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나라 증권시장이건 ‘1월’에 대한 관심은 매우 높다. 한해를 새로 시작한다는 점에서도 그렇지만 1월에는 주가가 오른다는 ‘1월 효과(January Effect)’와 1월의 장세동향이 한해를 좌우한다는 ‘1월 바로미터(January Barometer)론’ 등이 1월의 주가향방에 촉각을 곤두세우게 한다. 세계 증권의 중심지인 미국 월스트리트도 예외는 아니다. 지난해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한데다 올 1월은 공화당의 조시 W. 부시 행정부가 새로 출범하는 시점이어서 더욱 관심을 끌고 있다. 학계와 증권관련기관 등도 이에 대한 연구가 한창이다.‘1월 바로미터론’은 크게 세가지 이론으로 나뉜다. 첫째는 1월이 좋으면 1년이 좋다는 논리로 가장 일반적인 이론이다. 둘째는 거래일수 기준으로 1월 첫 5일간의 움직임을 통해 1년 동안의 움직임을 예측하는 것. 세번째는 1월에 주가가 어떻게 움직였는가를 통해 나머지 2월부터 12월까지 11개월간의 주가를 예측하는 방법이다.툴사대학 회계학과의 명예교수인 존 해리스는 최근 지난 61년간의 S&P500지수의 움직임을 연구한 결과 세번째 이론이 가장 현실성 있는 접근방법이라는 결론을 내놓았다. 그는 첫번째 이론은 너무 주먹구구식이라고 비판한다. 1월의 등락률이 전체 1년의 등락률 안에 포함되어 정확한 예측이 어려운 탓이다. 예를 들어 1월에 3% 올랐으면서도 연간 등락률은 2% 오르는 상황을 가정할 수 있다. 이 경우 ‘1월이 좋으면 그해가 좋다’는 논리가 통할 수 있으나 1월 동향을 본뒤 투자하면 영락없이 손해라는 계산이 나온다.두번째 이론은 예측수단으로서의 성적이 별로 좋지 않다. 지난 81년부터 99년까지 19년을 분석했을 때 7번만 들어맞았다. 적중률은 37%에 불과하다. 5일간의 짧은 기간으로 1년을 판단하기는 무리인 셈이다.세번째 이론은 아주 효율적인 결과를 보여준다. 40년도부터 지난해까지 61년간의 S&P500지수를 따져봤을 때 1월의 등락이 그해 2월부터 12월까지 11개월간의 등락과 맞은 때가 46번이었다. 75%의 적중률이다. 경제현상에서 이는 매우 높은 확률이다. 지난 6년간은 1백% 적중했고 10년간을 단위로 파악했을때 50년대에는 90%의 적중률을 기록했다. 가장 나빴을 때가 40년대 60년대 80년대로 이때도 70%였다.이 지표는 주식시장이 상승세를 탈 때 더욱 정확하게 맞힌다. 지난 61년간 S&P500지수가 1월중에 오른 해는 40번이었다. 그중 35번(88%)이 나머지 11개월간 올랐다. 1월중 하락한 해는 21번이었는데 나머지 기간중에도 하락한 것은 11번(52%)에 불과했다. 이는 그동안 주식시장이 장기적인 상승과정에 있었던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좀더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더 재미있는 결과가 나온다. 우선 홀수해와 짝수해의 비교. 분석기간중 2000년 같은 짝수해는 31번 있었는데 이중 18번이 맞았다. 적중률은 58%. 그러나 홀수해는 30번중 28번이 맞았다. 무려 93%의 적중률이다. 홀수해중 이 이론이 맞지 않은 해는 꼭 2번이었다. 47년과 87년이다. 그 두해는 모두 S&P500지수가 1월에 올랐다. 그러나 1월에 주가가 떨어졌을 때는 예측이 1백% 정확했다. 41년, 53년, 57년, 69년, 73년, 77년, 81년 등 7번 모두 그랬다.홀수해가 더 잘 맞는 이유는 뭘까. 해리스교수는 정치적인 영향력이 어느 정도 작용하는 것으로 분석한다. 홀수해 1월은 하원의원 전원, 상원의원 3분의 1의 임기가 새로 시작하는 때다. 따라서 새로 구성되는 의회의 전개과정이 주식시장에 영향을 미치고 그때의 주가향방이 그 다음 11개월 동안의 주가 움직임의 기준이 된다는 해석이다. 시작이 좋은 의회는 나중에도 잘해 주식이 오르고, 처음부터 못하는 의회는 결과가 뻔하다는 얘기다. 결국 ‘주가’로 압축되는 수많은 투자자들의 공통적인 분석능력과 지혜는 신기할 정도로 정확한 셈이다.우연의 일치인지는 몰라도 홀수해중 주가가 빠졌던 7번은 모두 대통령의 임기가 시작하는 첫해였다. 41년은 프랭클린 데오도로 루스벨트, 53년과 57년은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69년과 73년은 리처드 닉슨, 77년은 지미 카터, 81년은 로널드 레이건대통령이 새로 취임하거나 재선에 성공, 두번째 임기를 시작한 해였다.올해는 과연 어떨까. 새로운 의회가 들어서고 새로운 대통령이 들어선다는 점에서 1월중 지수가 나머지 11달의 지수에 영향을 줄 확률이 매우 높을 것으로 보인다. 통계적으로만 보면 긍정적인 면보다는 부정적인 면이 조금 더 많다. 하지만 주가 움직임의 방향이 플러스일지 마이너스일지는 새 대통령과 새 의회가 어떤 모습을 보여주느냐에 크게 달려있다는게 통계의 역사가 보여주는 교훈이다.★ ‘절세매도’가 1월 효과 주요인‘1월에는 정말 주가가 오를까’, ‘그렇다면 이유는 뭘까’.증권을 연구하는 학자들의 오래된 숙제다. 하지만 아직 명쾌한 답변은 없다. 가장 근접한 해석은 세금을 피하기 위해 연말에 주식을 팔고, 연초에 다시 주식을 사기 때문에 1월에 오른다는 ‘절세매도이론’이다. 우리와는 달리 주식매매차익이 소득세의 근거가 되는 미국에서는 충분히 근거가 있다. 그러나 주식매매차익에 대해 과세하지 않는 나라에서도 1월 효과가 있다는 점에서 한동안 이 이론은 쑥 들어갔었다.최근 이 이론이 다시 각광을 받고 있다. 오는 2월 발행되는 <파이낸스저널 designtimesp=20567>에 게재될 예정인 제임스 포터바 MIT 경제학과 교수와 스코 와이베너 일리노이대학 교수의 공동연구논문에서는 절세매도가 1월 효과의 유일한 원인은 아닐지라도 주된 원인중 하나임은 분명하다고 분석하고 있다. 지난 40년간 자본소득과세법의 변화와 주식시장의 움직임을 분석한 결과 상당한 상관관계가 있다는 주장이다.세금회피가 1월 효과의 원인이라면 상승의 주도주는 당연 중소형주들이다. 세금을 줄이기 위해 주식을 내다파는 쪽은 주로 개인들이기 때문에 개인들이 보유하고 있는 소형주들이 연말에 떨어지고 연초에 오른다는 계산이다. 이는 실증적으로도 증명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