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경영자의 가장 중요한 임무는 결정이며 이를 위해서는 팀플레이를 해야 한다. 그동안 문제가 있는 기업의 CEO들은 대부분 독단적 결정을 즐겼던 사람들이었다.이메이션코리아 이장우 사장은 최근 저서인 <미래경영 미래CEO designtimesp=20536>에서 CEO가 기업을 망치는 다섯가지 이유로 기회 상실, 부화뇌동, 정치적 해결 추구, 외양 경영, 향수병 등을 들었다. 미국기업이사협회가 발표한 경영자 평가의 8가지 주요 요소 중에는 경영 비전의 전파, 주주 및 이사회와의 커뮤니케이션, 사원, 고객, 지역사회 등과의 관계 등이 절반을 차지하고 있다.스펜서 스튜어트사의 토머스 네프 등은 CEO가 되는 길에서 미국의 대표적 CEO의 공통점 6가지 중에서 직원들 격려, 유연하고 대화가 가능한 조직구축, 청렴하고 솔선수범하는 생활 등을 꼽았다.위의 논의를 보면 CEO 평가에서 물론 경영성과가 최우선적으로 중요시되지만 공중과의 합리적 커뮤니케이션에 의한 상생이라는 PR적 요소도 매우 중요시되고 있다. 이러한 논의를 한마디 공통개념으로 압축한다면 ‘균형적 세계관’이다. 따라서 듣는 기능에 이어 최고경영자에게 필요한 두번째 PR자질은 열린 체계를 향한 균형적 세계관의 소유이다. 최근에 정부에서든 기업에서든 시스템 부재 문제가 거론되고 있는데 조직 시스템에 문제가 있는 것은 바로 최고경영자가 불균형적 세계관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닫힌 체계에서 목표는 단순하며 잘 알려져 있지 않으며 환경은 고정돼 있는 것으로 인식돼 있다. 반면 열린 체계에서 목표는 복잡하며 항상 알려 있고 환경은 변화하는 것으로 인식돼 있다. PR자질을 지니고 있는 최고경영자라면 열린 체계의 유용성을 이해하고 이를 지향한다. 그리고 이러한 열린 체계로의 지향은 최고경영자가 균형 잡힌 세계관을 지니고 있음으로써 가능하다.세계관이란 사회 구성원들에 의해서 나누고 있는 믿음, 가치, 기술 등의 총합을 표방하는 규율의 기반(Disciplinary Matrix)이다. 세계에서 가장 저명한 PR학자인 매릴랜드대 그루닉 교수는 불균형적 세계관은 내부 지향성, 폐쇄성, 효율성, 엘리트주의, 보수주의, 전통, 권력의 중앙집중 등의 특징을 지니고 있는 반면, 균형적 세계관은 상호의존성, 개방성, 균형점 이동, 동등성, 자율성, 개혁성 등 특징을 지니고 있다고 말한다.97년 독일 벤츠사는 신형승용차 ‘A클래스’의 전복사고 덕분에 ‘안전의 벤츠’라는 이미지를 더욱 확고하게 심었다. 벤츠사는 사고발생 직후 A클래스의 생산을 즉각 중단하고 사고원인을 조사해 숨김없이 발표했다. 벤츠사는 이 사건으로 약 9천여억원을 날렸지만 회사 이미지 제고효과는 이 돈에 비할 바가 아니었다. 사장이 균형적 세계관이 없었다면, 과감히 생산을 중단시키고 사고원인을 숨김없이 발표하지 못했을 것이었다.불균형적 세계관은 폐쇄성·보수주의 특징 강해일본 닛산의 몰락에선 닫힌 체계를 만들어내는 불균형적 세계관의 폐해를 목격하게 된다. 닛산에서는 자동차 디자인에 관해 디자이너보다 최고경영진 입김이 훨씬 강하다 보니, 대표 차종인 맥시마의 99년형이 80년대형과 외관상 차이가 없게 만들어지고 말았다.최근 <한경BUSINESS designtimesp=20554>에서 안철수 사장을 올해 주목받는 CEO로 선정한 것은 안사장의 능력보다 품성, 사회기여도, 도덕성 등 그가 균형적 세계관을 지녔기 때문이었다고 이해된다. 한편 김정태 주택은행장은 비록 회계투명성을 높이고 국내 최고수준의 총자산이익률을 내고 국내은행 중 처음으로 뉴욕증시 상장이라는 결실을 거두어 올해의 CEO로 선정되었지만, 노조라는 환경을 무시하고 국민은행과 합병을 전격 발표한 것을 보면 그에게 부족한 자질이 바로 균형잡힌 세계관이라 할 수 있겠다.요컨대 디지털 시대에 맞는 세계적 CEO를 우리나라에서 배출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10가지 균형적 세계관의 특징을 각각 연마하는 훈련프로그램의 개발이 필요하다. 1) 상호의존성 2) 개방성 3) 공중과의 균형적 커뮤니케이션 4) 동등성 5) 자율성 6) 개혁성 7) 관리의 탈 집중화 8) 책임감 9) 갈등 해결 그리고 10) 갈등 그룹에 대한 이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