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매왕 선정 등 다양한 보상법 시행 ... 매출 급감 우려, 관리직 임원 현장보내 사기 복돋워

코카콜라는 수시로 판매왕을 선정, 영업사원을 격려한다.요즘처럼 경기불황으로 소비심리가 꽁꽁 얼어붙을 때 현금을 만들어내는 세일즈맨의 위상은 커질 수밖에 없다. 전통적으로 세일즈맨의 파워가 적지 않았던 가전, 음료분야 업체들은 소비위축으로 매출이 떨어질 것을 우려, 세일즈맨의 기를 살려주기 위해 다양한 인센티브제도를 시행하는가 하면, 관리직 임원들도 현장에 급파돼 세일즈맨을 격려하고 있다.LG전자는 오래 전부터 주부 사원을 계약직으로 고용, 판매전선에 내보내는 가전업체. 1천여명의 주부사원이 전국을 누비며 LG전자 제품을 판매하는 규모는 3천억원, 총 매출의 10%에 달한다. LG전자는 올해부터 주부사원을 격려하기 위해 매년 3월초 시행하는 판매여왕 선정뿐 아니라 매출 실적에 따른 각종 격려금 지급 등 인센티브를 붙여놓고 주부사원들의 사기를 북돋워 주고 있다.지난해 LG전자 판매여왕에 올랐던 문숙희(41)씨는 올해 관리직으로 자리를 옮겼지만 후배들이 매출을 높일 수 있도록 다양한 아이디어를 제공한다. 예를 들면 신도시 아파트촌을 다니며 ‘사전점검일’을 체크하는 것. 사전점검일이란 입주 직전 거주할 아파트의 시설 등을 점검하는 것으로 대부분 안살림을 챙기는 주부들이 들어온다. 사람들이 많이 다니는 곳이 목 좋은 장사터이듯 한꺼번에 여러 명의 주부들을 만나는 이 날에 영업력을 집중한다는 전략을 세웠다. 문팀장은 후배 주부사원들과 아파트별 사전점검일을 찾아다니며 전단, 명함, 사은품을 나눠주고 주부들에게 얼굴 알리기에 나설 계획이다. 특히 주부사원의 경우 주방용 가전제품 판매에 남다른 실적을 올릴 수 있어 이 분야의 매출신장을 기대하고 있다.음료시장은 전통적으로 세일즈맨의 위상이 높은 곳. 전국에 퍼져 있는 무수한 소매와 도매점포를 찾아다니며 제품을 공급하는 세일즈맨이 없다면 그야말로 회사는 문을 닫아야 한다.매출목표 높게 잡아 프로근성 발휘 유도한국코카콜라보틀링사는 올해부터 수시로 판매왕을 선정, 많게는 1백만원이 넘는 격려금을 지급하고 실적이 꾸준히 좋아진 세일즈맨에겐 연말에 인센티브를 줄 계획이다. 어려울 때일수록 다양한 보상책을 제시한다는 전략. 또 영업사원들이 현장에서 겪는 어려운 점을 각 지점별 지점장의 역량으로 바로 해결해주도록 지침을 내려보냈다.지난 79년 이곳에 입사한 이래 줄곧 코카콜라를 떠나지않은 명수진(45) 안산지점장은 올해 매출 목표를 지난해보다 높게 설정하고 영업직원의 분발을 기대하고 있다. 그가 세일즈맨 시절 몇 번씩 판매왕에 올랐던 이유도 “목표를 높게 잡으면 무슨 방법을 써서라도 달성하려는 프로근성이 발휘돼 좋은 결과가 나왔기 때문”이라는 것.명지점장은 “판매물량을 늘려가고, 신규 거래선을 확보하는 직원들에겐 수십만원의 격려금을 지급하고, 규모는 작지만 실적이 좋아진 직원들에게도 도서상품권을 전해주며 격려할 생각”이라고 말했다.참이슬의 인기를 얻고 국내 시장점유율 51%를 돌파한 진로는 관리직 임원들이 전국 각지에 수시로 급파돼 세일즈맨을 격려하고 있다. 예컨대 강원도 지역의 경우 서울 본사 임원이 내려가 격려금을 지급하고 실적에 기여한 직원들을 대거 승진시키는 등 관심을 보였다. 여기에 힘을 얻은 진로 세일즈맨들은 지난해 매출액을 99년 매출보다 3백%나 높여 전국 영업실적 1위를 기록했다.춘천과 원주를 오가며 진로소주를 판매하는 왕수일(48) 영서지점장은 “영업은 사기를 먹고사는 직업이다. 실적에 따른 인센티브도 중요하지만 서로 칭찬해주고 격려해주는 분위기가 더 중요하다”고 전했다.