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트상품 개발·체제정비도 필요 … 신세기통신 인수 시너지효과 가시화 시급

SK텔레콤이 대한민국 일류기업소릴 듣고 있지만 세계 초일류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한 숙제도 만만치 않다.SK텔레콤은 ‘약점’이 별로 없는 기업이다. 자금력과 맨파워, 브랜드 인지도, 마케팅 기법, 정부 정책 소화능력까지 ‘이거다 싶은’ 틈새가 보이질 않는다. 당연히 대한민국 일류기업소릴 듣는다. 하지만 SK텔레콤이 진정한 세계 초일류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해결해야 할 숙제도 만만치 않다.SK텔레콤이 NTT도코모, 보다폰 등과 어깨를 견줄 정도로 성장하려면 일단 최대 현안인 비동기식 IMT-2000의 소프트랜딩에 성공해야 한다. SK텔레콤은 세계 최대 CDMA(코드분할다중접속)사업자로 동기식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지만 예상외로 비동기 사업권을 따냈다. ‘세계 최강’이라는 기득권을 스스로 포기한 것이다.삼성전자를 비롯, 국내 제조업체들이 중국 시장을 뚫기 위해 중국 정부 및 기업에 ‘애걸복걸’하고 있지만 SK텔레콤은 오히려 큰소리를 친다. 중국 정부관계자들조차 SK텔레콤을 찾아 망설계 기법, 운용 노하우를 전수해달라며 매달리는 것이 현실이다. SK텔레콤이 CDMA시장에서 구축한 독보적 위상 탓이다.SK텔레콤의 비동기 선회는 서비스 사업자 입장에서는 세계 시장의 85%를 장악하고 있는 신천지에 도전하는 기회이지만 동시에 위기가 될 수도 있다. 비록 NTT도코모-차이나모바일을 연결, 한자문화권을 아우르는 거대 단일 통화권 건설을 추진하고 있지만 사정이 간단치만은 않다. 더구나 ‘시장’에서는 영원한 친구도 동지도 없다.SK텔레콤이 때론 협력하고 때론 경쟁해야 할 직접적 상대가 도코모나 차이나모바일이라면 그들은 비동기식에 관한한 기술력, 브랜드 인지도, 자본력 등 모든 면에서 한 발 앞서 있다. 주고 받을 것이 있어야 친구가 되는 냉엄한 현실에서 SK텔레콤이 비동기 분야의 기술과 망운영 노하우를 하루빨리 끌어올리는 것이 시급하다. 이것이 가장 큰 1차 관문이 될 것이다.내부적으로는 히트상품의 부재 해결과 체제정비가 꼽힌다. 초일류기업에는 그에 걸맞는 세계적 히트상품이 요구된다. 도코모가 i-모드를 앞세워 최대시장인 무선인터넷분야를 선점했듯이 SK텔레콤도 세계시장을 겨냥한 ‘비장의 카드’를 준비해야 한다.신세기통신을 인수했지만 아직도 합병작업을 마무리하지 못한 것은 실무적으로 부담이 될 것이다. 시너지효과를 위해 이질적 기업문화를 통합하고 전문인력 유출을 방지하며 조직적 마케팅 체제 확립이 필요하다.‘우리도 할 수 있다’ 자신감이 도약 출발점이와 관련, 가능성은 작아 보이지만 경영권 후계구도의 잡음도 없어야 한다. 현대사태에서 보듯 경영권 분란은 ‘몰락의 지름길’이다. 다행히 SK텔레콤은 손길승회장을 정점으로 막강한 전문경영인들이 포진, 최태원SK(주)회장 최재원부사장 등 2세들의 승계를 돕고 있지만 앞으로의 일은 누구도 모른다는 점에서 안정적인 경영권 이양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한가지 덧붙이자면 SK텔레콤 모든 임직원들이 ‘자신감’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초일류기업이 경쟁상대라면 지레 겁부터 먹는 것이 우리기업의 가장 큰 약점인데 ‘도코모가 하면 우리도 할 수 있고 더 잘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도약의 출발점이 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