 동남아지역에선 이오테크닉스가 각국별 40~70%의 레이저 마커 시장을 차지한다.또 다른 성공 이유는 레이저 마커분야가 반도체 경기에 영향을 받는 정도가 다른 반도체 장비업체와 비교해 볼 때 상대적으로 적다는 점이다. 경기가 나빠지면 반도체 업체들이 시설투자는 줄여도 칩 생산을 줄이지는 않기 때문.게다가 각종 정보통신기기 시장이 확대되면서 이에 따른 칩 생산도 활발해져 레이저 마커 시장도 같이 커지고 있다. 실제 지난 98년 반도체 장비업체들이 70%대의 매출감소를 경험한 반면 이 회사는 5%대의 매출이 감소하는데 그쳤다.이 회사는 최근 순익의 30%를 주주들에게 배당키로 한 회사의 방침에 따라 소액주주에게 50%의 현금배당을 결정하는 등 주주중심의 경영도 열심이다.2000년8월 코스닥에 등록한 이 회사는 성규동 사장 등 특수관계인이 49%, 대만산업은행(CDIB) 14%, 우리사주가 2.5%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CEO 인터뷰 / 성규동 사장기술력·발빠른 서비스로 시장 석권성규동 사장은 휴맥스 변대규 사장과 서울대 공과대학 선후배 사이다. 종종 사업에 관해 의견을 나누는 둘의 공통점은 89년 창업했다는 점과 한 분야의 기술력으로 해외시장을 석권했다는 점이다. 변사장이 디지털 셋톱박스를 갖고 유럽시장에서 1위를 했다면, 성사장은 레이저 마커로 세계시장 1위를 차지했다.▶ 기존 레이저 마커 시장을 선점한 일본 업체와 경쟁하면서 어려웠던 점은.일본업체는 기존 제품의 가격을 대폭 내려 우리의 시장 진입을 막거나 파트너십이 있는 국내 업체에는 우리 제품을 사용하지 말 것을 노골적으로 요구하기도 했다. 결국 품질, 속도, 관리비용면에서 우리 제품의 강점이 시장에 알려지자 전세는 역전됐다. 현재 일본 기술은 일본 내에서만 일부 상용화되고 있다.▶ 반도체 생산기지로 불리는 동남아 시장을 석권할 수 있었던 요인은.한국과 가깝다는 지리적 이점을 충분히 이용했다. 동남아 업체들은 제품을 구입할 때 가격과 기술력뿐 아니라 발빠르게 제품 관리 서비스를 해주느냐에 무게를 두었고, 우리는 이를 만족시켰다. 독일의 경쟁업체(Rofin Sinar사)와는 이런 점에서 차별화됐다.▶ 회사의 강점은.레이저와 광학분야에서 뛰어난 기술력을 보유한 석사와 박사 출신 연구원이 50여명에 이른다. 이들은 연구소에서 기술 개발에 전념하면서도 자주 외국으로 출장가 기술동향을 면밀히 체크한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회사는 직원들에게 무제한 외국출장을 허용하고 있다.약력: 57년 출생. 81년 서울대 전기공학과 졸업. 같은 대학 전기공학과 석사 졸업. 82년 LG전자 중앙연구소. 84년 대우중공업 기술연구소. 89년 이오테크닉스 창업.★ 애널리스트 시각시장영향없이 안정적 영업 기반 확보이오테크닉스는 레이저 및 전자 제어분야에서 원천 기술력을 확보했고, 반도체용 레이저 마커부문에서 세계적으로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이 업체에서 생산한 레이저 마커는 국내는 물론 다수의 해외거래선을 확보(수출비중 60% 상회), 시장변화에도 크게 영향을 받지 않고 안정적 영업을 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이 회사는 첨단기술을 기초로 고부가가치 제품을 생산, 3년 평균(98~2000년) 경상이익률, 영업이익률은 각각 25%를 상회할 것으로 추정된다. 사업부문별 매출액 비중은 레이저 마커부문이 88%, 나머지는 레이저 제어기술을 응용한 장비 매출이다.2000년 3/4분기까지 실적을 토대로 할 때 2000년 매출액은 전년보다 90% 증가한 3백68억원, 영업이익 68억원(25% 증가), 당기순이익 60억원(18% 증가)으로 추정된다. 2000년 추정실적을 토대로 이오테크닉스의 EPS(주당순이익)는 1천2백30원으로 반도체 장비업체 평균을 크게 상회한다. 이를 감안할 때 이 회사의 주가는 저평가돼 있으며, 투자매력은 충분하다고 판단된다.<김문국·대신경제연구소 선임연구원 designtimesp=2056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