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 하나. 오직 돈만을 밝히는 기업가 나돈돈이란 인물이 있다고 하자. 나돈돈 사장은 기업가 정신이고 도덕이고 안중에 없는 인물이다. X라는 상품을 만들어 나름대로 재미를 보고 있었다. 그런데 경쟁사가 나타나 X보다 더 좋은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했다. 위협을 느낀 나돈돈 사장은 경쟁사를 제거하기로 마음먹는다.나돈돈 사장은 허프총(High Energy Radio Frequency Guns;높은 주파수의 강력한 전자신호를 발사, 전자장비를 마비시킴)을 승합차에 싣고 경쟁사의 부근에 주차한다. 경쟁사 정보시스템이 있는 곳을 향해 고주파를 발사한다. 고주파 차단장치가 없는 곳의 컴퓨터가 모두 망가진다. 이 사건으로 경쟁사는 신제품개발데이터, 고객데이터, 재무데이터 등 기업운영에 필요한 모든 자료를 잃고 결국 문을 닫는다.또 하나 상상. 극우과격단체 열성단원 우열열. 활동자금 마련을 위해 선물투자를 결심하고 주가가 폭락하면 이익을 볼 수 있는 풋옵션을 저가에 대량 사들인다. 이와 함께 전문해커조직으로 하여금 전력회사와 통신회사 정보시스템에 침투해 데이터와 운영시스템을 파괴한다. 통신과 전력공급이 마비돼 사회는 혼란에 빠지고 주가는 폭락, 우열열은 막대한 시세차익으로 활동자금을 마련한다.이 이야기들은 단순한 상상에 불과하지만 전혀 불가능한 시나리오는 아니다. 기존에는 해킹이 젊은 해커의 공명심이나 실력과시 등 개인적인 수준의 시스템침입이 주를 이루었지만 이젠 상황이 완전히 변했다. 시스템침입의 주체가 개인이 아닌 정치집단, 기업, 국가 등 체계적인 시스템을 갖춘 조직이 되고 있다.과거 개인해커는 단지 침투했다는 사실과 이에 대한 흔적만 남기는 반면 조직적인 시스템침입의 경우에는 기업기밀, 국가기밀 등 핵심정보를 흔적 없이 탈취하는 것을 주 목표로 한다. 조직 해커는 정보를 취득하려는 동기가 기업, 단체, 국가 등 조직의 이해관계에서 출발한다는 점이 특징이다.기업 존망 결정할 정도로 치명적새로운 정보전쟁의 위협은 한 기업의 존망을 결정할 정도로 치명적인 것이 되고 있다. 이런 이유로 기존의 경비조직과 IT보안조직을 단일 조직으로 통합관리 할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정보전쟁의 공격형태는 온오프라인의 다양한 형태로 복합적으로 이뤄지기 때문이다. 단일조직에 보안시스템과 보안정책을 조율하고 침입을 탐지하지 않고서는 정보전쟁에 휘말려 있다는 사실조차 모르고 지나칠 수 있다.다른 사람의 컴퓨터에 네트워크를 통해 침투하는 사람을 흔히 해커라고 한다. 악의적으로 시스템에 침입해 데이터를 파괴하거나 훔쳐가는 경우는 크래커라고 따로 분류하기도 한다. 여기에는 해커와 범법자를 구분해 해커의 순수성을 강조하고자 하는 측면이 있다. 이 침입자가 해커이건 크래커이건 사회적으로는 이들을 경계하는 분위기와 어느 정도 대접해주는 분위기가 함께 있는 것이 사실이다.그러나 이제 해커는 본인의 순수한 뜻을 떠나 정보시스템 침입은 기업 혹은 국가의 중요한 전략적 무기가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